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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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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병원에서 의사를 만날 때 우리는 왜 질문하기를 주저하게 될까? 현대의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환자는 여전히 수동적인 치료 대상에 머물러 있다. 이 강좌는 의학을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기술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해석학의 관점에서 의학을 근본적으로 재사유한다.
해석학자 가다머는 현대의학이 인간을 수치화하고 일반화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환자를 치료의 주체로 세우는 새로운 의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강좌는 기술학으로서의 의학이 아닌 해석학으로서의 의학을 탐구하며,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권위의 문제, 소통의 부재, 획일적 치료의 한계를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의철학 분야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의학과 철학이 어떻게 만나왔는지 역사적 맥락을 짚고, 슐라이어마허, 딜타이, 하이데거를 거쳐 가다머로 이어지는 해석학 전통을 체계적으로 추적한다.
특히 가다머의 핵심 개념인 '이해', '선입견', '적용', '대화'를 통해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현대의학이 과학적 계량화와 일반화에 치중하면서 놓치게 된 것, 즉 각 환자의 구체적이고 특수한 상황에 주목하는 질적 치료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단순히 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들 - 권위적인 의사, 약물 의존적 치료, 환자의 목소리가 배제되는 진료 방식 등을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 추천대상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의료 시스템에 의문을 품어본 사람, 환자로서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강좌다. 의료인이라면 자신의 직업적 실천을 성찰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인문학 독자라면 해석학이 구체적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다머의 철학적 해석학에 관심 있는 사람, 의료윤리나 생명윤리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 웰빙과 건강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익하다. 해석학 입문자도 이 강좌를 통해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해석학 개념들이 실제 삶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수강팁
16강으로 구성된 이 강좌는 전반부에서 의철학의 역사와 해석학의 기초를 다루고, 후반부에서 현대의학의 문제와 대안을 집중 논의한다. 처음 몇 강은 개념 정립에 집중하므로 천천히 반복 수강하며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기술학'과 '해석학'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학이 원인-결과의 메커니즘을 다룬다면, 해석학은 이해와 대화를 통한 의미 파악을 추구한다. 이 대비를 염두에 두고 수강하면 강의 내용이 훨씬 선명하게 다가온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의 진료 경험을 떠올리며 강의를 들으면 이론과 현실이 연결되어 이해가 깊어진다. 특히 8강 이후부터는 실제 의료 현장의 문제를 다루므로, 자신의 경험을 대입해보며 비판적으로 사유해볼 것을 권한다.
■ 마치며
의학은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된 영역이다. 누구나 환자가 되고,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이 된다. 그럼에도 의학의 철학적 토대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강좌는 의학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기술로서의 의학이 아닌 대화로서의 의학, 치료 대상이 아닌 치료 주체로서의 환자, 권위가 아닌 인정에 기반한 의사-환자 관계. 이러한 전환은 단지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적 건강관리와 의료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실천적 함의를 지닌다.
박남희(연세대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
연세대 철학과에서 가다머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종대와 그리스도 대학교 등에서 여성학을 강의해왔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전임 연구원이자 철학 아카데미 상임워원, 성프린시스 대학 철학 교수,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철학 교수로 활발하게 중이다. 또한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희망네트워크 아동 청소년 철학 교실 주임 교수를 맡아 오랫동안 어린이와 청소년의 철학 교육을 위해 애써왔다. 현재 한국해석학회 부회장과 철학상담치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세기의 철학자들은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했는가』,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공저), 『종교와 철학 사이』(공저), 옮긴 책으로 『과학 시대의 이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