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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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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역사는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통찰의 보고다. 이 강좌는 전문적인 역사학 지식을 암기하거나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 자신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역사적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오인영 교수는 역사의 의미와 정의, 역사가 끊임없이 새롭게 쓰이는 이유, 역사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인지,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은 무엇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2002년 여름강좌를 촬영한 이 강의는 역사라는 말의 세 가지 의미, 역사적 사실과 현재성의 관계, 위인론과 민중사관의 대비, 순환론·기독교적·관념론적·유물론적 역사관 등을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문익점과 목화씨, 한글창제, 클레오파트라의 코, 1987년 6월 항쟁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해석되고 재해석되는지를 보여준다. 강좌를 마치며 수강생들이 직접 '나의 역사'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역사적 존재로 인식하고 개인의 삶과 사회의 역사가 분리된 것이 아님을 체화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는 것'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오인영 교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현장강의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얕지 않은 철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료한 언어로 설명한다.
강의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는 왜 늘 새롭게 쓰이는가?" "누가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인가?" 이러한 근본적인 물음들을 던지며, 수강생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이끈다. 교수는 위트와 유머를 적절히 섞어가며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친근하게 풀어낸다.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균형있게 제시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위인 중심의 영웅사관과 아래로부터의 민중사관, 관념론과 유물론, 순환론과 진보론 등을 대비시키면서, 어느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각각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수강생들이 자신만의 역사관을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역사 과목을 단순 암기과목으로만 여겨왔던 중고등학생이라면, 역사공부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면, 이 강의를 통해 역사를 보는 새로운 안목을 얻을 수 있다.
대학생이나 일반 성인 중에서 역사학에 입문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전문적인 역사학 이론을 배우기 전에 역사적 사고의 기초를 다지고 싶다면 이 강좌가 적합하다.
자신의 삶과 사회 현상을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은 사람,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역사는 과거에 관한 학문이지만,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 수강팁
전체 9강, 24교시로 구성된 이 강좌는 각 강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듣는 것을 권장한다. 1-2강에서 역사의 기본 개념을 다지고, 3-4강에서 역사의 주체에 대해 고민하며, 5-7강에서 다양한 역사관을 접한 뒤, 8강에서 역사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마지막 9강에서 자신을 역사적 존재로 인식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강의를 들으면서 교수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수동적으로 듣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사유하며 들을 때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들으면서 중요한 대목은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9강에서는 실제로 '나의 역사'를 써보는 과정이 있다. 이는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역사적으로 성찰하는 중요한 기회다. 시간을 내어 진지하게 작성해보면, 강의 내용이 자신의 것으로 체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002년 촬영 강의라 화질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내용의 깊이와 교수의 강의력은 그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화질보다는 교수의 말과 생각에 집중하길 권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한결같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한다. "역사관 형성의 길라잡이", "역사공부에 대한 새로운 자세를 배웠다", "역사를 보는 방법을 제대로 배웠다"는 후기가 대표적이다.
특히 오인영 교수의 강의 방식에 대한 찬사가 많다. "위트와 재미있는 수업 전개로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차분하게 또박또박 너무 잘 가르치는 선생님", "쉬운 단어로 설명해주니 이해가 잘 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고려대학교에서 10차례나 석탑강의상을 받은 교수답게 강의력이 탁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고등학생 대상 강의지만 일반인이 들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도 여러 수강생이 강조한다. 오히려 쉬운 설명 덕분에 역사학의 핵심 개념들을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적으로 삐쩍마른 이에게 쉽게 흡수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솔직한 후기도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어 "가격 대비 최고",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강의"라는 반응이다. 일부는 화질이 다소 아쉽다고 언급하지만, 내용만큼은 최고라며 적극 추천한다.
다만 몇몇 수강생은 강의가 평이한 수준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양 수업으로 안성맞춤"이지만 "좀 더 수준 높은 역사적 사고"를 원한다면 신중히 선택하라는 조언도 있다. 이는 강의 대상이 명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마치며
우리는 모두 역사적 존재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시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며,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을 일상에서 자각하며 사는 사람은 드물다.
이 강좌는 바로 그 자각을 일깨운다. 역사는 교과서 속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현재이며,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오인영 교수는 "지나간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나간 과거에 대한 역사적 사고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힘을 예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 사고는 단지 과거를 아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능력이다. 자기 현실과 사회, 국가와 인류 공동체에 대한 역사적 사고 없이 생의 좌표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정치적 권세나 경제적 성공의 이정표, 당면한 고민이나 사회적 모순을 극복할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고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역사는 스스로 교훈을 주지 않는다. 역사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배우는 쪽의 능동성에 달려 있다. 이 강좌는 역사에 대한 모든 의문에 해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여러분이 역사에 더 풍요롭고 진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자극할 것이다. 그 질문들이야말로 역사적 사고의 시작이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첫걸음이다.
오인영(역사학자, 고려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