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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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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푸코는 『주체의 해석학』에서 근대 주체의 정체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가장 비역사적으로 보이는 주체를 "우리가 우리 자신과 맺는 관계 방식"으로 규정하고 그 역사성을 밝혀낸다. 우리를 우리 자신의 이방인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적극적 자기 창조를 통한 해방의 정치 전략, 즉 실존의 미학으로 유도한다.
오늘날 투쟁은 정치적 억압이나 경제적 착취에 맞서는 것일 수만은 없다. 정체성과 관련한 예속 기술과 메커니즘에 저항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푸코는 플라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에피쿠로스, 세네카를 독서하면서 정치적 투쟁과 저항의 문제를 달리 성찰하고 실천하려 했다.
이 강좌는 사변이나 담론이 아니라 실천과 행위로서 철학의 근본원리인 '자기 배려'를 탐구한다. 자기 배려가 자기 인식, 구도, 자기통치, 타인의 통치, 근대의 주체화 과정, 실존의 미학과 맺는 관계를 『주체의 해석학』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강의특징
심세광 교수의 두 번째 푸코 강좌다. 전 강의 <미셸 푸코 가로지르기>가 푸코의 모든 저작을 아우르는 파노라마 형식이었다면, 이번 강좌는 『주체의 해석학』을 자세히 파고드는 정밀 분석이다. 심세광 교수가 직접 번역 중인 텍스트를 세상에 나오기 전에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핵심은 "너 자신을 알라"의 재해석이다. 푸코는 소크라테스의 이 격언을 통해 특권화된 자기 인식보다 자기 배려가 철학적 정체성 구축에 더 근본적이라고 본다. 자기 배려(epimeleia heautou)는 단순한 자기 성찰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변형시키는 실천적 행위다.
강의는 고대 그리스에서 헬레니즘, 로마 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는 주체화의 역사를 추적한다. 어떤 테크놀로지, 절차, 목적에 입각해 윤리적 주체가 자기 자신과 일정한 관계 하에서 자신을 구축하는가를 밝혀낸다.
파르헤지아(진실의 용기), 자기 기술들, 자기 개종, 구도 같은 개념들이 등장한다. 에피쿠로스학파와 스토아주의, 신플라톤주의를 거치며 자기 배려가 어떻게 변화하고 근대에 와서 왜 자기 인식에 종속되었는지 분석한다.
■ 추천대상
푸코 사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권력과 담론에 대한 푸코의 분석은 익숙하지만, 후기 푸코의 주체화 이론과 실존의 미학은 낯설다면 이 강좌가 답이다.
주체와 정체성 문제에 관심 있다면 유익하다. 우리는 어떻게 주체가 되는가, 진정한 자유는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같은 질문에 푸코는 고대 철학에서 해답을 찾는다.
고대 그리스·로마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필수적이다.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 스토아주의와 에피쿠로스주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세네카를 푸코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기 계발이나 자기 성찰에 관심 있는 사람도 환영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자기 배려는 단순한 심리학적 자기 계발과는 차원이 다르다. 철학적 실천이자 정치적 행위로서의 자기 변형을 다룬다.
■ 수강팁
『주체의 해석학』은 아직 한글 완역이 없다.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부담 갖지 말라. 오히려 심세광 교수의 번역과 해설을 통해 텍스트를 처음 만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푸코의 다른 저작들, 특히 『성의 역사』 2, 3권과 연결해서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쾌락의 활용』과 『자기에의 배려』에서 다룬 주제들이 『주체의 해석학』에서 더욱 체계화된다.
자기 배려, 자기 인식, 파르헤지아, 자기 기술, 자기 개종 같은 핵심 개념들을 정리하며 들으라. 이 개념들이 고대에서 근대로 가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8강 15시간이 넘는 긴 강의지만 포기하지 말라. 푸코의 콜레쥬 드 프랑스 강연을 따라가는 형식이라 반복과 심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던 개념들이 점차 명확해진다.
■ 마치며
푸코는 말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발명해내는 일이라고. 고대인들이 던진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나를 무엇으로 만들어야 하는가"였다.
자기 배려는 자기 인식에 선행한다. 자신을 아는 것보다 자신을 돌보는 것, 자신을 변형시키는 실천이 먼저다.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 아니라 정치적 투쟁의 방식이다. 예속화의 메커니즘에 저항하고 새로운 주체성을 창조하는 해방의 전략이다.
실존의 미학은 자기 삶을 예술작품처럼 만들어가는 것이다. 주어진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이것이 푸코가 고대 철학에서 발견한 해방의 가능성이다.
심세광 교수와 함께 『주체의 해석학』을 탐독하며 자기 배려의 철학을 만나라. 20세기 가장 완전하고 유일한 철학자 푸코가 제시한 실존의 미학으로 나아가라.
심세광(불문학자, 철학자)
성균관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Histoire, Discours, Litterature chez Michel Foucault(미셸 푸코에 있어서 역사•담론•문학)」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및 철학아카데미 등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강의해 왔다. 푸코를 주제로 한 주요 논문과 다수의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