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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정치철학네그리와 하트의 『제국』 읽기 : 현대 정치 이념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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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현장에서 채택되고 있는 대표적인 현대 정치사상, 네그리와 하트의 『제국』을 통해 초국적 기업·기구들의 네트워크로서 제국의 권력을 분석한다. 동시에 권력 중심도, 외부도, 내부도 존재치 않는 제국을 통해서 현대 산업, 경제, 정치의 질서를 이해하고 잠재된 다중의 역능을 살핀다.

나이를 넘어서는 실천가, 네그리




1990년대 초반부터 『전복의 정치학』(1991),『맑스를 넘어선 맑스』(1994), 『야만적 별종』(1997) 등으로 한국 지식계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자율주의자 안토니오 네그리. 2001년 그가 제자인 마이클 하트와 공동으로 출판한 『제국』 이후, 그를 모르고서는 더 이상 말발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사회 곳곳에서 그의 개념과 사상들이 사용되고 있다. 네그리는 어떤 사람인가? 현대화의 성과에 전면적인 회의를 가져오게 된 사건인 프랑스의 68혁명 이후, 유럽의 반도 이탈리아에서도 1969년부터 1979년까지 아래로부터의 저항운동이 발생했다. 이 운동은 자율주의 운동(아우또노미아)이라 불리우며 1977년에 정점을 이루며, 구체적 형태를 갖추게 된다. 네그리는 자율주의 운동에 동참하여 기존의 맑스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며, 노동 거부를 통해 기존의 공산당의 전통을 부정하는 등 새로운 운동의 방법론과 새로운 주체의 가능성에 보다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네그리의 이론적 관심은 변화된 현실인 포스트포드주의 생산시스템 속에서 변화된 노동의 현실을 이해하는 연구들을 진행하는 한편, 포스트모더니즘의 신비화를 제거하는 작업들을 진행해왔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의 복잡한 정치 현실 속에서 계속되는 구속과 망명의 생활을 해야 했고, 2003년이 돼서야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었다. 네그리는 현재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며, 자신의 사상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의 중심 주장은 제국의 출현을 경고하고, 이의 대안으로서 제국을 넘어서는 다중의 활력, 소규모 네트워크의 강조, 자본의 힘을 재전유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평의 창조 등이다. 2000년을 전후한 이후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현장에서 채택되고 있는 사상의 대표적인 이론가로서 그를 통하지 않고서는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종합적 사유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제국의 언어로 제국을 노래하다: 네그리와 하트의 만남


이탈리아 출신의 자율주의자 네그리와 미국의 영문학도 하트의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두 사람의 만남이 『제국』이라는 대작을 탈고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공동저술의 예를 보면,『공산당 선언』,『도이치 이데올로기』는 맑스와 엥겔스의 공동 저술로 이름이 알려졌으며, 맑스가 1부를, 엥겔스가 뒷부분을 쓴『자본』의 경우도 공동 저술이라 할 수 있다. 또 『앙띠 오이디푸스』,『천 개의 고원』과 같은 작품을 같이 저술한 들뢰즈와 가타리의 경우도 공동 저술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각각 독일과 프랑스라는 동일한 국가에 속해서 공통의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반면 네그리와 하트는 서로 인종도, 민족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인적 구성으로만 봐도 그야말로 이종혼합이다. 네그리는 정치적 문제로 프랑스로 망명하여 파리 8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던 교수였고, 하트는 영문학을 공부하고 사회운동에 투신하고자 이탈리아로, 다시 네그리를 찾아 프랑스로 유학 온 젊은 청년이었다. 네그리의 제자로서, 그리고 공동 집필자로서 하트는 제국의 언어인 영어를 사용해 특유의 음악적인 문체로 기술함으로써 전 세계에 네그리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역시도 자본과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 철저히 존재론적으로 사고하며, 현실을 직시하려는 네그리 사상의 한 양상으로 볼 수 있다.

 

 

현대 사회를 읽는 키워드, 『제국』


레닌의 제국주의론 이후 제국주의론에 관한 이론은 다양한 접근들이 통일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1960년대와 1970년대 근대성의 총체적 반성을 불러일으킨 유럽에서의 반문화운동들 역시도 시대의 십자매로서 역할을 하였으나, 이 역시 잘 정리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밀레니엄 시대로 들어서면서 세계는 점차 복잡해지고, 자본과 노동의 관계는 더 이상 레닌이 얘기하던 당시의 상황 인식과는 너무나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제 변화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틀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고, 네그리와 하트는 시의적절하게 제국주의론으로부터 반문화운동들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포스트포드주의론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자본주의 확산의 과정을 거시적인 틀에서 분석해내고 있다. 특히 인식론적 접근이 아닌, 존재론적 접근을 다시 불러들여옴으로서 제국의 권력 양상을 분석해내고, 또 다시 이를 넘어서는 주체로서 잠재되어 있는 다중의 역능을 강조함으로써 제국은 단지 세계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네그리는 책을 통해서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권력을 다중이 재전유하고, 나아가 새로운 지평을 창조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중? 아니죠, 다중? 맞습니다!


『제국』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조정환 선생님은 제국에 대중(mass)으로 번역된 용어들을 다중(multitude)과 구분하여 읽을 것을 강조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중(mass) : 대중의 1차적인 정의는, 자본주의의 상업 세계에서 소비자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덩어리를 지칭한다. 즉 소비자를 이야기한다. 보통 문화를 소비하는 주체로 나타난다. 또 다른 의미의 대중은, 좌파에서 전위와 대중을 구분할 때 나타난다. 그래서 어떤 지도자 의해서 이끌리는 피동적 존재를 대중이라 부른다.


다중(multitude) : 다중은 대중, 덩어리 개념하고는 다르다. 특이한 것들의 네트워크로 이해해야 한다. 싱귤러리티(singularity)라고 하는, 특이한 것들이다. 어떤 표준, 척도, 일률적인 질서 속에 포획되지 않는, 그래서 어떤 좌표의 위치에 놓여있다고 지정하자마자 그게 딴 데로 이동해서 좌표계에 놓을 수조차 없는 그런 괴물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이런 특이한 것들의 네트워크를 지적하기 때문에 양적으로 계량해서 집합할 수 있는 대중과는 전혀 다른 존재이다. (조정환의 <네그리 읽기『제국』> 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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