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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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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현대예술이 탄생한 지 백 년이 흘렀다. 과거 예술의 본질이 소통에 있었다면 현대예술은 이 소통을 거부했다. 20세기 들어 회화는 대상성을 잃고, 음악은 불협화음으로 가득 차고, 시에서는 의미가 파괴되고, 연극은 부조리해졌다. 때문에 현대예술은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 강의는 세잔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현대예술의 흐름을 살펴본다. 현대미학의 중요한 두 축인 숭고의 미학과 시뮬라크르 미학을 통해 현대예술이 추구한 원리를 이해한다. 인상주의에서 출발해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팝아트, 개념미술을 거쳐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예술 사조의 철학적 배경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커피 잔이 화장실 벽에 붙어 있고, 미술관 바닥에 뿌려진 모래가 작품이라 하고, 꼼짝 않고 바닥에 누워만 있는 것이 예술이라 한다. 도대체 현대예술은 왜 이렇게 난해한가. 이 강의는 그 의문에 답한다.
■ 강의특징
새로운 이론은 앞선 이론을 거부하고 전복시키려는 힘으로 튀어 오른다. 거듭되는 사유의 충돌, 거부, 반발, 격퇴, 때로는 수용. 예술은 전통에게 영향을 받으면서 다시 그것을 부정하고 싸우면서 발전해왔다. 진중권 교수의 표현대로 '부친 살해의 욕망'을 안고 말이다.
과거에 그림은 자연의 거울이었다. 혹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이었다. 하지만 워홀의 작품은 다르다. 그것의 표면은 바깥의 자연을 비추지 않고, 화폭 뒤에 있는 외부 세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의 세계는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피상성, 복제 이미지들의 표면에 있었다.
이 강의는 고전적 모더니즘의 전략들을 추상, 표현, 오브제로 나누어 설명한다. 차가운 추상의 몬드리안과 뜨거운 추상의 잭슨 폴록, 뒤샹의 레디메이드, 워홀의 시뮬라크르를 비교한다. 색면추상에서는 칸트의 숭고 개념을 통해 바넷 뉴먼의 무한한 캔버스를 해석한다. 미니멀리즘의 비인격성과 팝아트의 반미학 전략, 해프닝과 개념예술의 본질까지 현대예술의 핵심을 관통한다.
강의는 헤겔, 단토, 보드리야르의 예술종언론으로 마무리된다. 현대는 미디어가 생산하는 복제 이미지들로 만들어진 세계다. 오늘날 실재는 대량으로 복제되는 이미지들 속으로 해체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것, 이것이 현대예술이 말하는 진실이다.
■ 추천대상
현대미술을 보면서 당혹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미술관에서 난해한 작품 앞에 서서 무엇을 봐야 할지 몰라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강의가 해답을 준다. 현대미술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고 싶은 미술 전공자, 인문학도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미학이나 예술철학에 관심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입문 과정이다. 진중권 교수의 『미학 오디세이』를 읽고 흥미를 느꼈다면 이 강의를 통해 현대미학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예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예술가들,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은 �큐레이터나 비평가 지망생들에게도 필수적인 강의다. 고전주의적 잣대로 예술을 평가하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현대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한다.
■ 수강팁
강의 전에 『미학 오디세이』나 『진중권의 현대미학강의』를 미리 읽어두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사전 지식 없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강의 중 언급되는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며 듣는 것을 추천한다. 세잔의 생트 빅투아르 산,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뉴먼의 색면추상, 뒤샹의 샘, 워홀의 마릴린 먼로 등 주요 작품들을 직접 보면서 들으면 이해가 훨씬 쉽다.
진중권 교수의 강의 속도가 빠른 편이므로 중요한 개념이 나올 때는 일시정지하고 메모하는 것이 좋다. 숭고, 시뮬라크르, 도상-지표-상징, 평면성, 자기지시성 같은 핵심 개념들을 정리하면서 듣자.
한 번에 여러 강을 몰아서 듣기보다는 하루에 한두 강씩 천천히 소화하며 듣는 것을 권한다. 각 강의가 끝난 후 강의록을 다시 읽어보면 복습 효과가 크다. 가능하다면 완강 후 한 번 더 반복해서 들으면 현대예술의 전체 흐름이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자리 잡는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현대예술에 대한 난해함의 벽을 허물었다는 반응이 많다. "미술관을 갈 때마다 느끼던 당혹감이 사라졌다", "숭고와 시뮬라크르라는 두 축으로 백 년 예술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워홀과 뒤샹을 중심으로 한 시뮬라크르 세계에 대한 통찰이 지적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의견도 많다. "텍스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데리다의 말이 현 시대를 관통하는 듯했다", "실재가 이미지 속으로 해체된 시대를 이해하는 개안을 경험했다"는 감상이 있다.
미술 전공자들은 "학부에서 배울 때는 애매했던 개념들이 명쾌하게 정리되었다", "헤겔, 단토, 보드리야르의 예술종언론을 비교하며 사유의 깊이를 더했다"고 평한다. 진중권 교수의 박식함과 전달력, 유머 넘치는 강의 스타일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강의가 10년 이상 된 것이라 녹음 상태가 좋지 않고, 영상 자료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같은 비유나 개그가 반복되어 후반부에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예술 이해의 프레임을 확실히 잡아준다는 점에서 베스트 강의로 꼽힌다.
■ 마치며
현대예술은 어렵다. 하지만 그 어려움 뒤에는 치열한 사유와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이 강의는 그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현대예술이 왜 소통을 거부하고 대상을 해체해야 했는지, 왜 추상으로 나아가고 오브제를 도입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각 예술 사조의 주요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난해하게만 생각했던 작품에서 각별한 의미와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술관의 모래 더미가, 벽에 붙은 커피 잔이, 바닥에 누운 퍼포머가 어떤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이제 두려움을 버리고 진중권 교수와 함께 현대예술 탐방에 나서보자. 세잔의 사라짐의 미학에서 시작해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주의까지, 현대예술 백 년의 여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강의를 듣고 나면 당신의 눈은 이전과 다른 세계를 보게 될 것이다.
진중권(미학자, 광운대 정보과학교육원 특임교수)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미학, 해석학, 언어철학을 공부하다 1999년 귀국하여, 인터넷과 언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비판 논객’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탁월한 논리, 신랄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글쓰기와 언변으로 유명한 그는 가장 대중적인 ‘논객’인 동시에 뛰어난 ‘미학자’로서 『미학 오디세이 1,2,3』를 비롯, 다수의 미학관련 저서를 집필하였다.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 교수,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광운대학교 정보과학교육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