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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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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남성과 남성성에 대한 논의가 이토록 조심스러웠던 적이 있었을까. 페미니즘 담론이 활발해진 현대 사회에서 남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칫 여성주의에 대한 역풍으로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세상의 절반은 남성이고, 남녀가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성 모두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가 필요하다.
이 강좌는 8명의 학자들이 제시하는 남성과 남성성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우리가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얼마나 단편적으로 사고해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스티브 비덜프부터 로이 바우마이스터까지, 각기 다른 전공과 관점을 가진 연구자들은 남성을 단일한 가해자 집단이 아닌,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를 지닌 개별 존재로 바라본다.
남성 연구는 남권 신장 운동이 아니다. 이는 남자가 남자 자신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 대해, 그리고 남녀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사고하고 건강하게 소통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성별 간의 대립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얻게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남성성을 다루는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접근 방식이다. 8명의 학자는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남성성의 서로 다른 측면을 조명한다. 신경과학자는 뇌구조의 차이를, 심리학자는 감정 표현의 어려움을, 사회학자는 헤게모니와 권력구조를, 철학자는 '남자다움'의 본질을 탐구한다.
단순히 남녀의 차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강좌는 부자관계, 육아, 연애와 성관계, 부부생활, 경쟁, 자존감, 폭력, 화법 등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남성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이는 여성주의 논의에서 다루는 주제들과 겹치면서도,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각 강의는 한 명의 학자와 그의 대표 저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집중도가 높다. 어렵고 무거운 학술서가 아니라 일상과 맞닿은 구체적 사례들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없어도 편안하게 따라갈 수 있다. 강사 이인은 현대 철학과 인문학을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연구자로, 민감한 주제를 균형감 있게 풀어낸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무엇보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여성주의 논의에 익숙한 이들에게 남성 연구는 사유의 폭을 확장하는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이다. 여성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남성에 대한 이해는 또 다른 지적 성장의 디딤돌이 된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남성들에게도 유익하다. 왜 나는 감정 표현이 서툰가, 왜 경쟁에서 벗어나기 힘든가, 왜 육아에 참여하면서도 불안한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이 강좌는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답변을 제시한다. 남성성의 굴레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남성들에게 이 강좌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이성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싶은 여성들, 남녀관계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원인을 찾고 싶은 사람들, 자녀 교육에서 성별에 따른 접근법을 고민하는 부모들, 그리고 젠더 이슈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강좌를 추천한다.
■ 수강팁
이 강좌를 듣기 전에 가장 중요한 준비는 열린 마음이다. 남성에 대한 논의가 곧 여성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선입견, 혹은 남성 연구가 남권 신장 운동이라는 오해를 내려놓아야 한다. 이 강좌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양성 모두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시도다.
각 강의에서 다루는 학자들의 관점이 때로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어떤 학자는 생물학적 차이를 강조하고, 어떤 학자는 사회문화적 구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다양성 자체가 강좌의 강점이므로, 한 가지 관점에 매몰되지 말고 여러 시각을 비교하며 듣는 것이 좋다.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남성이라면 자신이 겪은 남성성의 압박을, 여성이라면 주변 남성들에게서 관찰한 패턴들을 떠올리며 강의를 들으면 훨씬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불편하거나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 불편함 자체가 사유의 재료가 된다.
강의에서 소개되는 책들을 직접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자신의 관심사나 고민과 맞닿은 주제를 다루는 학자의 책을 골라 읽으면, 강의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생소하지만 생각해봐야 할 주제"라는 평가로 모아진다. 평소 깊이 고민해보지 않았던 남성과 남성성이라는 주제가 신선한 지적 자극이 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수강생들은 사유의 폭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일부 수강생들은 강의 내용 중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힌다.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남성성에 대한 논의는 아직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담론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동의 여부가 아니라, 이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사고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이다.
강사의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에 대한 칭찬도 많다. 민감하고 불편할 수 있는 주제를 균형감 있게 다루면서도,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강사의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 특히 강사의 박식함과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통찰력이 강의의 깊이를 더한다는 평이다.
다만 이 강좌가 모든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오히려 이 강좌는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스스로 사고하도록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강의를 듣고 난 후 더 많은 고민거리를 갖게 되었다는 반응 또한 강좌의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다.
■ 마치며
우리는 남성을 너무 쉽게 단순화해왔는지 모른다. 남성중심 사회의 가해자, 지배자, 억압하는 자라는 단일한 이미지로 말이다. 하지만 남성 안에도 수많은 차이가 있고, 각자의 고통과 갈등이 존재한다. 여성성이 출산과 육아로만 환원될 수 없듯이, 남성성 역시 권력과 폭력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
이 강좌는 남성을 옹호하거나 여성주의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남성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여성주의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남녀 간의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서로에 대한 무지가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건강한 관계와 평등한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지 않을 수는 없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남성과 남성성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이 작업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8명의 학자가 제시하는 여덟 가지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남과 여를 넘어 인간과 인간의 관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 전체에 대해 사유하고 있을 것이다.
남성과 남성성을 향한 편안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 강좌에 임해보자. 그리고 강의가 끝난 후, 우리 안에 생긴 질문들을 소중히 간직하자. 그 질문들이야말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이인(인문사회학자)
현대 철학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으며, 인문학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어떤 쓸모가 있을지 궁리를 한다. 전문화되고 어려운 인문학이 아닌 깊이 있되 누구에게나 와 닿는 인문학을 하려 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 것인가』, 『생각을 세우는 생각들』, 『혼자일 땐 외로운, 함께일 땐 불안한』, 『사랑할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냈고, 청춘에 대한 책을 여러 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