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이 강의는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8명의 핵심 사상가들을 8개의 키워드로 만나는 합동 강좌다. 베르그손의 지속, 시몽동의 기계, 사르트르의 실존, 들뢰즈의 기관 없는 신체, 데리다의 파레르곤, 푸코의 지식-권력, 라캉의 욕망,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라는 명확한 개념을 통해 복잡한 현대 프랑스 철학의 미로를 헤쳐나간다.
강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3강은 프랑스 철학의 기반을 조성한 베르그손, 시몽동, 사르트르를 다룬다. 베르그손과 시몽동은 당대 잊혔다가 들뢰즈에 의해 재조명된 철학자들이며,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로 전후 인간의 자유를 강조했으나 곧 구조주의자들과 주체를 둘러싼 논쟁을 벌인 인물이다.
4-6강은 현대 프랑스 철학의 최고 스타 3인방인 들뢰즈, 데리다, 푸코를 만난다. 이들에 의해 프랑스 철학은 국경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철학이 되었다. 기관 없는 신체, 파레르곤, 지식-권력 같은 독창적 개념들이 전 세계 인문학계에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었다.
7-8강은 라캉과 아감벤을 다룬다. 라캉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구조주의 언어학과 결합해 욕망과 주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했다. 아감벤은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70년대 푸코 등과 함께 활동하며 호모 사케르라는 개념으로 현대 정치철학의 핵심 주제를 제공했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8명의 전문 강사가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강의하는 합동 강좌라는 점이다. 허경, 최진석, 장의준, 최유미, 양운덕, 변광배, 변성찬, 손기태 등 각 철학자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자신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단일 강사의 관점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과 접근을 경험할 수 있다.
각 강의는 명확한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추상적인 철학 체계 전체를 다루려 하지 않고, 그 사상가를 대표하는 핵심 개념 하나에 집중한다. 베르그손 하면 지속, 들뢰즈 하면 기관 없는 신체, 푸코 하면 지식-권력처럼 명료한 나침반을 제공한다. 이는 난해하기로 유명한 프랑스 철학에 접근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강의는 단순한 개념 설명을 넘어 철학자들 간의 영향 관계와 논쟁 지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베르그손과 들뢰즈의 관계, 사르트르와 구조주의자들의 주체 논쟁, 데리다와 하이데거의 대화 같은 맥락 속에서 각 사상을 이해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 프랑스 철학의 전체 지형도를 그릴 수 있다.
총 8강 33교시, 약 16시간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각 강의는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심 있는 철학자부터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비전공자에게는 쉬운 입문을, 전공자에게는 핵심 정리의 기회를 제공한다.
■ 추천대상
현대 프랑스 철학에 흥미를 느끼지만 가까이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푸코, 들뢰즈, 데리다, 라캉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작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이들에게 명확한 출발점을 제공한다. 8개의 키워드라는 나침반으로 복잡한 현대 철학의 미로를 헤쳐나갈 수 있다.
인문학 전공자나 대학원생들에게도 유익하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핵심을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베르그손의 지속, 시몽동의 기술철학, 들뢰즈의 욕망론, 데리다의 해체론, 푸코의 권력론, 라캉의 정신분석학, 아감벤의 생명정치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권한다.
정신분석학, 사회과학, 정치철학, 문화이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다. 현대 프랑스 철학은 이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라캉의 욕망론은 정신분석의 기초이고, 푸코의 지식-권력은 사회과학의 필수 개념이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는 정치철학의 핵심 주제다.
현대 세계철학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프랑스 철학이 쌓아올린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강의를 통해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 인문학의 지형도를 파악할 수 있다.
■ 수강팁
각 강의에서 다루는 철학자의 대표작을 병행해서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베르그손의 『물질과 기억』,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개의 고원』, 데리다의 『회화에 있어서의 진리』, 푸코의 『감시와 처벌』, 라캉의 세미나,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등을 참고하자. 완독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부분만 발췌해 읽는 것도 좋다.
각 강의의 키워드를 명확히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 기관 없는 신체, 파레르곤, 지식-권력, 호모 사케르 같은 개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 학습하자. 이 개념들은 단순한 철학 용어가 아니라 현실을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철학자들 간의 관계와 논쟁 지점에 주목하자. 왜 들뢰즈는 베르그손과 시몽동을 재조명했는가, 사르트르와 구조주의자들의 주체 논쟁은 무엇이었는가, 데리다는 하이데거를 어떻게 비판했는가.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각 사상의 의미가 훨씬 선명해진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되, 핵심 개념을 자신의 삶이나 사회 현상과 연결해보자. 푸코의 지식-권력은 현대 사회의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가, 라캉의 욕망론은 내 욕망을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철학을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 분석 도구로 활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마치며
푸코, 들뢰즈, 데리다, 라캉. 이 이름들은 20세기 후반 이후 전 세계 인문학의 풍경을 바꾸어놓았다. 프랑스 철학이 쌓아올린 성과는 철학을 넘어 정신분석학, 사회학, 정치학, 문화이론, 문학비평 등 거의 모든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 난해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사상들 앞에서 좌절했다.
이 강의는 8개의 키워드라는 명확한 나침반을 제공한다. 지속, 기계, 실존, 기관 없는 신체, 파레르곤, 지식-권력, 욕망, 호모 사케르. 이 개념들은 단순한 철학 용어가 아니라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다. 베르그손의 지속은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시몽동의 기계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게 하며, 푸코의 지식-권력은 우리 사회의 작동 방식을 드러낸다.
이 강의를 통해 현대 프랑스 철학의 복잡한 미로를 헤쳐나가며 자신만의 사상지도를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각 철학자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현실 분석의 도구로 활용하며, 더 나아가 현대 세계철학의 흐름과 지형도를 파악하는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 비전공자에게는 입문의 길을, 전공자에게는 정리의 시간을 제공하는 이 강의가 프랑스 철학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 되기를 바란다.
허경(인문연구자)
고려대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서양철학을 전공, ‘미셸 푸코의 윤리의 계보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석학 필립 라쿠-라바르트의 지도를 받아 논문 <미셸 푸코와 근대성>을 제출, 최우수 등급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 응용문화연구소 및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하며 여러 대학과 인문학 공동체에서 가르치는 동안 철학, 문학, 과학 분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무수한 글을 읽고 썼다. 옮긴 책으로 질 들뢰즈의 『푸코』(동문선) 등이 있으며, 현재 『푸코 선집』(길)을 번역 중이고, 조만간 저술 『미셸 푸코 - 개념의 고고학』, 『푸코와 근대성』(이상 그린비)을 출간할 예정이다.
최진석(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창과 교수)
수유너머 파랑 회원. 러시아인문학대학교 문화학 박사. 정통을 벗어난 ‘이단의’ 지식, ‘잡종적’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잡학다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이 공부길에서 수유너머의 친구들이 (불)친절한 동반자들임에 늘 감사해 한다. 그렉 램버트의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 미하일 리클린의 『해체와 파괴』를 번역했고, 『불온한 인문학』 등을 함께 썼다. 이화여자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장의준(철학박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대학에서 철학 전공으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에서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살아남기: 주체의 삶과는 다르게 또는 현존재의 죽음 저편)」이라는 논문을 제출하여 최우수 등급(félicitations du jury)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레비나스의 철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L’origine perdue et l’événement chez Lévinas」,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 「La passivité du temps et le rapport à l’autre chez Lévinas」, 「기독교의 배타적 절대성으로부터 빠져나가기.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한가?」가 있고, 저서로는 『좌파는 어디 있었는가? 메르스와 탈-이데올로기적 좌파의 가능성』, 공저로는 『종교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종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가 있다.
최유미(수유너머104 연구원)
수유너머104 연구원. 「비활성기체의 결정안정성에 대한 통계역학적인 연구」로 카이스트 화학과에서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기초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10년간 IT 회사를 운영하였다. 지금은 동양의 오래된 한문 텍스트들과 서양 철학을 횡단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관심사는 기계, 반려종 등 주로 인간 아닌 것들과의 만남과 과학기술 담론들이다. 현재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선언』과 『개와 인간이 만날 때』를 번역하고 있다.
양운덕(철학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철학과 대학원에서 헤겔 연구(「헤겔 철학에 나타난 개체와 공동체의 변증법」)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구 근·현대 사회철학에서 전개된 개인과 공동체의 상관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면서, 최근에는 질서와 무질서의 상관성에 주목하는 복잡성의 패러다임(모랭), 헤르메스적 인식론(세르), 자율과 창조성의 원천인 ‘상상적인 것’(카스토리아디스) 등을 공부하고 있다. 연구실 ‘필로소피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철학과 문학의 고전들을 폭넓고 깊이 있게 소화하기 위한 모임과 강의를 하고 있다.
변광배(불문학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 3대학에서 「장 폴 사르트르의 극작품과 소설에 나타난 폭력의 문제」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사르트르 전문가로 『존재와 무』 『사르트르의 참여문학론』 등 사르트르와 실존주의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고, 주요 저서를 번역해 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대우교수를 역임했고, 지금은 프랑스인문학연구모임 ‘시지프’를 이끌고 있다.
변성찬(영화평론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제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당선 후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 파랑'에서 영화 관련 강좌 및 세미나 운영하면서 철학과 영화, 자연과학(생물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손기태(수유너머 파랑 연구원)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연구공간 수유너머 파랑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