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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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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디오니소스 송가』는 니체가 광기의 세계로 접어들기 직전인 1888년 가을과 겨울에 탄생한 시집이다. 이 시기는 니체의 창작력이 정점에 달했던 순간으로,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이 사람을 보라』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 중심에 『디오니소스 송가』가 있다.
디오니소스는 술과 황홀경의 신이다. 니체는 평생 디오니소스를 동경하며 살았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는 스스로 디오니소스가 된다. 『비극의 탄생』으로 철학의 길을 시작했던 그는 이제 디오니소스가 되어 송가를 부른다. 이 송가는 자기 자신의 죽음을 찬양하는 노래다.
1889년 1월 3일, 니체는 토리노의 광장에서 광기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우리는 그를 두고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의 광기는 수수께끼와 같다. 마지막 11년 7개월 동안 그가 본 것이 무엇인지, 먼 곳을 향한 그의 시선이 무엇을 응시했는지 알 수 없다. 단테가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라고 노래했듯, 릴케가 "오라 너, 너 마지막이여"라고 외쳤듯, 니체도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이것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노랫말이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니체의 마지막 시집 『디오니소스 송가』에 담긴 9편의 시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며 니체 철학의 정수를 탐구한다. 단순히 시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시 속에 녹아 있는 니체의 생철학, 운명애, 자기구원의 철학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강의는 니체의 개인사와 철학적 사유를 긴밀하게 연결한다. 릴케, 루 살로메와의 관계, 바그너와의 결별, 광기 직전의 창작 열정 등 니체의 삶을 관통하는 사건들이 철학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된다. 또한 단테의 『신곡』, 괴테의 『파우스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등 동서양 고전과의 대화를 통해 니체 사상의 보편성을 확인한다.
각 시마다 등장하는 철학적 개념들―아곤(Agon), 에케 호모(Ecce homo), 엑스타시스(Ekstasis), 레타르다치온(Retardation) 등―을 구체적 맥락 속에서 풀어낸다. 이성과 광기, 영혼과 정신, 기억과 망각, 고독과 구원 같은 대립적 개념들이 디오니소스적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통합되는지 보여준다.
이동용 강사는 니체 전문가로서 오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명쾌하고 경쾌한 해설을 펼친다. 추상적인 철학 개념을 현실의 비근한 예와 연결시켜 이해를 돕는다. 17시간이 넘는 긴 강의지만, 강사의 열정과 통찰력이 몰입을 이끌어낸다.
■ 추천대상
니체 철학에 입문했지만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학습자에게 추천한다. 니체의 주요 저작들―『비극의 탄생』,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등―을 어느 정도 접한 후 이 강의를 듣는다면, 니체 사상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철학과 문학의 경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니체는 마지막에 철학적 언어를 넘어 시적 언어를 선택했다. 왜 철학자가 시인이 되어야 했는지, 개념이 아닌 이미지로 사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삶과 죽음, 고통과 환희, 이성과 광기 같은 실존적 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니체의 『디오니소스 송가』는 단순한 철학 텍스트가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다. 자기 자신의 삶을 축제로 만들고 싶은 이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운명애의 철학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에서 철학이나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 니체 연구자, 인문학 교사, 혹은 평생학습 차원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익한 강의다.
■ 수강팁
강의 시간이 총 17시간 41분으로 상당히 길다. 한 강당 100분 내외이므로, 한 번에 다 듣기보다는 4개 교시로 나누어 들을 것을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하루에 한두 교시씩 꾸준히 듣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적극 활용하자. 철학 용어와 개념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강의를 들으면서 핵심 내용을 메모하고 강의록으로 복습하는 것이 이해도를 높인다. 특히 독일어 철학 용어들은 발음과 뜻을 정확히 익혀두는 것이 좋다.
니체의 다른 저작들을 병행해서 읽으면 더욱 좋다. 특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을 보라』, 『우상의 황혼』 등은 『디오니소스 송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이동용 강사의 다른 니체 강의―『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기, 『즐거운 학문』 읽기 등―를 먼저 듣고 온다면 이해가 한층 수월할 것이다.
각 강의에서 언급되는 문학 작품들―릴케의 시, 단테의 『신곡』, 괴테의 『파우스트』 등―도 여유가 된다면 찾아 읽어보자. 니체 철학이 서양 문학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므로 니체 입문자라면 좀 더 쉬운 강의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도전 정신으로 듣는다면, 어려운 부분은 반복해서 듣고 참고문헌을 찾아보며 천천히 소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니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리아드네의 탄식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고독의 철학으로 연결시키는 해석, 광기를 '달의 뒷면'이나 '수수께끼'로 바라보는 통찰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강의록 제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17시간이 넘는 긴 강의를 소화하는 데 강의록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가 여럿 있다. 또한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니체의 '승리하는 죽음'과 연결하는 부분, 릴케와 루 살로메 이야기를 통해 인간 니체를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다.
반면 강의 시간이 너무 길어 완강의 허들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한 회차당 100분 이상이라 직장인이 퇴근 후 듣기에는 부담스럽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한 난이도가 높아 니체에 대한 배경 지식이 충분해야 한다는 지적, 시집 해설이라 비유와 은유가 많아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후기도 있다.
일부 수강생은 강좌 제목이 『디오니소스 송가』인데 실제로는 니체의 다른 저작과 생철학 전반을 다루는 부분이 많아, 송가 자체에 대한 집중도 높은 해설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체 철학의 심화 과정으로는 최고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철학과 시를 넘나드는 니체의 사유를 명료하게 풀어낸 강의, 이성의 끝에서 만나는 디오니소스적 황홀경의 의미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다.
■ 마치며
생로병사는 사람의 일이다. 박수를 받으며 태어난 인생이 죽음을 울음으로 장식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니체는 우연을 구원하라고 가르쳤다. 출생은 우연이었어도 그것을 필연으로,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스스로 신이 되어 자기 자신을 위한 구원자가 되라. 사람은 신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
니체는 끝까지 불 속에서 타다가 결국 빛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때로는 독수리가 되고, 때로는 아리아드네가 되고, 때로는 미로가 되고, 때로는 진리가 되고, 때로는 디오니소스가 되며 끊임없이 변신했다. 삶의 현상만큼이나 다양한 변신이 이루어졌다.
이 강의는 니체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성적 존재는 이성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이성을 끝까지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 이성이 더 이상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 때까지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구원할 생각은 바로 이 이성에서 나올 것이다.
니체는 디오니소스가 되어 그 비결을 가르쳐주고 있다. 매일 이별하며 살았던 철학자, 하루하루를 땅에 묻으며 제사를 지내듯 신중하게 살았던 철학자, 마지막에 다가설수록 인생을 위한 제전을 더욱 장엄한 음악으로 변화시켰던 철학자의 노래를 들어보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디오니소스 축제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눈물을 압도한다. 삶의 축제를 위한 니체의 송가가 시작된다.
이동용(인문학자)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릴케의 작품 속에 나타난 나르시스와 거울」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한국산문』 제113회 신인수필상 공모에 「오백원」이 당선되어 수필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니체와 함께 춤을』,『나르시스, 그리고 나르시시즘』,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