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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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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이 강좌는 『장자』의 내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되, 원문을 한 자 한 자 따라가면서 읽어보는 독해 강좌다. 단순히 이미 번역된 내용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와 수강생이 함께 장자의 원문을 새롭게 읽는 시도를 해나간다.
메타포와 상징의 연금술사, 장자를 만나자. 심오한 철학적 문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각종 상징과 비유로 아름답지만 모호한 표현이 넘쳐나는 『장자』. 전호근 교수의 간명한 해설과 함께 읽어가면서 장자와 함께 절대자유의 세계를 여행하는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13강에 걸쳐 내편 7편을 완독한다. 소요유편(거니는 즐거움), 제물론편(가지런한 만물의 이야기), 양생주편(삶을 기르는 방법), 인간세편(사람들 사이에 서다), 덕충부편(덕이 충만한 사람들), 대종사편(으뜸가는 스승), 응제왕편(제왕이 되어야 할 자). 그리고 외편과 잡편의 즐거움까지. 곤붕의 비상, 호접몽의 변화, 포정해우의 몰입, 혼돈칠규의 우화를 통해 도가 사상의 정수를 체험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원문 독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번역된 텍스트만 읽는 것이 아니라 원문의 한자를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장자의 숨결을 직접 느낀다. 전호근 교수는 성균관대 유학과 출신으로 『논어』, 『맹자』, 『주역』 등 다수의 고전을 강의하고 번역해온 전문가다. 원문의 미묘한 뉘앙스와 의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제공한다.
소요유편은 거대한 물고기 곤이 붕새로 변하여 구만 리를 날아오르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은 앎과 큰 앎, 소지와 대지, 소년과 대년의 대비를 통해 절대자유의 의미를 탐구한다. 매미와 새끼 새는 붕새를 비웃지만, 장자는 만물평등의 시각에서 이를 재해석한다. 무하유지향(无何有之鄕), 즉 무목적성의 세계를 제시한다.
제물론편은 만물평등론의 핵심이다. 인뢰·지뢰·천뢰의 구분을 통해 존재의 다층성을 보여준다. 유명한 호접몽 이야기가 나온다. 나비가 장주인가, 장주가 나비인가? 물화와 동화를 통해 존재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만물평등론의 핵심이다.
양생주편은 포정해우 이야기가 백미다. 소를 잡는 포정의 칼이 19년이 지나도 새것 같은 이유는 틈과 결의 도를 따라 몰입하기 때문이다. 함지악, 즉 몰아의 경지를 통해 삶을 기르는 방법을 배운다.
인간세편은 현실 정치에 대한 장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괴외 이야기를 통해 무용지용의 철학을 제시한다. 좌망(坐忘), 허실상백(虛室生白) 같은 자기 보존의 지혜를 전한다. 섭공과 중니의 문답, 안합과 거백옥의 문답, 장석과 역사의 문답 등을 통해 세상을 사는 지혜를 배운다.
덕충부편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왕태, 신도가, 숙산무지, 애태타, 인기지리무순 같은 인물들이 오히려 덕이 충만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장자가 제시하는 가장 훌륭한 가치인 덕을 탐구한다.
대종사편은 도에 대한 본격적 논의다. 자생자화의 논리, 진인의 요건, 좌망의 경지를 다룬다. 자상호·맹자반·자금장의 우정 이야기를 통해 방내(方內)와 방외(方外)의 차이를 설명한다. 삶과 죽음을 대하는 방식, 집착을 버리는 법을 배운다.
응제왕편은 정치철학을 다룬다. 내성외왕, 즉 안으로는 성인이고 밖으로는 왕이 된다는 유가적 이상과 대비되는 장자의 무위 정치론을 제시한다. 혼돈칠규 이야기는 감각기관이 혼돈을 죽인다는 역설적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 강의는 외편과 잡편을 다룬다. 변무편, 마제편, 거협편, 재유편, 추수편 등을 통해 대도 전성자 이야기, 희어지락(물고기의 즐거움) 같은 유명한 우화들을 만난다.
■ 추천대상
도가 사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강좌는 필수다. 노자는 알지만 장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접하지 못한 이들, 장자의 우화는 들어봤지만 전체 구조를 파악하지 못한 이들에게 체계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동양 고전 원전 독해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유익하다. 번역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원문의 맛을 체험할 수 있다. 한문 실력을 키우고 싶은 이들, 고전 번역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기회다.
철학과 문학의 경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장자는 철학서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문학 작품이다. 메타포와 상징, 패러디와 우언의 기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 창작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의 억압과 경쟁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다. 절대자유의 세계, 만물평등의 시각, 무용지용의 철학은 다른 방식의 삶을 상상하게 한다. 좌망과 소요의 경지를 체험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
■ 수강팁
강의를 들을 때 『장자1』(안병주, 전호근, 전통문화연구회 엮음)을 함께 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이 강좌는 원문 독해 강좌이므로 원문과 번역을 함께 보면서 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한자와 문장 구조를 직접 확인하면서 따라가면 이해도가 크게 높아진다.
장자의 우화들을 메모하면서 듣기를 권한다. 곤붕 이야기, 호접몽, 포정해우, 혼돈칠규 등 유명한 우화들의 맥락과 의미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읽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강의록이 제공되므로 핵심 개념들을 정리하면서 듣기를 권한다. 소요유(逍遙遊), 제물론(齊物論), 양생주(養生主), 좌망(坐忘), 허실상백(虛室生白), 방내(方內)와 방외(方外), 무용지용(無用之用) 같은 개념들은 반드시 한자와 함께 정리해두어야 한다.
13강이므로 일주일에 한 강씩 듣는다면 3개월 정도 걸린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듣기를 권한다. 장자는 빨리 읽어 치우는 책이 아니라 되새김질하면서 읽는 책이다. 각 우화가 주는 여운을 충분히 느끼면서 다음 강의로 넘어가자.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장자를 읽는 새로운 눈이 생겼다고 말한다. 단순히 신비로운 우화 모음 정도로 생각했던 장자가 치밀한 구조와 날카로운 비판 정신을 가진 철학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패러디의 기법이 인상적이었다. 유가를 비판하면서도 공자를 등장시키고, 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제왕론을 펼치는 역설적 구조가 재미있었다.
원문 독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반응도 많다. 번역만 읽을 때는 몰랐던 미묘한 의미의 차이, 한자가 주는 시각적 효과, 문장 구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전호근 교수의 세심한 해설 덕분에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도 따라갈 수 있었다.
장자의 현대적 의미를 발견했다는 평가도 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무용지용의 철학, 억압적 제도 속에서 절대자유의 꿈, 획일화된 가치관 속에서 만물평등의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이앤 아버스 같은 현대 예술가와의 비교도 장자의 현재성을 확인시켜주었다.
장자를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심오하지만 재미있고, 철학적이지만 문학적이며, 비판적이지만 유머러스한 장자의 매력에 빠졌다. 13강이 끝난 후 외편과 잡편을 스스로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는 수강생도 많았다.
■ 마치며
저 멀리 북쪽 바다의 거대한 물고기 곤이 변하여 붕새가 되어 구만 리를 날아오른다. 장주는 꿈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다가 깨어난다. 포정은 칼을 춤추듯 놀리며 소를 해체한다. 혼돈은 감각기관을 갖추는 순간 죽는다.
장자의 우화들은 2,3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건다. 무엇이 크고 무엇이 작은가? 누가 꿈꾸고 누가 꿈인가? 어떻게 삶을 기를 것인가? 어디에 쓸모가 있고 어디에 없는가?
이 강좌는 단순히 장자를 '아는' 것이 아니라 장자와 함께 '거니는' 경험을 제공한다. 메타포와 상징의 연금술사 장자가 펼쳐놓은 신랄한 패러디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우리는 절대자유의 가능성을 꿈꾸게 된다. 원문의 한 자 한 자를 따라가면서 장자의 숨결을 느껴보자. 그 안에서 당신은 소요유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호근(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16세기 조선성리학의 특징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 가톨릭대, 경기대, 동국대, 방송대, 중앙대 등 다수의 대학과 고전 국역 기관에서 《논어》, 《맹자》, 《주역》등의 동양 고전을 활발히 강의하면서, 고전 번역 분야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더불어 전통 의학을 현대인의 삶에 녹여내는 번역과 연구, 출판 활동을 겸하고 있다. 재단법인 민족의학연구원 상임연구원 및 편찬실장을 지냈고, 현재 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