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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불, 흙, 공기-자연의 원형, 마음의 원형
4원소로 알려져 있는 물, 불, 흙, 공기는 자연을 움직이는 4가지 큰 힘의 다른 이름dl다. 4원소는 우리 외부의 자연뿐 아니라 우리 내면의 자연 속에서도 살아 생동하고 있다.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것은 우리 생각일 뿐 우주는 동일한 힘이 생성소멸하고 변화되는 큰 장이기 때문dl다. 따라서 4원소는 자연의 원형일 뿐 아니라 우리 마음의 원형을 나타내기도 한다.
일찍이 4원소를 사람과 자연, 몸과 마음, 이미지와 실재 전체를 관통하는 우주적 힘으로서 바라보았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이 네 가지 원형을 통해 사람이 자연과 교감하고 상호작용하여 내부의 창조성을 꽃피울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낸 바 있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
그가 4원소론을 통해 주목했던 것은 우리의 상상력이 활동하는 길과 방향이다. 상상력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살아가는 방식, 창조하는 방식을 끌고 가는 근원적인 힘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 세상에서 다른 존재들과 교감하고 상호작용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그는 느리고 섬세하며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수많은 시적 이미지들을 길어 올리고 그 이미지들이 어떻게 우리 내면 속에서 움직이면서 세계를 창조해내는지를 밝혀놓았다.
이 수업에서는 바슐라르가 전해준 이미지에 대한 탐사 기록을 따라 자연의 깊은 몸 속으로, 우리 내면의 깊은 우주 속으로 들어가 행복한 꿈꾸기를 함께 해보려 한다. 꿈과 환상, 신화와 예술작품 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동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호흡해보고 싶으신 여러분을 초대한다.
김융희(미학자)
서강대에서 철학을,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7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학과 예술론, 신화와 상상력을 가르쳤다. 지금은 학교 밖으로 나와 명함 없는 자유인으로서 역시 강의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학교에서 글로 배운 지식들 너머 몸과 감성으로 체득하는 공부를 통해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길을 찾는 중이다. 감성과 아름다움, 꿈과 환상, 예술과 창조성, 몸과 자연에 대한 공부와 향유가 삶의 테마이다. 그 동안 지은 책으로는 『예술, 세계와의 주술적 소통』, 『빨강: 매혹의 에로티시즘에서 금기의 레드 컴플렉스까지』, 『검은 천사, 하얀 악마: 흑백의 문화사』, 『삶의 길목에서 만난 신화』가 있으며 그 밖에 여럿이 함께 지은 책으로 『철학, 예술을 읽다』, 『예술, 인문학과 통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