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라캉의 주저 『에크리』는 정신분석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난해한 텍스트로 꼽힌다. 긴 시간에 걸쳐 쓴 논문들을 모은 이 책은 저자 스스로 "읽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면 『에크리』를 향한 여정에 좋은 안내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강좌는 영미권 최고의 라캉 해설가 브루스 핑크가 『에크리』의 핵심 논문만을 선별해 해설한 『에크리 읽기』를 강독한다. 분석가의 자리, 언어와 무의식, 욕망과 타자, 환상과 주이상스 등 라캉 사상의 근본 문제들을 다룬 4편의 논문을 통해, 라캉 이론의 정수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 강의특징이 강좌는 라캉 입문 시리즈의 두 번째 여정이다. 기본 개념을 다룬 첫 강좌가 워밍업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라캉이라는 사상의 산맥을 오르기 시작한다. 『에크리』라는 높은 봉우리를 향해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서 브루스 핑크의 해설서를 활용하는 것이다.
유충현 강사는 스스로 라캉 읽기가 트라우마적 경험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렇기에 초심자들이 발을 헛딛기 쉬운 곳, 오르기 힘든 가파른 길을 끈기 있게 함께 걷는다. 어려운 부분일수록 더 길고 상세하게 설명하며, 오랜 독서와 연구를 통해 쌓은 이해를 아낌없이 나눈다. 라캉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으면서도 입문자에게 접근 가능한 길을 제시하는 것이 이 강좌의 특징이다.
■ 추천대상라캉의 기본 개념을 학습했지만 원전 읽기는 아직 부담스러운 사람, 『에크리』를 직접 읽기 전 충실한 준비가 필요한 사람에게 권한다. 정신분석에 관심은 있지만 라캉의 난해함 앞에서 좌절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강좌가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언어와 무의식의 관계, 주체와 욕망의 문제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 현대 철학과 정신분석의 교차점을 탐구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 수강팁
브루스 핑크의 『에크리 읽기』를 함께 읽으며 수강하면 이해도가 크게 높아진다. 강의를 들으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표시해두었다가 반복 수강하는 것을 권한다. 라캉의 개념들은 한 번에 이해되지 않으며, 여러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만날 때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욕망의 그래프, 네 가지 담론, 은유와 환유 등 핵심 개념이 나올 때는 강의를 멈추고 직접 도식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또한 강의에서 언급되는 프로이트의 사례들(늑대인간 등)을 찾아 읽으면 맥락 이해에 도움이 된다.
■ 마치며라캉은 쉬운 사상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사유는 주체, 욕망, 언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에크리』라는 정상에 바로 오르기는 힘들지만, 이 강좌는 그곳으로 가는 충실한 중간 여정이 되어줄 것이다.
브루스 핑크라는 훌륭한 안내자와 유충현 강사의 끈기 있는 설명이 함께하는 이 강좌를 통해, 라캉이라는 거대한 사상의 산맥을 오르는 기초 체력을 다져보자.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