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 특히 프랑스 철학에서 예술은 특별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예술은 가상을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맞서고, 변화시키는 진리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통해 '변혁의 철학'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강의!
변혁의 철학과 예술의 문제현대 철학, 특히 프랑스 철학은 변혁과 해방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특히 예술의 문제가 특별하게 취급된다. 하이데거는 예술을 ‘진리가 드러나는 사건’으로 보았지만, 현대 프랑스 철학의 맥락에서 예술은 해방을 위한 진리를 드러내고 실천하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예술이 그러한 특별한 위상을 차지할 수 있는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 현대 사회의 성격과 예술사의 변모 과정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놀이, 가상, 허구인 예술이 어떻게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저항의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물음으로써 우리는 오래 된 미학의 문제를 통해 현대 철학의 격전지로 뛰어들게 될 것이다.
예술은 현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장의준 교수는 현대 예술 작품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 직관적으로 미학과 예술철학의 핵심적인 문제들을 이해시킨다. 더 이상 예술 같지 않은 예술, 현실과의 경계가 무너진 예술, 자신이 예술인지 묻는 반어적인 예술의 사례는 미학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면서 본질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과연 예술이란 무엇인가.
이 낡은 질문은 사실 새로운 것이기도 하다. 왜냐면 예술이 스스로를 문제 삼은 건 현대라는 특수한 조건이 갖추어진 이후이기 때문이다. 현대는 허위와 진리가 공존하는 이데올로기의 시대이고, 그 구별이 무너진 혼돈의 시대이다. 그리고 그 토대에는 인간 주체를 소외시키고 분열시키는 거대한 구조가 있다. 만일 예술이 이 분열과 혼돈의 진실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는 실천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장의준 교수의 이 강의는 바로 ‘가상으로서의 예술’이라는 문제로부터 예술이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진리와 저항의 사건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해명하려 한다.
하나의 질문으로 관통하는 사유의 힘
이 강의는 원래 ‘현대 프랑스 철학: 미의 문제’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현대 프랑스 철학에 대한 연속 강좌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문제를 근원에서부터 해명하려는 강사의 꼼꼼함은 원래의 기획을 두 배로 부풀려 버렸고, 덕분에 우리는 ‘가상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현대 철학의 문제의식을 철저하게 학습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물론 현대 예술의 풍부한 사례들과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은 그 덤이다. 따라서 이 강의는 단순히 ‘현대 프랑스 철학에서의 예술론’을 위한 서론의 강의가 아니라, 변혁 또는 인간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현대 철학과 미학에 접근하려는 사람이나 현대 예술의 변모와 미학의 근본 문제를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야 할 필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이데거는 모든 철학자는 ‘한 가지 질문’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의준 교수의 이 강의는 ‘한 가지 질문’을 들고 현대 철학의 핵심적인 격전지를 뚫고 지나가는 사유의 힘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