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우리는 지금 광기의 역사 속에 살고 있는가?" 미셸 푸코의 대표작 『광기의 역사』는 이 도발적 질문으로 시작한다. 서양 중세의 나병환자, 르네상스의 성병환자에게 가해지던 배제와 소외의 칼날은 고전주의 시대에 이르러 광인을 향한다. 이성주의가 만연하던 시대, 부르주아적 질서는 자신들의 가치관 밖의 존재들을 차별하고 격리하기 시작했다.
본 강의는 푸코 연구의 권위자 이정우 교수와 함께 『광기의 역사』 제1부를 정밀하게 강독한다. '광인들의 배', '대감호', '비행의 세계', '광기의 경험', '정신이상자들'까지 다섯 개 장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부터 고전주의 시대에 걸친 광기 인식의 변화를 추적한다.
현대 사회에서 광기는 질병으로 취급받지만, 우리는 과연 또 다른 소외와 배제로부터 자유로운가. 푸코가 제시한 차별과 타자화의 역사를 통해, 지금 여기의 배제 메커니즘을 다시 사유하게 될 것이다.
■ 강의특징
이정우 교수가 20대에 만나 사상적 충격을 받았다는 『광기의 역사』. 그는 이 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푸코 전문가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푸코의 텍스트를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해설로 풀어낸다.
강의는 역사적 맥락을 꼼꼼히 짚어간다. 르네상스 시대 광기가 상상력의 옷을 입고 세상과 공존하던 모습부터, 고전주의 시대 합리주의와 상업자본주의 배경 속에서 비이성이 수용소로 격리되는 과정까지 체계적으로 다룬다.
푸코만의 독특한 개념들이 명확해진다. 헤테로토피아, 혼재공간, 비이성, 대감호 등 생소한 용어들이 구체적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이해된다. 광기를 우주적·비극적 광기와 도덕적·비판적 광기로 나누는 푸코의 분석, 수용시설이라는 공간이 갖는 의미, 법적 주체와 사회적 존재 사이의 긴장 등이 상세히 해명된다.
무엇보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와 연결된다. 17세기 수용소의 탄생은 오늘날 정신병원과 교도소의 원형이다. 부르주아 도덕 혁명이 만든 배제의 논리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작동한다. 푸코를 읽으며 동시에 한국 사회의 차별과 타자화를 성찰하게 된다.
강의는 『광기의 역사』 제1부만 다루지만, 푸코 사상의 핵심이 응축되어 있다. 권력과 지식의 관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만들기, 감시와 처벌의 메커니즘 등 푸코 철학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 광기라는 주제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 추천대상
푸코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감시와 처벌』이나 『성의 역사』보다 먼저 출간된 『광기의 역사』는 푸코 사유의 출발점이다. 이정우 교수의 안내로 푸코 특유의 고고학적 방법론을 차근차근 익힐 수 있다.
현대 사회의 배제와 차별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등 오늘날 타자화되는 존재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푸코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배제의 구조 자체다.
철학과 역사를 함께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푸코는 철학적 개념을 구체적 역사 속에서 전개한다.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시대의 생생한 자료들을 통해 사유가 진행된다.
정신의학, 사회학, 법학 등 인접 학문에 관심 있는 이들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광기를 의학적 질병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권력적 산물로 보는 푸코의 시각은 학제적 사유를 요구한다.
■ 수강팁
『광기의 역사』(나남출판, 이규현 역) 원문을 함께 읽으며 듣길 권한다. 1강은 강의록만으로도 가능하지만, 2강부터는 교재를 참조해야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푸코의 문체는 독특하다. 문학적이면서도 역사적이고, 서사적이면서도 분석적이다. 한 번에 이해하려 하기보다, 강의를 들으며 천천히 음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넘어가고, 교수의 설명을 듣고 다시 읽으면 의미가 열린다.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미리 공부해두면 좋다. 상업자본주의의 발전, 국민국가의 형성, 합리주의 철학의 등장 등 시대적 맥락을 알면 광기 인식의 변화가 더 명확해진다.
6강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강이 80~90분으로 상당히 길다. 한 강을 여러 번에 나눠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개념이 집중적으로 나오는 부분은 반복해서 들으며 익히길 바란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푸코를 이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평한다. 독학으로는 좀처럼 뚫리지 않던 텍스트가 이정우 교수의 해설과 함께 읽으니 의미가 분명해진다는 반응이다.
특히 현대 사회를 보는 시각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다. 정신병원, 교도소, 학교 같은 제도들이 단순히 치료나 교육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배제와 정상화의 메커니즘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는 내용의 무거움을 언급하기도 한다. 광기의 역사는 결국 차별과 폭력의 역사다. 하지만 바로 그 무거움이 사유의 깊이를 만든다는 의견이다.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정우 교수의 강의력에 대한 찬사도 이어진다. 고대철학부터 현대철학까지,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넘나드는 해박함이 푸코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데카르트, 칼뱅, 바슐라르, 캉길렘 등 다양한 사상가들과의 연결 속에서 푸코가 새롭게 읽힌다.
■ 마치며
『광기의 역사』는 단순히 광인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며, 우리가 어떻게 타자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이정우 교수와 함께하는 이 여정은 과거로의 여행이자 현재에 대한 성찰이다. 차별이 만연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푸코는 여전히 유효한 경고이자 길잡이다. 배제와 타자화의 역사를 항해하며, 더 나은 세계를 사유하는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