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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최고의 역사가’라 불리는 사마천, 그는 누구인가?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 섬서성 한성현 용문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아버지 사마담은 무제 건원과 원봉 연간에 태사(太史)를 지낸 인물이었다. 학문에 두루 능통하였고, 사마천이 어릴 때부터 고전 문헌을 읽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사마담은 『국어』, 『세본』, 『전국책』, 『초한춘추』를 근거로 한 사서(史書)를 편찬할 계획을 세운 바 있었다. 그러나 사마담은 이를 끝내지 못한 채 일찍 세상을 등지고 만다. 봉선대전을 거행할 때 황제의 부름을 받지 못하자 분함을 느끼고 마음의 병을 얻었기 때문이다. 대신 사마담은 사마천에게 자신이 집필하던 역사서 편찬의 과업을 이어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마담이 사망한 후 2년 뒤, 사마천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태사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태산봉선 의식을 수행하며 강남, 산동, 허남 등을 여행하게 된다. 이 여행은 사마천의 견문을 넓히는 기회가 되었으며, 후에 『사기』 편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벼슬길을 걸었던 사마천. 그의 생애는 이렇게 평탄한 듯했다.
의지의 산물, 피로 쓴 『사기』
그러나 48세가 되던 해, 사마천은 일생일대의 고난을 겪게 된다.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죽음을 면할 방법이 있었다. 바로 궁형(거세)을 당하거나 거액의 벌금을 내는 것이었다. 재산이 많지 않았던 사마천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궁형을 택한다. ‘궁형을 받느니 차라리 자결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 남자들에게 궁형은 죽음보다 치욕적인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는 왜 죽음보다 끔찍한 궁형을 당하면서까지 살아남으려 했던 것일까?
“천하의 잊힌 옛 일들을 모조리 망라하고 그것을 비교•검토하여 성공과 실패, 흥기와 파괴의 이치를 고증하고 싶었네.”
사마천은 친구 임안(任安)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그는 궁형을 당하고 옥에 갇힌 후에도 저술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상고 시대부터 한 무제까지, 3천년 간의 역사를 다룬 고전, 『사기』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무려 130권, 52만 6천 5백 자에 이르는 것이었다.
왜 『사기』를 읽어야 할까?
1) 인간학의 교과서 『사기』
“『사기』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책’이다. 우리가 사마천을 알고 『사기』를 읽어야 하는 가장 큰 까닭은, 사마천과 『사기』가 ‘참다운 인간성의 회복’과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길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다.”
-김영수,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중
『사기』 전문가 김영수는 그의 책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기』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이자 사상의 황금기인 춘추전국시기에 집필되었다. 등장하는 사람의 숫자만 해도 약 4천 명이고 그 중 지도자가 290여 명이다. 정치가를 제외한 직업의 숫자도 1천3백여 개에 달한다. 이러한 『사기』에는 1세기 전에 죽은 사람의 무덤에까지 들어가 고사화로 벽을 장식하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고사들로 가득하다. 『사기』는 정치·경제의 흐름과 본질을 비판과 풍자· 유머로 풀어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를 주기도 한다.
2) 중국의 역사와 문화, 사상이 담긴 『사기』
21세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그들은 국가대외전략의 일환으로 소프트파워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는 경제적 발전을 이룸은 물론, 자국의 문화와 예술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뒷받침하는 것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역사서가 바로 사마천의 『사기』이다.
중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 시대에 『사기』를 통해 중국을 제대로 알아보자.
이 강좌에서는 『사기(史記)』의 체제와 대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방대한 역사를 통해 다양한 삶의 궤적을 담으려는 사마천의 노력을 살펴보며 시대를 통찰하는 힘은 무엇인가 고찰해보고자 한다.
기전체를 대표하는 최고의 역사서
시대의 경험과 사상들이 복합적으로 압축되어 있는 책
중국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하는 책
인간학의 교과서, 사마천의 『사기』를 파헤쳐보자!
김영수(『사기』 전문가, 중국 고전학자.)
한국을 대표하는 『사기』 전문가이자 중국 고전학자.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섬서성 한성시 사마천학회 정식 회원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대 한중 관계사를 주제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20년 가까이 100여 차례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역사 현장을 답사했다.
2007년 가을에는 EBS교육방송에서 특별기획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32회에 걸쳐 강의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뒤로 줄곧 대기업과 벤처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사기』를 조직과 경영에 접목한 ‘응용 역사학’을 강의하고 있다. 2007년부터 중국에 사마천장학회를 설립해 사마천의 후손들을 돕고 있으며, 같은 해 서촌 마을의 명예촌민이 됐다. 2013년 사마천 제사 때에는 비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 중앙방송인 CCTV, 호북TV 등과 인터뷰를 하는 등 중국에서도 인정받는 『사기』 전문가이다.
펴낸 책으로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 『사기의 리더십』, 『사기의 경영학』, 『난세에 답하다』, 『현자들의 평생 공부법』 등이 있고, 한글 세대의 입체적 이해를 돕기 위한 『사기』 완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