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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혜:음악에 노벨상이 있다면: 음악과 시대, 그리고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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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건축음악에 노벨상이 있다면: 음악과 시대, 그리고 인간

■ 강의개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음악에도 노벨상이 있다면 누가 받았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노벨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은 예술가가 시대의 고통을 감수성으로 껴안고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주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음악에서도 시대의 고통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강의는 근현대사의 세 개 거대한 시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 세 명의 작곡가를 만난다. 프랑스 혁명기의 베토벤, 제1차 세계대전기의 드뷔시, 그리고 20세기를 관통한 윤이상. 그들은 각자의 시대와 독특한 방식으로 만났고, 그 만남은 음악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로 결실을 맺었다.


예술가는 두 개의 역사를 동시에 끌어안는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고통은 그에게 영감과 주제를 제공하고, 그가 활동한 예술사의 챕터는 형식과 양식의 창조를 요구한다. 베토벤의 소나타와 교향곡, 드뷔시의 인상주의, 윤이상의 전위음악은 단순한 음악적 실험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아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 3강 12교시 5시간여의 여정을 통해 역사와 시대, 예술과 현실, 주제와 형식 사이의 깊은 미학적 문제를 음미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을 시대사와 예술사의 교차점에서 읽어낸다는 점이다.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교향곡을 헌정하려다가 그가 황제에 오르자 배신감을 느끼고 곡의 제목을 지워버린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강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가 마지막 교향곡에서 쉴러의 '환희의 송가'를 노래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프랑스 혁명기라는 격동의 시대가 베토벤의 음악에 어떻게 새겨졌는지를 탐구한다.


드뷔시는 시대로부터 거리를 두고 미학적 측면에서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던 작곡가였다. 인도네시아 가믈란의 영향을 받아 조성과 화음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펼쳤고, 인상주의라는 독자적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말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작곡가이자 시민으로서 전쟁에 기여하고자 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집 없는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같은 작품을 통해 시대의 고통에 응답했다.


윤이상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구한말 한반도 통영에서 태어나 향토음악을 익힌 그가 20세기 중후반 서구 음악의 전위적 움직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쇤베르크의 음렬주의를 수용하면서도 아시아적인 것을 잃지 않으려 했던 '정중동'의 미학, 그리고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응답으로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는 분단된 조국의 현실과 함께 하려 했던 예술가의 양심을 보여준다.


강의는 이처럼 세 작곡가의 삶과 음악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단순히 작곡가의 생애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소나타-알레그로 형식, 조성과 화음, 무조주의와 음렬주의 같은 음악 형식의 변화가 시대의 주제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 추천대상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막연하게만 들어왔던 사람들에게 이 강의를 권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나 합창 교향곡,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많이 들어본 곡이지만, 그 음악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작곡가의 의도를 알고 들으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음악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음악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다. 18세기 말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약 200년간의 음악사를 소나타에서 교향곡으로, 조성음악에서 무조음악으로, 고전주의에서 인상주의와 전위음악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다.


역사와 예술의 관계에 관심 있는 인문학 애호가들에게도 추천한다. 프랑스 혁명, 제1차 세계대전, 냉전과 분단이라는 세계사의 묵직한 챕터들이 음악이라는 예술 형식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지적 즐거움을 준다.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윤이상 편이 특히 의미 있을 것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분단과 광주 민주화 항쟁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가 한 예술가의 삶과 작품 속에 어떻게 새겨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음악 교사들에게도 유익하다. 음악 이론과 형식을 설명할 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소나타를 직접 비교하며 제시와 발전의 구조를 보여주는 방식은 교육적으로도 효과적이다.


■ 수강팁


이 강의는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듣는 것이 좋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곡들을 미리 한 번씩 들어보고 강의를 듣으면 훨씬 이해가 깊어진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 합창 교향곡 9번,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 같은 곡들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강의 중에 나오는 음악 용어들을 정리하며 듣는 것을 추천한다. 소나타-알레그로, 조성과 화음, 음렬주의, 전위음악 같은 개념들이 각 작곡가의 작품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메모해두면 음악사의 흐름이 명확하게 잡힌다. 특히 1강에서 설명하는 소나타 형식의 제시-발전-재현 구조는 이후 강의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므로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강사의 강의 속도가 느린 편이라는 수강후기가 있었다. 차분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진행되는 강의를 선호한다면 그대로 듣는 것이 좋고, 좀 더 빠른 템포를 원한다면 1.2배속으로 듣는 것도 방법이다. 내용의 깊이는 충분하므로 속도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각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미리 알아두면 더 좋다.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제1차 세계대전, 한국의 근현대사와 광주 민주화 항쟁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으면 강의 내용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책들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셸 슈나이더의 『슈만, 내면의 풍경』, 드뷔시의 『안티 딜레탕트 크로슈 씨』,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집 『윤이상, 상처 입은 용』 같은 책들은 강의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다.


■ 수강후기에서


많은 수강생들이 "시대의 소명"이라는 키워드로 세 거장을 엮어낸 기획 자체를 높이 평가했다. 예술가가 시대의 고통을 어떻게 감수성으로 승화시키는지, 음악을 듣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노벨상이라는 화두가 처음엔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졌지만, 강의를 듣고 나니 음악을 시대의 고통 속에서 나온 것으로 새롭게 발견하는 통로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형식과 양식의 미학적 문제를 시대사와 연결해서 설명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소나타-알레그로 형식이 이제야 이해된다", "조성과 무조성 사이의 드라마를 명확히 볼 수 있었다"는 후기가 그것을 증명한다. 특히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모차르트 소나타 16번의 비교, 드뷔시의 조성과 화음 설명이 매우 명쾌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윤이상 편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표현되었다. 91분으로 가장 짧은 강의인데, 통영의 향토음악이 유럽의 현대음악과 만나는 정중동의 예술 세계, 그리고 '광주여 영원히!'에 담긴 양심의 외침에 대해 더 심도 깊은 분석을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와 연결된 윤이상 음악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만족도가 높았다.


전체적으로 "5시간 12분이 짧아서 아쉬운 명강의"라는 평가가 많았다. 3강으로 압축되어 있어 내용이 매우 알찼지만, 각 작곡가들을 더 깊이 파고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심화 강좌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는 후기도 있었다.


단순히 음악 감상법이 아닌 인문학적 통찰을 얻어가는 귀한 강의였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예술은 두 개의 역사를 끌어안는다는 강의의 핵심 메시지가 수강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 마치며


음악은 시대와 무관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베토벤이 살았던 프랑스 혁명기, 드뷔시가 겪었던 제1차 세계대전, 윤이상이 목격한 광주의 비극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들 음악의 본질을 이루는 요소다. 예술가는 시대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고, 오히려 그것을 감수성으로 껴안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동시에 예술가는 형식의 혁신가여야 한다. 베토벤이 소나타와 교향곡의 형식을 확장하고, 드뷔시가 조성의 틀을 깨뜨리며, 윤이상이 전위음악의 영역에서 아시아적인 것을 모색한 것은 모두 시대의 주제를 담아내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형식을 요구한다.


이 강의는 약 200년에 걸친 음악사의 여정을 세 명의 거장을 통해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역사와 미학, 고통과 창조, 개인과 시대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음악에 노벨상이 있다면 누가 받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어떤 음악이 시대의 아픔을 진정으로 담아내고 인류의 보편적 감수성을 울렸는가를 묻는 것이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울려 퍼지고, 드뷔시의 목신이 깨어나며,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가 우리 귓가에 울릴 때, 우리는 음악이 단순한 소리의 배열이 아니라 한 시대의 증언이자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임을 깨닫게 된다. 짧지만 강렬한 이 강의는 음악을 듣는 우리의 귀를,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한층 깊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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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교시 월광 소나타 - 혁명의 시대, 소나타의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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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교시 모차르트 소나타 16번 - 조성과 구성, 제시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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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교시 합창 교향곡 1 - 형식과 양식, 소나타와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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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교시 합창 교향곡 2 - 쉴러, 환희의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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