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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지배, 최대 생산의 추구로 상징되는 자본주의가 부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르네상스로 돌아가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와 획일적 대중문화에 젖어버린 우리에게는 르네상스 문화의 핵심인 자유로운 인간, 자치하는 사회, 자연에 대한 존중은 그만큼 더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박홍규
도발적 문제의식으로 한국 사회와 지성계에 날선 비판을 서슴치 않던 박홍규 교수가 서구 근대문명의 모태라 할 르네상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도대체 왜? 14~16세기 유럽의 르네상스가 21세기 한국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르네상스에
대한 오해 또는 진실
우리에게 르네상스란 무엇이었나? 미술? (그것도 이탈리아의 미술) 아니면 고대 문예의 부흥기? 이것이 우리가 배운 르네상스의 전부였다.
박홍규 교수는 르네상스론의 고전인 부르크하르트의 견해를 비롯한 이와 같은 통설적 견해를 비판하며 르네상스의 인간주의와 개혁성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이해를 시도한다.
르네상스는 문화 뿐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 걸친 폭넓은 변화가 유럽 전체에 걸쳐 전개됐던 시대였다.
이렇게
지리적, 개념적으로 확장된 범위에서 선정한 20명의 르네상스인은 기존의 논의에서 거론되는 인물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새롭게 등장하기도 하고 기존의 인물들도 통념과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전복되거나
해체된다.
휴머니즘의 탄생, 그리고 그 배반의 역사
르네상스 시대는 종교적, 신분적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상당한 정도의 인간해방이 분명 이루어진 사회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유럽의
르네상스가 ‘나’와 ‘우리’의 발견으로 시작됐으나 유럽 이외의 다른 ‘나’와 ‘우리’를 인정하지 않아 결국 제국주의와 자연정복으로 타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 당시 제국주의에 반대한 민주주의의 선구자들이 지금껏 철저히 무시돼왔던 학문적 오류를 바로잡고, 반대로 부당하게 높이 평가된 사람들 또한
적절하게 재평가한다.
현대적인 관점과 한국인의 입장에서 르네상스인 20명의 인생, 사상, 활동, 작품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르네상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고,
르네상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2010 한국, 르네상스에서
배운다!
혹자들은 우리 사회가 서양의 500~600년을 50년 만에, 아니 30년, 20년 만에 압축해 거쳤고, 포스트모던도 이미 우리에게 왔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박홍규 교수는 21세기 한국은 집단주의와 이기주의가 묘하게 결합된 비인간, 반인간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자유-자치-자연을 존중하는 르네상스의 태도가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 최근 경제발전을 이유로 제국주의라는 르네상스의 종말을 모방하고 있는 현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르네상스를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음미하고 되집어 봐야 하는 이유다.
인문학 전반에 걸친 풍부한 지식과 현실에 대한 예리한 통찰, 명쾌한 강의로 유명한 ‘한국 지성의 르네상스인’, 박홍규 교수와 함께 르네상스, 그 찬란한 가능성과 배반의 시대를 종횡무진 여행한다.
박홍규(법학자, 영남대 교수)
오사카 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창원대학교와 오사카대학교, 고베대학교 등 일본의 몇몇 대학에서 강의하고, 하버드 로스쿨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근로기준법론』, 『노동법론』 등 전공인 법학뿐 아니라, 영국의 진보적 사상가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를 조명한 『윌리엄 모리스의 생애와 사상』, 베토벤의 삶과 음악 세계를 새롭게 해석한 『베토벤평전: 갈등의 삶, 초원의 예술』, 오페라를 그 시대 정치와 사회의 관점에서 살펴본 『비바 오페라』,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 세계를 그린 『내 친구 빈센트』, 루쉰의 사상과 문학 전체를 넓은 시야에서 조망한 『자유인 루쉰』, 자유 학교를 위한 순교자로 알려진 페레의 생애를 쓴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등 인문,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해왔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국내에 처음 번역하여 소개하였으며, 셰익스피어를 제국주의자로 조명한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를 썼고, 1997년에는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대상 저작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모어의 『유토피아』를 번역하고 그와 관련된 몇 편의 글을 발표하는 등 유토피아 사상 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로 영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