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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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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우울할 땐 약이 아니라 인문학이다! 멜랑콜리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룬 7인의 합동강좌다. 문학, 사진, 심리, 정신분석에서 노자의 우울 분석까지 한자리에 집결했다.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애도의 불가능성. 현대인의 사랑과 이별, 우울에 대한 고찰을 통해 '나만의 멜랑콜리'를 디자인한다. 멜랑콜리에 대한 심리적 접근을 넘어 지적 접근까지 펼쳐진다.
프로이트는 멜랑콜리를 이렇게 기술했다. 깊숙이 파고드는 고통스런 불쾌감, 외부 세계에 대한 무관심, 사랑하는 능력의 상실, 자기비난과 자기욕설, 자존심의 실추. 멜랑콜리에 빠진 주체는 상실한 대상을 나르시시즘적으로 동일화한다. 잃어버린 대상에 대한 애도의 실패는 극단적으로 자살에 도달하기도 한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광기의 이름임과 동시에 그에 맞서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멜랑콜리를 다학제적으로 횡단하는 것이다. 7명의 전문가가 각자의 분야에서 우울을 조명한다. 바르트와 아도르노의 슬픔, 노자의 비움, 카프카의 고독,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현대 심리학, 수잔 손탁의 사진론, 색채로 읽는 멜랑콜리까지.
바르트는 이별의 주체, 상실의 주체를 말한다. 슬픔을 배반하고 코드화하거나 승화시키지 않는 정직한 주체. 이는 슬픔을 재빨리 제거하려는 부르주아적 허위의 주체에 대항한다. 대체할 수 없는 슬픔을 온전히 끌어안는 것, 그것이 바르트의 윤리다.
아도르노는 상처의 철학자다. 그의 사유는 모두 상처의 기록들이지만 동시에 악보다. 조난의 시대에 아도르노의 상처는 유리병 속의 악보로 도착한다. 이 악보를 꺼내어 읽고 연주하는 일, 그것은 우리의 오래된 상처를 기억하고 숨 쉬는 법을 찾는 일이다. 절망할 수 있는 사람이 희망도 가질 수 있다는 부정 변증법.
노자는 비우고 멈출 줄 아는 삶을 예찬했다. 현대인의 과속질주, 만족을 연기하는 라이프스타일에서 우울증적 주체를 진단한다. 현재의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우울, 그 해법을 노자에게서 찾는다.
카프카의 성은 절대적 시선처럼 군상들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성에 도달하지도 클람을 만날 수도 없는 무력함. 이 고립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프로이트는 인간을 억압하는 문명이 각종 정신병리를 낳는다고 보았다. 현대 심리학은 자존감이 낮은 현대인의 자기 파괴적 양상을 살핀다.
■ 추천대상
우울을 단순한 병리가 아닌 인문학적 주제로 접근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자신의 우울을 이해하고 싶지만 심리학 서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 문학과 철학을 통해 우울의 의미를 탐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익하다.
바르트, 아도르노, 벤야민 등 현대 사상가들에 관심 있는 독자,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7명의 강사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멜랑콜리를 다루므로, 한 강좌로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학 창작자, 예술가, 사진작가 등 창작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멜랑콜리는 예술의 원천이기도 하다. 수잔 손탁의 사진론은 우울한 오브제가 가진 저항의 코드, 광기의 미학을 탐험한다.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우울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비정규직의 증가, 자존감의 저하, 현대 문명의 모순. 이러한 사회적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치유의 첫걸음이다.
■ 수강팁
이 강좌는 합동강좌이므로 8개 강의가 각각 독립적이다. 관심 가는 주제부터 선택해서 들어도 좋다. 바르트나 아도르노가 궁금하다면 1-2강부터, 동양철학에 관심 있다면 3강 노자부터, 정신분석학을 알고 싶다면 5강부터 시작하자.
각 강의의 원 강좌명이 커리큘럼에 표시되어 있다. 특정 강의가 마음에 들었다면 해당 강사의 전체 강좌를 찾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김진영의 멜랑콜리 강의가 좋았다면 '멜랑콜리와 철학' 전체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멜랑콜리는 검은색을 의미하는 melas에서 유래했다. 8강에서 다루는 검정색은 모든 것을 지우고 또 다른 시작을 내포하는 색이다. 멜랑콜리는 시작을 위한 긍정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역설을 염두에 두고 강의를 들으면 좋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복습하며 개념을 정리하자. 바르트의 『애도 일기』, 아도르노의 『미니마 모랄리아』, 카프카의 『성』 등을 함께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 마치며
우리는 왜 우울하고, 왜 사랑을 찾아 헤맬까? 이열치열이라고 우울과 사랑에 사로잡혀 보는 건 어떨까? 여기, 우울과 사랑에 대한 격공의 인문학적 성찰이 있다.
사랑과 죽음은 멜랑콜리의 모태다. 멜랑콜리 수호자 7인의 핵 라인업으로 재단장한 멜랑콜리 투어. 그 필수 코스, 우울과 폐허의 수풀 사이로 새어나오는 한 줄기 빛을 따라가 본다.
숨 쉴 수 없을 때 우리는 스스로 상처를 열어야 한다. 상처를 기억하고 숨 쉬는 법을 찾는 일. 약에는 부작용이 뒤따르지만 인문학 사전에 부작용은 없다. 멜랑콜리를 횡단하며 우리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어둠 속에서 빛을,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발견한다.
김진영(인문학자, 철학아카데미 대표)
고려대 대학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그 대학(University of Freiburg)에서 아도르노와 벤야민, 미학을 전공하였다. 바르트, 카프카, 푸르스트, 벤야민, 아도르노 등을 넘나들며, 문학과 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많은 수강생들로부터 ‘생각을 바꿔주는 강의’, '인문학을 통해 수강생과 호흡하고 감동을 이끌어 내는 현장', ‘재미있는 인문학의 정수’라 극찬 받았다. 또한 텍스트를 재해석하는 독서 강좌로도 지속적인 호평을 받았다. 현재 홍익대, 중앙대, 서울예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사)철학아카데미의 대표를 지냈다. 2018년 작고하였다.
김시천(철학자,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
숭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논문 「노자의 양생론적 해석과 의리론적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과학연구소에서 한의학의 철학적 기초에 대해 강의했으며, 상지대, 숭실대, 충북대, 호서대,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해 왔다. 도가철학과 한의철학, 과학사상과 진화론 및 동아시아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주요 주제로 삼아, 대중과 소통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숭실대학교 베어드교양대학 교수로 있다.
송승환(시인, 문학평론가)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시가, 200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 『드라이아이스』(문학동네, 2007), 『클로로포름』(문학과지성사, 2011), 『당신이 있다면 당신이 있기를』(문학동네, 2019), 문학평론집 『측위의 감각』(서정시학, 2010), 『전체의 바깥』(문학들, 2019), 『감응의 유물론과 예술』(공저, 도서출판b, 2020), 『바깥의 문학』(공저, 도서출판b, 2022) 등이 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와 서울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연세대학교와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와 시론, 문학이론과 비평의 실제를 가르치면서 문예지『쓺』과 『문학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석(철학자, 건국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을 거쳐,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라캉의 욕망하는 주체’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철학아카데미, 고려대학교, 시립대학교 등에서 인문학과 철학을 가르치면서 무의식적 욕망과 주체화를 화두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활발히 해 왔다. 현재 건국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강의교수이다.
김태형(심리학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2005년부터 연구, 집필, 교육, 강의 활동 등을 통해 심리학 연구성과를 사회에 소개해왔다. ‘올바른 심리학’을 정립하고, 그것을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학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장 http://cafe.naver.com/psykimcafe에서 김태형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다.
이영욱(사진작가)
상명대학교 디자인예술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하고 상명대학교, 남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해 왔다. <짠물>(1997), <인간의 얼굴 외눈박이 초상> (2001) 등의 전시 기획뿐 아니라 <거울의 기억>(2001), <연변 디지털 사진일기>(2007), <불확실한 여행>(2009)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2001년부터 10년간 중국 연변대학교 예술대학 사진과 초빙교수로 중국에서 사진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상명대학교 사진영상학과에 출강 중이다.
김융희(미학자)
서강대에서 철학을,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7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학과 예술론, 신화와 상상력을 가르쳤다. 지금은 학교 밖으로 나와 명함 없는 자유인으로서 역시 강의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학교에서 글로 배운 지식들 너머 몸과 감성으로 체득하는 공부를 통해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길을 찾는 중이다. 감성과 아름다움, 꿈과 환상, 예술과 창조성, 몸과 자연에 대한 공부와 향유가 삶의 테마이다. 그 동안 지은 책으로는 『예술, 세계와의 주술적 소통』, 『빨강: 매혹의 에로티시즘에서 금기의 레드 컴플렉스까지』, 『검은 천사, 하얀 악마: 흑백의 문화사』, 『삶의 길목에서 만난 신화』가 있으며 그 밖에 여럿이 함께 지은 책으로 『철학, 예술을 읽다』, 『예술, 인문학과 통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