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은 소크라테스 이전 자연철학자들의 '아르케(arche)' 탐구에서 시작해 현대 철학의 '차이와 생성'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본 강의는 고대 그리스에서 20세기 프랑스 철학에 이르는 2,500년의 사유 여정을 8강으로 압축해 제시한다.
각 시대가 던진 철학적 질문들은 그 시대의 정치·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었고, 후대 철학자들의 비판과 보완을 거치며 새로운 개념과 사조로 발전했다. 자연의 원리를 탐구하던 고대의 물음이 중세의 신학적 탐구로, 근대의 이성 비판으로, 현대의 주체와 타자에 대한 고민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철학적 문제들의 뿌리를 발견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철학아카데미의 전문 강사 4인이 각자의 전공 분야를 맡아 진행한다. 김인곤 강사는 고대 그리스와 헬레니즘·중세 철학을, 조광제 강사는 근대 합리론과 경험론을, 박남희 강사는 독일 현대철학과 사회비판이론을, 정지은 강사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을 다룬다.
단순히 철학자들의 생애와 저작을 나열하는 대신, 이데아·실체·이성·의식·차이 같은 핵심 개념들이 어떻게 등장하고 변형되어 왔는지를 추적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어떻게 비판되었고, 데카르트의 실체 이원론이 스피노자에게서 어떻게 일원론으로 전환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철학사를 배우는 것은 곧 철학적 사유의 도구상자를 갖추는 일이다. 이 강의는 입문자가 철학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적 기초를 제공한다.
■ 추천대상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같은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들의 사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철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궁금한 이들이 들으면 좋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나 '이데아' 같은 용어를 일상에서 접했지만 그 철학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학습자에게 권한다. 또한 특정 철학자나 사조에 관심이 있어 심화 학습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전체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인문학적 사유의 틀을 갖추고 싶은 직장인이나 일반 시민에게도 유익하다.
■ 수강팁
강의를 들으며 각 철학자가 이전 사상가의 어떤 지점을 비판하거나 계승하는지 주목하면 철학사의 흐름이 입체적으로 이해된다. 메모를 하거나 간단한 도식을 그려가며 개념들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강후기에서 언급되듯 중세 철학은 기독교 신학과 밀접해 초심자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 부분은 우선 큰 흐름만 파악하고 넘어가도 좋다. 근현대로 갈수록 익숙한 개념과 문제의식이 나오므로 이해가 수월해진다.
한 번 듣고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려 하기보다, 전체 지형도를 머릿속에 그린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부담이 줄어든다. 강의를 다 들은 후 관심 가는 철학자나 주제를 선택해 심화 학습으로 나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철학 입문자에게 강추한다", "철학사의 개념지도가 그려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엄청나게 긴 사유의 역사를 명쾌하게 정리했다", "서양 철학의 굵직한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중세 철학이 생소하고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익숙한 이름과 개념들이 등장해 흥미가 높아진다는 반응이었다. 각 강사의 전문 영역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후기가 있다.
여러 수강생이 "다른 철학자와 저작을 공부하는 마중물이 됐다"고 밝혔듯, 이 강의는 본격적인 철학 공부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 마치며
철학은 추상적이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실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스토아 학파로부터 마음의 평정을 배우고, 니체로부터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듯, 철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강의를 통해 서양 철학사의 큰 줄기를 파악하고, 철학적 사유의 기본 틀을 갖추게 되기를 바란다. 2,500년에 걸친 철학자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지금 여기 나의 삶을 성찰하는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이다.
강사소개
김인곤(철학아카데미 운영위원)
서울대 대학원에서 플라톤 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정암학당(서양고전학연구소) 이사 및 운영위원, 철학아카데미 감사 및 운영위원으로 있으며, 방송대, 건국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책으로 《소크라테스 이전철학자들의 단편 선집》(공역), 플라톤의 《크라튈로스》(공역), 《고르기아스》, 《서양고대철학》(공저) 등이 있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대표)
총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E. 후설의 발생적 지각론에 관한 고찰」로 석사 학위를, 「현상학적 신체론: E. 후설에서 M. 메를로-퐁티에로의 길」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민을 위한 대안철학학교 <철학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한국현상학회 이사, 한국예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로 형상학적인 몸 현상학을 바탕으로 존재론, 예술철학, 매체철학, 고도기술철학, 사회 정치철학 등을 연구 중이다.
박남희(연세대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
연세대 철학과에서 가다머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종대와 그리스도 대학교 등에서 여성학을 강의해왔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이자 철학 아카데미 상임워원, 성프린시스 대학 철학 교수,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철학 교수로 활발하게 중이다. 또한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희망네트워크 아동 청소년 철학 교실 주임 교수를 맡아 오랫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의 철학 교육을 위해 애써왔다. 현재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세기의 철학자들은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했는가』,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공저), 『종교와 철학 사이』(공저), 옮긴 책으로 『과학 시대의 이성』 등이 있다.
정지은(홍익대 교양과 조교수)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공부했다. 이후 프랑스 부르고뉴대학교에서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적 사유와 미학적 사유」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메를로 뽕띠 철학에서의 살의 존재와 표현」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 아카데미, 한국외국어 대학교, 명지대학교, 홍익대학교 한서대학교 및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강의해 왔다. 현재 홍익대학교 교양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