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한국처럼 기독교 전파가 성공적인 국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2000년대 한국 종교인 중 기독교 비율은 55%에 달한다. 이처럼 한국 민중의 정신에 큰 영역을 차지하는 기독교는 어떻게 녹아들었고,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이 강좌는 한국에 뿌리내린 기독교, 즉 민중의 기독교 신학을 탐구한다. 성경을 비롯한 기독교의 보편적 담론을 뛰어넘어, 실질적으로 기능하는 우리 문화 속의 민중신학을 이해한다. 8강 16교시에 걸쳐 민중신학의 형성과 구성, 성서의 탈정전적 읽기, 오클로스와 한의 현상학, 살림과 죽임, 바울의 재해석, 성령론, 변혁의 신학까지. 김지하와 전태일, 안병무와 서남동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대 사상사의 현장 드라마를 파고든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반신학'이라는 독특한 접근이다. 제도화된 교회 신학이 아닌, 사건으로서의 민중신학을 다룬다. 김진호 강사는 20여 년간 제도권 신학에서 벗어난 신학의 방외자로서 재야 신학 연구를 계속해온 인물이다.
성서에 대한 새로운 읽기를 제안한다. 민중신학은 성서의 정전성에 비교적 비판적이다. 성서를 절대적 진리가 아닌 참조 텍스트로 읽는 탈정전적 성서 읽기를 모색한다. 성서는 중심점이 없으며, 해석은 늘 열려 있다.
한국 근현대사와의 긴밀한 연결이 두드러진다. 격동하던 한국의 근대 사상사는 민중신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당대 최고의 비판적 지식인 김지하를 이해하지 않으면 한국의 민중신학을 이해할 수 없다. 전태일과 예수를 함께 다루며 고통의 역사화를 시도한다.
오클로스, 한, 살림과 죽임 같은 한국적 개념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오클로스는 그리스어로 민중을 뜻하며, 한은 억압받는 민중의 정서를 담는다. 살림과 죽임의 대비를 통해 예수 운동의 본질을 파악한다.
바울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흥미롭다. 교회의 바울이 아닌 교회 밖의 바울을 찾는다. 파놉티콘과 근대의 규율체계를 통해 바울의 의인 담론을 재해석한다.
성령에 대한 독특한 이해를 제시한다. 몸의 정치와 영의 정치를 대비시키며, 집회가 갖는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로서의 성령을 탐구한다. 루아흐(하나님의 영)와 오순절 사건을 민중신학적으로 재해석한다.
■ 추천대상
한국 기독교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신자가 아닌 사람도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독교를 알아야 한다. 우리 문화의 일부임을 부정할 수 없는 기독교를 사회과학적, 역사적, 철학적 시각에서 접근한다.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유익하다. 민중신학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김지하, 전태일, 안병무 같은 인물들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이해할 수 있다.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들에게도 권한다. 성서의 절대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 제도 교회에 회의적인 이들에게 탈정전적 읽기와 반신학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 특히 한국 신학의 독자성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서구 신학과 다른 한국 민중신학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자본이 신으로 군림하는 소비사회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 강좌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 수강팁
민중신학의 핵심 개념들을 메모하며 듣는다. 오클로스(민중), 한(恨), 살림과 죽임, 에클레시아(교회), 루아흐(영) 등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해야 전체 논의를 따라갈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맥락을 염두에 두고 듣는다. 80년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알면 민중신학이 왜 등장했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해하기 쉽다.
성서에 대한 기존 이해를 잠시 내려놓는다. 이 강좌는 성서를 절대적 진리가 아닌 참조 텍스트로 읽는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해석을 접한다.
김지하, 안병무, 서남동 같은 인물들의 글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된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이들의 사상을 직접 확인하면 이해가 깊어진다.
교회의 바울과 교회 밖의 바울, 교회의 신학과 사건의 반신학 같은 대비에 주목한다. 이러한 대비 속에서 민중신학의 독특성이 드러난다.
■ 마치며
종교는 한 문화권에 전파될 때 기존 문화와 상호작용하며 변형된다. 한국 기독교는 바로 그 과정을 거쳐 우리 문화 속의 종교가 되었다. 민중신학은 그 독특한 형태의 결정체다.
지식인들이 민중의 살 길을 찾기 위해 분투하던 시절, 격동하던 한국의 근대 사상사는 민중신학과 함께했다. 김지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민중신학을 알 수 없고, 민중신학을 모르고서는 김지하를 알 수 없다.
21세기 소비사회, 자본이 신으로 군림하는 오늘날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 강좌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성서의 이해부터 한국 근현대사,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철학적, 사회과학적 시각을 아우르는 민중신학의 여정, 지금 시작해보자.
김진호(신학자,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