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산스크리트어는 약 2500년 전에 사멸한 사어(死語)지만, 인도 학술 전통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언어다. 중세 유럽 학자들이 라틴어로 소통했듯, 인도의 학자들은 산스크리트로 사유하고 논쟁했다. 힌두교와 대승불교는 이 언어를 매개로 철학적 대결을 벌였고, 그 지적 유산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이 강좌는 산스크리트어 독해를 위한 3단계 여정의 첫 걸음이다. 산스크리트라는 언어의 역사적 배경에서 출발해, 로마자 표기를 통해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굴절어 특유의 연음법칙인 '산디'를 학습한다. 인도 고전과 불교 경전을 직접 읽어내기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다.
총 3강 12교시, 5시간 38분 동안 산스크리트의 음운 체계와 연음 규칙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1강에서는 인도-유럽어족 속 산스크리트의 위치와 자음·모음 구성을 살피고, 2-3강에서는 모음 산디와 자음 산디를 각각 다룬다. 이론 설명과 함께 충분한 연습 문제를 풀며 낯선 언어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 강의특징
산스크리트는 우리말과 어순이 거의 일치한다는 놀라운 장점이 있다. "나는 학교에 간다"는 문장 구조가 영어와 달리 산스크리트와 한국어에서 똑같이 작동한다. 하지만 굴절어라는 특성 때문에 단어의 형태가 끊임없이 변한다. '사람'이라는 단어 하나가 주격, 목적격, 여격 등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강좌는 산스크리트 특유의 연음법칙에 집중한다. 단어와 단어가 만날 때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규칙으로 문장이 이어지는지를 배운다. 산디 규칙을 알면 띄어쓰기 없이 연결된 산스크리트 문장을 끊어 읽을 수 있고, 사전에서 원형을 찾아 뜻을 파악할 수 있다.
강사는 인도 푸나 대학에서 산스크리트와 팔리어를 전공하고, 베다어 석사와 신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현지에서 오랜 시간 학습하고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법 규칙만이 아니라 인도 문화와 역사의 맥락까지 함께 전달한다. 데와나가리 문자, 카스트 제도, 베다 전통 같은 배경 지식이 언어 학습에 생동감을 더한다.
로마자 표기를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처음부터 낯선 데와나가리 문자에 압도되지 않고, 익숙한 알파벳으로 발음을 익힐 수 있다. 강의에서 직접 발음을 들으며 따라 하고, 연습 문제를 풀면서 점진적으로 실력을 쌓아간다.
■ 추천대상
대승불교 경전을 원문으로 읽고 싶은 사람에게 이 강좌를 권한다. 한역(漢譯) 불경과 산스크리트 원전 사이에는 때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번역 과정에서 달라진 뉘앙스를 직접 확인하고, 부처와 보살의 가르침을 원어로 만나는 경험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인도 철학과 힌두교 전통에 관심 있는 학습자도 빠질 수 없다. 우파니샤드, 바가바드 기타, 베단타 철학서를 원문으로 읽으면 번역서에서 느끼지 못한 사유의 결을 발견하게 된다. 인도 고전문학, 특히 서사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를 탐구하려는 이들에게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언어학도나 비교언어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도 산스크리트는 매력적이다. 인도-유럽어족의 고대 형태를 간직한 이 언어는 라틴어, 그리스어와 함께 역사언어학 연구의 핵심 자료다. 한국어와의 어순 유사성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무엇보다 고전 텍스트를 원문으로 읽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받는다. 영어 원서를 읽을 때와는 다른, 2000년 이상 된 언어로 직접 소통하는 지적 모험이 기다린다.
■ 수강팁
산스크리트는 단기간에 정복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 매주 꾸준히 시간을 내어 복습하고 연습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연음법칙은 처음에는 혼란스럽지만, 규칙을 여러 번 적용해보면서 손에 익혀야 한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자음과 모음 표를 출력해서 책상에 붙여두고 수시로 보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산디 규칙도 노트에 직접 정리하면서 자기만의 체계를 만들어가면 좋다.
강의를 들을 때는 발음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영상을 멈추고 따라 읽으면서 입으로 소리 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자로만 보면 추상적이던 것들이 소리로 발음하는 순간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이 강좌는 시리즈의 첫 단계이므로, 다음 단계인 기본 문법 강좌와 실전 독해 강좌까지 염두에 두고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입문에서 배운 연음법칙이 문법 학습의 토대가 되고, 문법이 쌓여야 실제 텍스트 독해가 가능해진다.
혼자 공부하다 막힐 때는 관련 학습자 커뮤니티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산스크리트 학습자들은 의외로 많고, 서로의 질문과 답변이 큰 도움이 된다.
■ 수강후기에서
한 수강생은 로마자 표기를 통한 발음 학습이 초보자의 두려움을 크게 낮춰주었다고 평가했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방식 덕분에 산스크리트라는 거대한 산을 오를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인도 고전과 경전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추천도 덧붙였다.
또 다른 수강생은 강의를 들으며 산스크리트어와 훈민정음의 연관성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말이 저 멀리 인도어와 구조적으로 가까웠다는 사실, 김영 강사가 틈틈이 들려주는 인도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단순한 언어 지식을 넘어서는 깊이를 더해주었다고 말한다.
연음법칙 '산디'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했다는 후기도 있다. 명료한 설명과 충분한 연습 문제가 개념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대승불교 경전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공통적으로 강사의 현지 경험과 학문적 깊이가 강의의 질을 높인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법 규칙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 어떤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는지를 함께 전달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 마치며
산스크리트어는 단순한 고대 언어가 아니라, 인류 지성사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사유의 도구다. 이 언어를 통해 우리는 불교 철학의 정수를, 인도 사상의 깊이를, 그리고 동서양 문명 교류의 흔적을 만난다.
이 강좌는 그 여정의 첫 페이지를 여는 시간이다. 자음과 모음, 연음법칙이라는 기초를 다지는 일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초 없이는 어떤 텍스트도 읽어낼 수 없다. 산을 오르려면 먼저 등산화 끈을 단단히 매야 하는 법이다.
세 단계 강좌를 모두 마치면, 당신은 산스크리트로 쓰인 경전과 고전을 직접 읽을 수 있게 된다. 번역서가 아닌 원전으로 부처의 말씀을 듣고, 베다 시대 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지적 자산이 될 것이다.
김영 강사와 함께하는 이 여정이, 고전과 경전으로 향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2500년 전 사멸한 언어가 오늘날 당신의 사유를 깨우는 순간, 시간을 초월한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김영(신화학자, 인도학자)
동국대 불교 교학과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다가 2004년 인도 푸나(뿌네) 대학으로 유학, 산스크리트어(싼스끄리뜨)와 팔리어(빠알리어) Low Diploma와 Certificate를 수료했다. 이어 같은 대학에서 빠알리어(남방불교와 삼장)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싼스끄리뜨어 Higher Diploma를 수료했다. 또 같은 대학에서 싼스끄리뜨 베다어(힌두교와 인도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싼스끄리뜨 빠알리 문학연구소에서 번역 및 학술 활동을 진행했다. 2016년 뿌네 데칸 칼리지에서 논문 <인도와 중국의 영웅신화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인도신화 강의』, 『바가와드 기타 강의』가 있고, 역서로 『라마야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