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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회화, 글과 그림의 유기적 결합체
조선시대 그림의 향유자는 그림을 요청하고 그림을 소유할 수 있는 계층, 즉 지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의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그림이란 많은 경우 그들 학업의 주된 텍스트였던 유교 경전이나 중국 문학작품들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 혹은 문학·철학적 세계로 단련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이미지였다. 따라서 문학·철학적 텍스트가 그림과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지 이해하지 않으면 그림의 이해가 본질적으로 불가하다. 반면에 그림에 관련된 문학적 텍스트를 이해한다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너머 그림을 즐긴 그 시절 향유층의 내면 - 진실된 것 혹은 정치적인 것 -에 접근할 수 있다. 이 강좌는 그림의 문학적 내면을 읽어감으로써 이러한 접근을 시도한다.
조선 지식인의 내면에 접근하는 지름길
이 강좌는 조선시대 그림 명품들을 다루면서 해당 회화 작품에 관련된 문학작품을 소개한다.
그림과 글이 조합되는 양상 및 이들 조합이 추구한 주제라는 두 측면을 아울러 살필 것이다.
허필, <두보시의도 杜甫詩意圖>
모두 8회차의 강의로 구성되었는데, 1강과 2강에서는 수백 년 동안 그림으로 거듭 그려진 주옥같은 명시구들을 소개한다. 이어서 그 내용이 특별히 오묘하다고 판단되는 꿈 표현의 시문학과 그림의 다양한 표현으로 깊숙이 들어가본다. 3강과 4강에서는 조선시대 그림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대문인과 철학자를 만나볼 것이다. 스타와 같았던 거장 문인과 철학자의 이미지가 그들의 문학작품을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 세계를 감상하게 된다. 5강에서는 인기 있게 등장하는 인물 그림으로, 그 핵심은 역사적 행적에 초점이 있는 이들의 그림을 볼 것이다. 아울러 역사적 사건이나 에피소드로 교훈을 전달하는 그림들과 관련된 문학작품과 이를 표현한 회화 작품을 함께 본다.
이상의 5강에서 회화 작품이 문학작품의 서정성과 서사성을 표현하는 경우들을 모두 살펴보게 된다. 이후 6강과 7강에서는 그림과 문학의 결합상이 보여주는 두 가지 커다란 효과에 주목할 것이다. 하나는 문학과 그림이 한 화면에 결합하여 하나의 정신적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걸작의 경우를 소개하는 강의라면 다른 하나는 주제의 정치적 전달로 활용된 그림의 기능을 분석하는 강의가 될 것이다. 끝으로 8강에서는 소위 민화 혹은 유사 성격의 그림을 모아서 그것들에 관련된 문학작품의 내용을 소개한다.
고연희(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당시 산수기행시문의 비교 연구로 국문학 박사 학위를,
한국과 중국의 화조화 이미지 속 정치성의 연구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시카고대 동아시아 미술연구소에서 연구하였고,
홍익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하였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