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우리는 기계들의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AI, 알고리듬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다. 하지만 기계를 단순한 도구로만 이해하는 것은 기술문명으로부터의 소외를 자초한다. 이 강좌는 기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 즉 기계주의 세계관의 파노라마를 그려내는 입문 강의다.
기계는 이제 또 하나의 자연이다. 인간과 함께 공진화하며 미래를 가속하는 행위자다. 인간 이전부터 존재했고 인간 이후에도 존재할 탈인간화된 객체-주체다. 기계에 대한 이런 다층적 인식은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해왔고, 이제는 새로운 존재론과 세계관을 요청하고 있다.
5강에 걸쳐 가속주의, 제노페미니즘, 트랜스휴머니즘, 포스트휴머니즘을 가로지르며 기계주의의 다양한 얼굴을 만난다. 변화의 가속을 열망하는 미래주의, 기계화된 육체에 대한 도착적 욕망, 인간 없는 세상을 사유하는 객체지향 존재론까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놀이하며 창조하는 해커로서의 실천적 태도를 모색한다.
■ 강의특징
짧지만 강렬하다는 것이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이다. 총 5강 7시간 21분의 콤팩트한 구성이지만 기계주의의 핵심 쟁점들을 빠짐없이 다룬다. 입문 강좌로서 전체 지형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는 데 집중한다. 각 이론의 세부보다는 전체적인 흐름과 상호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사이버펑크적 상상력에서 출발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블레이드러너, 공각기동대 같은 SF 작품들이 일찍이 포착한 기계와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철학적으로 심화한다. 예술과 이론, 상상력과 사유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문학 전공자인 오영진 교수의 배경이 강의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단순히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 태도를 모색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지막 5강에서 다루는 해커의 윤리는 기계주의 시대를 살아갈 구체적인 자세를 제시한다. 알고리듬과 코딩을 노동이 아닌 예술과 놀이로 보는 관점, 열린 코드의 공간에서 창조하는 게이머로서의 해커상은 오픈소스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 추천대상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대신,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한다. 기계에 대한 무지가 소외를 낳는다는 1강의 메시지는 모든 현대인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사이버펑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들을 수 있다. SF 영화나 소설에서 접했던 기계-인간 융합의 이미지들이 철학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상상력과 이론의 접점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이나 포스트휴머니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적합하다. 두 개념이 어떻게 다른지, 강화인간에 대한 욕망이 지닌 의미는 무엇인지, 인간 없는 세상을 상상한다는 것이 어떤 함의를 갖는지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게임 개발자나 프로그래머에게도 유용하다. 코딩을 단순 노동이 아닌 창조적 예술로 보는 관점은 일에 대한 새로운 동기를 부여한다. 해커를 창조적 게이머로 보는 시각은 오픈소스 운동이나 메이커 문화와도 연결된다.
■ 수강팁
5강 7시간이라는 짧은 분량이지만 다루는 주제는 방대하다. 가속주의, 제노페미니즘, 트랜스휴머니즘, 포스트휴머니즘, 객체지향 존재론까지. 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전체 지형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입문 강좌로 받아들이고, 관심 가는 주제는 별도로 더 공부하는 것을 권한다.
강의록이 제공되니 적극 활용하자. 오영진 교수가 언급하는 작품이나 이론가들의 이름을 메모해두고 나중에 찾아보면 좋다. 사이버펑크 작품 목록, 추천 논문 등을 정리해두면 복습할 때 유용하다.
완전 철학 초보자도 충분히 들을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많이 든다. 7시간이면 주말 이틀 정도면 완강 가능한 분량이다. 부담 없이 시작해서 기계주의 철학의 전체 풍경을 조망해보자.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AI 시대에 꼭 필요한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계를 도구가 아닌 공진화하는 존재로 보는 시각이 신선했다는 반응이다. 기계비평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지만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것 같다는 평이다.
사이버펑크를 좋아하는 분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2강 가속주의 부분과 3강 강화인간 부분이 흥미로웠다는 평이 많다. 블레이드러너나 공각기동대 같은 작품을 다시 보게 됐다는 후기도 있다.
5강이라 짧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각 주제를 더 깊이 다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다만 입문용으로는 적절한 분량이고, 관심 주제는 별도로 공부하면 된다는 평도 많다.
해커의 윤리를 다룬 5강이 실천적이어서 좋았다는 반응도 있다. 코딩을 예술로 보는 관점이 동기부여가 됐다는 개발자들의 후기가 인상적이다.
■ 마치며
기계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우리와 함께 진화하고, 우리를 변형시키며,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 행위자다. 기계에 대한 무지는 단순히 기술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강좌는 기계주의 세계관의 히치하이커 가이드다. 7시간 21분의 여정 동안 가속주의자, 트랜스휴머니스트, 포스트휴머니스트, 해커를 만난다. 그들이 그리는 미래의 풍경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기계와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탐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좌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해커가 된다. 놀이하며 창조하고, 위반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주체. 기계주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자화상이다. 기계들의 세상을 여행할 준비가 됐다면 이제 출발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