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이 강의는 서구 근대 철학의 거대한 봉우리로 불리는 칸트 철학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강좌다. 칸트 이전의 철학이 칸트에게서 종합되고, 칸트 이후의 철학이 칸트로부터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칸트 철학은 호수에 비유되곤 한다. 이 강좌는 3대 비판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을 중심으로 칸트 철학의 핵심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칸트가 던진 이 세 가지 질문에 상응하는 사변이성, 실천이성, 판단력의 영역을 따라가며 인식론과 도덕론, 목적론의 문제를 살핀다. 감성-오성-이성으로 이어지는 인식의 구조, 선의지와 정언명법으로 요약되는 도덕법칙, 자연과 자유를 매개하는 합목적성의 문제가 거대한 체계를 이룬다.
강의는 칸트 철학의 이해에서 멈추지 않는다. 헤르더와 마이몬이라는 동시대 철학자들의 비판을 통해 칸트 철학의 약점을 짚어보고, 피히테로 이어지는 독일 이념론의 출발점을 확인한다. 이를 통해 근대와 탈근대를 잇는 가교로서 칸트 철학의 위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 강의특징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대장정 시리즈 여덟 번째 편으로, 철학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칸트를 조망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편적인 칸트 해설이 아니라 세계철학의 맥락 안에서 칸트가 어떻게 위치하는지 보여준다. 라이프니츠, 스피노자 등 이전 철학자들과의 연관성을 지적하고, 동양 철학의 유사한 문제의식과 비교하며 더 큰 시야를 확보한다.
복잡하고 난해한 칸트 철학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정리한다는 점도 돋보인다. 선험적 종합판단, 이율배반, 정언명법 같은 핵심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3대 비판서의 전체 구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1강에서 감성-오성-이성의 전체 구도를 먼저 제시하여 방대한 체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한다.
칸트에서 끝나지 않고 포스트 칸트 철학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헤르더와의 목적론 논쟁, 마이몬의 무한소미분 철학, 피히테의 지식학까지 다루며 칸트가 던진 물음이 어떻게 새로운 철학적 대화로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철학을 정적인 진리가 아닌 끝없는 질문과 대답의 과정으로 이해하게 한다.
■ 추천대상
칸트 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순수이성비판』을 독학으로 읽다가 좌절한 경험이 있다면 이 강의가 큰 도움이 된다. 감성론-오성론-변증론의 구조, 범주와 도식의 관계 같은 복잡한 내용을 명쾌하게 정리해준다. 원전을 읽기 전 전체 지도를 얻고 싶거나, 읽은 후 체계를 정리하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하다.
철학사의 흐름 속에서 칸트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적합하다.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시리즈를 따라온 분들이라면 더욱 풍부한 맥락 속에서 칸트를 만날 수 있다. 근대 철학이 칸트에게서 어떻게 종합되고, 칸트 이후 독일 이념론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같은 질문이 현재의 삶과 맞물려 고민이 되는 분들에게도 의미 있다. 칸트의 질문은 18세기뿐 아니라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식과 도덕, 희망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분들에게 깊이 있는 사유의 계기를 제공한다.
■ 수강팁
총 7강 28교시, 8시간 44분으로 부담 없는 분량이다. 한 교시가 평균 20분 내외여서 출퇴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들을 수 있다. 다만 1강은 101분으로 다소 길고 내용 밀도가 높으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필기를 적극적으로 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캡처해두는 것을 권한다. 특히 교수님이 도표나 구조로 정리해주시는 부분은 반드시 기록해두자. 칸트의 범주표, 판단의 형식, 3대 비판서의 구조 같은 내용은 시각적으로 정리해두면 복습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정도 철학 공부를 한 후에 듣는 것이 좋다. 완전 초보자에게는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 철학 입문 강좌를 몇 개 듣고 난 후, 또는 서양철학사를 한 번 훑어본 후에 듣는다면 훨씬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다.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시리즈를 순서대로 따라왔다면 더할 나위 없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칸트의 복잡한 체계를 명쾌하게 정리해준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독학으로는 불가능했던 『순수이성비판』의 구조를 이해하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 선험적 종합판단, 도식론, 범주 같은 난해한 개념들이 실타래 풀리듯 정리됐다는 평이다.
칸트에서 끝나지 않고 포스트 칸트 철학까지 연결한 점도 호평받았다. 헤르더, 마이몬, 피히테를 통해 칸트 이후의 철학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특히 피히테의 지식학까지 다뤄 독일 이념론으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다만 강의록이 없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내용의 밀도가 높아서 필기만으로는 따라가기 버거웠다는 반응이다. 또한 마이몬에 한 강을 할애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흥미로웠다는 평과 그 시간에 칸트를 더 다뤘으면 좋겠다는 평이 공존했다.
■ 마치며
칸트는 철학사의 거대한 산이다. 그 산을 홀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 이정우 교수는 명쾌한 설명으로 그 산을 오르는 길을 안내한다. 감성-오성-이성의 구조, 3대 비판서의 체계, 선험적 주체의 의미가 하나씩 분명해진다.
더 중요한 것은 칸트 산을 넘은 후의 풍경이다. 칸트가 던진 질문은 완결되지 않았다. 헤르더는 목적론의 문제를 제기했고, 마이몬은 무한소미분의 철학으로 대답했으며, 피히테는 자유의 문제를 새롭게 정초했다. 철학은 끝없는 대화다.
8시간 44분의 여정은 칸트를 이해하는 시간이자 근대와 탈근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시간이다. 칸트의 선험적 주체와 함께 우리는 새로운 철학적 지평으로 한 걸음 내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