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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가 겨냥하는 것은 당신의 삶입니다

강좌정보
시 한 구절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람, 다락방 먼지 냄새, 외갓집 가마솥에서 끓어오르던 소죽 냄새, 청솔가지 타는 소리 모두를 한 두름으로 엮어 퍼 올리는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시를 해석할 게 아니라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숨쉬듯이 편안히 읽으며, 시가 그려내고 있는 풍경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시인이자 동화작가 김진완이 직접 책갈피를 접은 시편들과 밑줄 그은 문장들로 우리를 호명한다.


우리로부터 재구성되고 재탄생할 시들


영화 <시>(이창동, 2010)에서 프로 시인은 “시 같은 건 죽어도 싸”라며 시의 죽음을 선언하지만, 아마추어 시인인 주인공 미자는 알츠하이머로 말을 잃어가면서도 시를 살리려 애쓴다. 영화의 종반부에 미자가 죽은 여학생을 위해 쓴 시는 그녀의 음성에서 여학생의 목소리로 옮겨가며 완성된다. 시인과 독자가 공명할 때 시는 비로소 살아난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며 저마다 나름대로 시를 재구성한다. 그리고 이때 작품은 각각의 독자에게 각기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시가 겨냥하는 것은 당신이고 당신의 삶이다. 본 강좌는 시인 김진완의 마음에 있던 시편들과 문장들을 소개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우리로부터 재구성되고 재탄생할 시들을 만나게 한다.


기억을 통과할 시편들


시는 어렵다? 해석보다 중요한 건 시를 읽은 후 내면에 그려진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김진완은 난해한 시를 대할 때 ‘무의식 창고에 놓아둬 보지 뭐,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 뭐라도 되어서 나타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기를 권한다. 어떤 기억도 이전의 기억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새롭게 접할 시들은 읽어서 기억된 시들의 필터를 지날 것이다. 읽어본 시편들이 많을수록 새로운 시들을 받아들이는 이해망이 촘촘해지고 점점 더 넓어진다. 그러니 우선 읽어보자. 시가 주는 이미지들을 떠올려 보고, 시 안에서 풍기는 냄새에 코를 킁킁거리고, 시가 주는 울림에 자신의 심장박동을 맞춰보자.


감각하는 세계


다른 존재를 이해한다는 건 그들의 세상을 감각하는 세상의 느낌의 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시인은 다른 몸이 되어서 인간으로서 느끼지 못했던 감각을 느끼려 하는 존재다. 본 강좌에서는 호명, 어머니와 아버지, 자연, 그리움, 삶과 죽음 등에 각기 다르게 부딪히고 감각한 시인들로 가득하다. 그들 중엔 김소월, 백석, 서정주와 같이 낯익은 이름들도 있고, 잇사나 바쇼처럼 짧은 구절들로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는 이들도 있으며, 김태정, 유승도와 같이 김진완이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시인들도 있다. 우리는 시를 통해서 감각의 스펙트럼을 넓혀갈 수 있다. 세계관과 세계감(世界感이) 확장되고 감각이 훨씬 예민하게 작동되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전율을 일으킬 순간들을 함께 경험해보자.

 



시인 내면에 흐르는 강물에 손을 넣어


이 강좌는 매시간 20~30여 편의 시를 읽는다. 그리고 그 시들이 호명하는 다른 시, 소설, 영화, 노래, 다큐멘터리들이 함께한다. 기후 위기나 니체가 화제로 떠오르거나, 통기타 반주의 음악을 들을 때는 깜짝 손님들이 등장해 보충 설명을 해주고,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야말로 읽고 보고 느끼는 다채로운 시간들이다. 이뿐 아니라 김진완은 시인으로서 종종 팁을 선사한다. ‘시를 처음 쓴다면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라’, ‘어느 시인에 대해 처음 접한다면 그의 가장 짧은 시부터 읽어보라’, ‘구체적인 일상어로 시를 만들고 상투적인 관념어들을 과감하게 지워내보라’ 등. 작품을 감상하는 건 시인 내면에 흐르는 강물에 손을 넣어서 물을 떠 마시고 메마른 마음을 적시는 일과 같다는 김진완 시인의 말처럼, 그의 내면에 흐르던 시들에 손을 담근 우리의 마음 역시 촉촉하게 적셔지는 시간이길 바란다.

강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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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교시 “당신의 시선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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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교시 사평역에서 그리고 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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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교시 마음이 휘어지는 자리마다 시는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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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교시 시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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