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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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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행복의 철학사'라는 제목을 보고 직접적인 행복 지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본 강좌는 손쉬운 행복론을 제시하기보다, 웰빙 시대에 넘쳐나는 무분별한 행복 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 강의의 중심 주제는 '삶의 기예(Lebenskunst)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페르디난트 펠만의 『행복의 철학사』를 토대로, 서양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기예의 철학적 배경을 살펴본다. 헬레니즘의 쾌락주의에서 르네상스 휴머니즘, 칸트의 의무윤리학, 니체의 예술로서의 삶, 푸코의 자기돌봄까지, 시대마다 제시된 행복론의 역사를 추적하며 현대적 의의를 조명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행복의 역사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현대 철학의 주요 관점들을 통해 재해석한다. 1강에서는 삶의 기예의 철학이 무엇인지 정초한다. 행복이 어디에서 성립하는가, 행위와 자기인식의 관계는 무엇인가 같은 본질적 물음들을 다룬다. 헬레니즘의 개인주의와 쾌락주의, 르네상스 휴머니즘에서의 삶의 기예 재발견을 살핀다.
2강은 감정·의무·의지의 갈등을 다룬다. 17-18세기 도덕주의자들, 칸트의 의무윤리학과 행복의 분리, 쇼펜하우어의 고통으로서의 삶, 니체의 예술작품으로서의 삶이라는 흐름을 추적한다. 칸트가 윤리학과 삶의 기예를 분리했다면, 니체는 이를 다시 결합시켰다.
3강은 치료와 자기돌봄으로서의 삶의 기예를 탐구한다. 정신분석의 프로이트, 푸코의 자기배려(epimeleiaheautou), 신실용주의까지 다룬다.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의 조화, 성과 자기경험, 버틀러의 페미니즘도 언급된다. 철학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삶의 치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강은 현대의 넘치는 행복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탈근대적 행복 개념, 자기애의 문제, 주관적 행복의 한계를 논하며, 생철학적 관점에서 미래의 삶의 기예를 전망한다. 상호문화철학적 접근도 시도하여, 다문화사회에서의 새로운 행복론 가능성을 모색한다.
■ 추천대상
행복에 관심 있지만 피상적 웰빙 담론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철학적으로 깊이 있게 행복을 사유하고 싶은 사람, 서양 윤리학사를 행복이라는 주제로 관통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익하다.
철학, 윤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권한다.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푸코 등 주요 철학자들의 행복론을 비교할 수 있다. 심리학, 상담학 전공자나 종사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정신분석, 자기돌봄, 치료로서의 철학 같은 주제가 실천적 통찰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행복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싶은 일반인, 다문화사회에서의 삶의 방식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 수강팁
펠만의 『행복의 철학사』(최성환 역, 시와 진실)를 함께 읽으면 좋다. 다만 원전이 철학적으로 깊이 있어 난이도가 있으니, 강의를 먼저 듣고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칸트, 니체, 푸코 같은 철학자들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으면 이해가 쉽지만, 필수는 아니다. 강의에서 각 사상가의 행복론을 충분히 설명한다. '삶의 기예', '자기돌봄', '생철학' 같은 개념이 낯설다면 강의록을 참고하며 들으면 된다.
단순히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기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자세로 접근하자. 역사 속 다양한 행복론들이 현재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스스로 성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마치며
행복의 철학사는 시대마다 다양한 답들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역사적 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이 강좌의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삶의 조건과 마주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다문화사회라는 새로운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행복론을 철학사에서 얻고자 한다. 여전히 역사는 삶의 스승(historia magistra vitae)이다. 4강의 여정을 통해 행복에 대한 철학적 성찰의 깊이를 경험하고, 자신만의 '삶의 기예'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최성환(철학자)
독일 본(Bonn) 대학에서 학위를 마친 후 중앙대 철학과에서 해석학, 문화철학 그리고 서양현대철학 등을 가르친다. 지금까지 주로 해석학과 다문화주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왔으며 앞으로의 관심도 그런 방향에서 지속되리라 짐작한다. 사회(철학)에 대한 관심도 많지만 첫째, 스스로의 이념적 위치에 자신이 없고, 둘째, 한국 사회에서의 (이념적) 갈등이 좌우를 막론하고 가끔 밥그릇 싸움처럼 느껴져 공평한 세상 읽기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몇몇 번역 작업 이후에 최근에는 딜타이의 『철학의 본질』과 해석학 텍스트를 번역하고 있으며 (응용)해석학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교수 생활을 철학의 현실 접목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마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