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학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미학은 어렵다. 미학에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없다. 그것은 철학을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이다.
애당초 철학은, 그리고 철학의 한 줄기인 미학은, 쉽게 갈 수도 있을 삶의 길에 대한 회의에서, 이미 현실 속에 놓여 있는 이른 바 성공적인 인생으로 통하는 안전하고 편한 길에 대한 의혹에서, 모두가 옳다고 여기는 확실한 길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물론 플라톤에 의하면, 동굴(이미 닦여진 길)을 떠났던(회의했던) 철학자는 다시 동굴로 돌아오며, 따라서 철학에서 길어낼 수 있는 교훈은 속견(doxa)이 제공해주는 교훈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은 미학을 모르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방식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학적 떠남을 위한 예비 과정
하지만 철학자가 동굴을, 속견의 세계를 떠났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학자도 아름다움에 대한 속견을 떠났었다. 그리고 철학이, 미학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러한 ‘떠남’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떠남을 채비함에 있어서는 즉 ‘입문’에 있어서는 융통성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관건은 입문자들을 시초부터 좌절시키는 장애물들을 효과적으로 넘어서는 것이다. 그런데 무수한 오역과 오독들 사이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기 위해서는 지도나 나침반과 같은 장비가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장비는 개념적으로 장착될 수 있다. 이 강의는 미학적 떠남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 과정으로서 기획되었다.
따라서 이 강의의 목적은 입문자들에게 미학의 중요 개념들을 소개함으로써 본격적인 미학적 탐구의 여정을 떠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 과정을 돕는 것, 그리고 떠나라고 선동하는 것이다
모더니즘에서 아방가르드까지, 미학 개념과 논쟁들을 소개한다
본 강좌는 모더니즘 미학과, 천재론, 예술작품의 수용, 예술과 정치의 문제를 핵심 주제로 다룬다.
제 1강에서는 모더니즘 미술이 서양 회화의 전통과 어떻게 대결하려 했는지, 이를 통해 어떤 실험과 자기변신을 거치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제 2강에서는 합리성과 제도 예술의 규율에 도전하려 했던 모더니즘 미학의 도전을 다룬다. 다다이즘, 쉬르리얼리즘, 초현실주의 등, 비합리적인 것 혹은 무의식의 세계를 추구했던 미학의 새로운 탐험가들을 만나본다. 또한 대중문화의 등장이라는 새로운 계기가 미학의 전선에 야기한 지각변동을 추적한다.
제 3강에서는 미학의 오랜 주제인 천재론을 집중 조명한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학습되는 것인가? 예술가는 자연을 모방하는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인가? 예술가의 존재와 예술의 궁극적 의미를 고민한 레싱, 칸트, 쇼펜하우어의 논의를 만나본다.
제 4강에서는 예술작품의 가치가 내재적인가, 아니면 외재적인가? 예술작품은 본래적 가치를 가지는가, 아니면 도구적 가치를 가지는가에 관한 논쟁을 살펴본다.
제 5강에서는 예술 작품에 대한 해석이 옳은지, 아니면 그른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작품 자체가 중요한가 아니면 작품의 맥락이 중요한가? 하나의 작품을 둘러싼 엇갈리는 해석들. 해석의 기준을 놓고 대립한 미학의 논쟁들을 살펴본다.
제 6강에서는 예술 작품의 미적 속성이 어디에 있는가, 즉 작품 안에 있는가, 아니면 밖에 있는가를 놓고 대립한 미학의 논쟁들을 살펴본다.
제 7강에서는 유미주의의 구호로 사용되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제기된 맥락과 그 성취를 살펴본다.
제 8강에서는 예술의 자율성과 정치적 혁명이라는 양립불가능한 가치를 둘러싼 미학의 논쟁을 살펴본다. 예술과 정치라는 두 항 사이에서 고민했던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을 만나보고, 루카치, 아도르노, 알튀세르가 고민한 예술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장의준(철학박사)
프랑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대학에서 철학 전공으로 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에서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살아남기: 주체의 삶과는 다르게 또는 현존재의 죽음 저편)」이라는 논문을 제출하여 최우수 등급(félicitations du jury)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레비나스의 철학적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L’origine perdue et l’événement chez Lévinas」, 「Survivre. Autrement que la vie du sujet ou au-delà de la mort du Dasein」, 「La passivité du temps et le rapport à l’autre chez Lévinas」, 「기독교의 배타적 절대성으로부터 빠져나가기.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한가?」가 있고, 저서로는 『좌파는 어디 있었는가? 메르스와 탈-이데올로기적 좌파의 가능성』, 공저로는 『종교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종교』,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