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주요 개념들은 그 자체로 논쟁과 대화의 중심에 놓여 온 철학의 주제들이다. 이 개념들은 항상 재해석되고 재정의되며 철학의 사유가 펼쳐지는 장을 제공해 왔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적 개념들의 구도와 맥락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짚어주는 알짜배기의 강의!
철학의 핵심, 개념
들뢰즈와 가타리는 철학을 ‘개념들을 형성하고 창안하고 만드는 기술’로 정의한다. 말하자면 철학은 개념을 창조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개념을 창조한다는 것이 늘 신조어를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철학자들은 기존 개념의 재정의, 새로운 구도와 연결을 통해서도 작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사에는 낯설고 새로운 개념들 외에도, 친숙하게 반복되는 개념들이 넘쳐난다. 다만 새로운 구도 속에서 그 용법과 의미를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그 친숙함은 곧 혼란과 애매함으로 바뀔 위험이 있다.
생성하는 개념들의 성좌
철학의 문제의식은 철학사를 관통하는 주제를 형성하고, 그것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들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그 개념들은 철학자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새로운 구도를 형성한다. 존재-생성, 원리-원인, 하나-여럿, 유한-무한, 필연-우연, 주체-타자 등 서로 짝을 이루거나 유사한 이 개념쌍들은 철학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열쇠인 동시에 철학적 논쟁이 벌어지는 평면을 제공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움직이고 이동하며 형태를 바꾸어가는 성좌처럼, 개념들과 그 구도가 변화한 역사를 통관할 수 있다면 철학(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더 용이해지지 않을까.
고대에서 현대까지, 자연철학부터 신유물론까지
이 강의는 철학사의 주요 개념들을 역동적인 플라네타리움처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철학적 개념이 등장했던 초기의 맥락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이후 어떤 구도와 계보에 의해 사유의 노선이 만들어졌는지, 이 개념들에 다가가는 현대의 문제의식은 무엇인지 동적인 구도 변화로 이어진다. 묵직한 개념들과 커다란 이름들을 다루면서도 설명은 쉽고 간결하다. 이 강의를 통해 우리는 철학과 철학사를 다시 혹은 더 깊이 읽어낼 사유의 나침반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