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의록다운
|
■ 강의개요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정치와 경제에서 끊임없이 비교되지만 정작 '국가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사상과 철학 영역에서는 깊이 있는 대화가 부족했다. 이정우 교수가 20여 년간 횡단해 온 철학의 대륙들—들뢰즈, 존재론, 개념사—을 거쳐 이제 그가 도착한 곳은 일본 사상사다.
이 강의는 한일 비교철학사라는 장대한 프로젝트의 첫 단추다. 일본 사상사에서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여섯 가지 국면—신도, 불교, 무사도, 유교, 메이지 유신, 교토학파—을 선별해 그 핵심을 파고든다. 전체 지도를 그리기 전, 가장 중요한 지점들에 깃발을 꽂는 작업이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같은 언어 구조를 공유한다. 두 나라는 신화의 시대, 불교 시대, 유교 시대, 근대성의 시대를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걸어왔다. 이런 평행 구조 속에서 일본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곧 한국 사상을 새롭게 보는 거울이 된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병치(竝置)'라는 일본 사상사의 독특한 코드를 포착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새로운 사상이 들어와도 기존 것을 밀어내지 않고 나란히 배치했다. 신도와 불교가 공존하고, 주자학과 양명학이 경쟁하며, 근대와 중세가 메이지 유신 속에서 기묘하게 착종되는 방식 말이다.
6강에 걸쳐 일본 사상의 결정적 순간들을 추적한다. 나라 불교에서 가마쿠라 불교로의 변화, 귀족의 호국불교에서 서민의 정토종으로의 전환, 사무라이 문화가 만들어낸 독특한 생사관, 주자학이 일본 땅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탈피되었는지, 메이지 유신이 왜 근대이면서 동시에 중세로의 회귀였는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니시다 기타로라는 현대 일본 철학의 정점을 만난다. 동서양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은 독창적 사유를 펼친 이 철학자를 통해, 일본 사상이 어떻게 세계철학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추천대상
한국 철학이나 동양 철학을 공부하면서 늘 '일본은 어떨까' 궁금했던 이들에게 이 강의는 완벽한 답이 된다. 일본 문화 콘텐츠—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일본 소설—를 즐기면서도 그 밑바닥에 흐르는 사상적 토대가 궁금했던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비교철학이나 비교문화에 관심 있는 연구자들에게 이 강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단순히 동서양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문화권 내에서 미묘하게 갈라진 두 사상 체계를 비교하는 작업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실용적으로는 일본과의 업무나 교류가 많은 직장인들에게도 유용하다. 일본인들의 사고방식,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이해하는 문화적 배경지식을 얻게 된다.
■ 수강팁
각 강의마다 다루는 시대와 인물이 방대하므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려 하지 말자. 특히 일본식 한자 표기와 인명이 낯설 수 있는데, 이는 반복 수강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강의록을 활용해 주요 인물과 시대 구분을 정리하는 노트를 만들어두면 좋다. 나라-헤이안-가마쿠라-무로마치-에도-메이지로 이어지는 시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타임라인을 그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일본 영화나 소설을 찾아보면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 <7인의 사무라이>, <모노노케 히메> 같은 작품들이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일본 사상의 결정체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국 사상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강의 내내 '아, 우리는 이 부분이 다르구나' 하는 비교 지점들을 메모해두자. 이것이 쌓이면 자신만의 한일 비교철학 노트가 완성된다.
■ 수강후기에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소설을 좋아했는데, 그 안에 이런 깊은 사상적 배경이 있었다니 놀랍다. 특히 무사도와 불교의 관계를 알고 나니 영화 한 편 보는 재미가 달라졌다."
"한국 성리학을 공부했는데 일본 주자학이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줄 몰랐다. 같은 텍스트를 읽고도 완전히 다른 해석이 나오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니시다 기타로가 이렇게 대단한 철학자인 줄 몰랐다. 서양 철학도 동양 철학도 아닌 제3의 길을 개척한 인물을 알게 되어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다만 그의 철학이 워낙 난해해서 반복 수강이 필요할 것 같다."
■ 마치며
일본 사상사는 한국인에게 낯설면서도 친숙한, 가까우면서도 먼 세계다. 우리는 일본의 경제 규모나 기술력은 잘 알지만, 그들의 정신세계가 어떤 토대 위에 서 있는지는 잘 모른다.
이 강의는 그 두꺼운 철문을 여는 열쇠 꾸러미다. 여섯 개의 열쇠로 여섯 개의 방을 열면, 그 너머에 일본 사상이라는 거대한 궁전이 펼쳐진다. 이정우 교수는 그 궁전을 함께 산책하며 가장 중요한 홀들을 안내한다.
한일 관계가 때로 어려워도, 사상과 철학의 차원에서는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강의가 그 이해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일본을 안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아는 일이기도 하다.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이정우의 철학 Youtube 채널, [소운서원(逍雲書院)]
https://www.youtube.com/@sowoonse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