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베스트셀러
이 강좌는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 요나스 요나손, 파울로 코엘료의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다룬다. 이들의 주요 작품들을 둘러보면서 문학이 무엇인지, 소설이 무엇인지, 하는 다소 원론적이지만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도 함께 나눠 본다.
어쩌면 가장 가벼운 소설의 형식(허구)으로 가장 무거운 이야기(진리)를 할 수 있는 게 문학 예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앎, 지식을 주는 게 철학이나 과학, 수학이라면 문학은 그런 것을 우리에게 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저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한 걸까.
진실과 거짓 사이
밀란 쿤데라에 따르면 소설은 진실과 거짓의 중간 어디쯤엔가 존재한다. 그 어떤 중간 지대에서 문학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의 가치만 존재하는 숨막히는 현실 질서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준다. 소설 속에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성과 속(성스러움과 세속적인 것)을 넘어서는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소설은 배타적으로 어떤 하나의 가치를 (폭력적으로)규정하고 다른 하나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그 둘을 아우르면서 우리의 현실 질서를 내파하는 힘을 갖는다.
정독과 오독 사이
현실의 언어가 억압적이라면 문학의 언어는 낯선 언어, 새로운 언어이다. 여기 네 작가의 베스트 셀러 소설들(밀란 쿤데라 『무의미의 축제』, 파울로 코엘료의 『불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문학이 무엇인지, 이들 소설은 왜 베스트 셀러가 되었는지 짚어 본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꼼꼼한 이해와 함께 비판적 읽기도 병행하면서 세계 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본다.
이번에 다루게 되는 밀란 쿤데라야 워낙 국내에도 팬이 많은 터이고, 무라카미 하루키나 요나스 요나손도 몇 년 전 베스트셀러에 1, 2위를 다투었던 작가들이다. 파울로 코엘료 또한 세계적으로 1억 3500만부 이상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실로 다룰 만한 작가들을 다루게 되는 셈이다.
이현우(서평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비교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에 서평과 칼럼을 연재해 왔으며, 특히 ‘로쟈’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http://blog.aladin.co.kr/mramor)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서평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림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문학과 인문학을 주제로 활발히 글을 쓰고 강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