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책을 읽다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희랍어 때문에 당황했던 경험이 있는가? '아페이론', '에포케' 같은 철학 용어는 물론이고, '유토피아', '카리스마', '마니아' 같은 일상어조차 알고 보면 모두 희랍어에서 온 것이다.
이 강좌는 희랍어 알파벳을 읽고 기본 구성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초 입문 과정이다. 하버드 대학 출판 교재 'A New Introduction to Greek'를 사용하여 6과까지 다루며, 총 6개월 과정의 첫 걸음을 내딛는다.
7강 16교시에 걸쳐 희랍어 글자 소개부터 명사와 형용사의 격변화, 동사변화까지 기초 문법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단순한 문법 암기를 넘어 희랍 문화와 언어의 역사적 배경까지 이해하며, 직접 번역 연습과 속담 해석을 통해 실용적 능력을 기른다.
희랍어가 수학 기호로만 보이는 인문학도들에게 이 강좌는 서양 고전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교양 수준의 이해'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전문 연구자 양성이 아니라 인문학 독서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쌓는 데 방점을 둔다. 하지만 동시에 격변화와 동사변화 같은 핵심 문법을 빠짐없이 다루어 탄탄한 기초를 제공한다.
김주일 강사의 친절하고 명료한 설명도 돋보인다. 매 강의마다 이전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며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혼자 공부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 특히 'X-mas'의 X가 희랍어 크리스토스(Χριστός)의 머리글자라는 일상적 예시나, '알파벳(Alphabet)'이 희랍어 알파(Α)와 베타(Β)를 합친 말이라는 설명은 학습 동기를 자극한다.
단순 문법 공부를 넘어 희랍어가 4000년간 구전되고 3000년의 문자 역사를 가진 언어라는 점, 유럽 문명 형성에 미친 영향 등 문화사적 맥락을 함께 제공한다. 5강과 7강에서는 실제 번역 연습과 속담 해석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해본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희랍어의 기초를 배우고 싶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먼저 철학이나 서양 고전을 공부하면서 희랍어 원전에 대한 동경을 품어온 분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를 조금이라도 원어로 읽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면 이 강좌가 그 시작점이 된다.
또한 인문학 필독서를 읽을 때마다 낯선 희랍어 개념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독서가들에게도 유용하다. 텍스트 속 희랍어 단어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고 기본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신학이나 고대사, 언어학에 관심 있는 분, 영어 어원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유럽 문명의 뿌리를 탐구하려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분 모두에게 이 강좌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단, 교재를 원서로 준비해야 하므로 이 점은 미리 감안해야 한다.
■ 수강팁
총 12시간 46분의 분량이지만 7강으로 나뉘어 있어 주 1~2회 페이스로 한 달 안에 완강할 수 있다. 다만 각 강의가 100분 내외로 길기 때문에 1~2교시로 나눠 듣는 것을 권한다.
교재 'A New Introduction to Greek'은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며, 강의록도 함께 제공되므로 교재 없이 강의록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다만 교재가 있으면 연습문제를 더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다.
희랍어 알파벳은 처음 보면 낯설지만 1~2강만 반복해서 들으면 금세 익숙해진다. 특히 2강 강세 부분은 나중에 단어 읽기에 중요하므로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3강 격변화와 6강 동사변화는 난이도가 있으므로 노트에 표를 정리하며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강사가 매번 복습해주지만, 수강생 스스로도 앞 강의를 다시 들어보며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5강과 7강 번역 연습은 실력 점검의 기회이니 직접 풀어보고 강의를 들으면 효과가 배가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쉽고 편안하다"는 평가와 "예상보다 진도가 빠르고 깊이가 있다"는 평가로 나뉜다. 대체로 강사의 친절한 설명과 체계적인 복습 방식에 만족도가 높다.
"왜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쓰는지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희랍어가 외계어에서 친근한 언어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문학 필독서 읽기가 한결 편해졌다"는 긍정적 후기가 많다. 특히 "강의를 듣고 나니 철학 개념들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알게 되어 텍스트 읽는 깊이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인상적이다.
한편 일부 수강생은 "교양 수준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본격적인 문법 학습"이라며 분량과 난이도에 부담을 느꼈다는 의견도 있다. "격변화부터 외워야 할 내용이 많아 직장과 병행하기 버거웠다"거나 "강의 시간이 너무 길어 체력적으로 부담"이라는 후기도 있다. 교재를 원서로 구해야 하는 점과 강의록의 희랍어 철자 표시 문제를 지적한 의견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내용의 질에는 만족하는 분위기다.
■ 마치며
희랍어는 서양 문명의 뿌리이자 인문학의 기초 언어다. 'That's all Greek to me(그건 나한테 희랍어야=전혀 모르겠어)'라는 영어 속담처럼, 희랍어는 어렵고 낯선 언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강좌를 통해 그 문턱을 넘으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희랍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고대 언어 하나를 익히는 것이 아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유했던 언어로 생각해보고, 신약성서가 기록된 원어를 이해하며, 유럽 문명의 사상적 토양을 직접 만져보는 경험이다. 김주일 강사의 안내를 따라 희랍어의 첫 걸음을 내딛어보자. 기초 희랍어 II, III, IV로 이어지는 6개월의 여정 끝에는 원전 독해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강사소개
김주일(철학자, 정암학당 상임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파르메니데스 철학에 대한 플라톤의 수용과 비판」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희랍 철학을 주 관심 분야로 삼아 예술 철학과 철학사 전반에 걸쳐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원이자 정암학당 상임연구원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읽고 번역하고 있으며, 성균관대, 추계예술대학교 등에서 미학 및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교재소개
『A New Introduction to Greek』/ Alston Hurd Chase, Henry Phillips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