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라캉을 읽는다는 건 결국 그의 텍스트를 직접 마주하는 일이다. 하지만 라캉의 주저 『에크리』는 "독자가 이해할 수 없도록 씌인 글들의 모음"이고, 『세미나』 27권은 구어체 강의의 녹취록이다. 입문서나 해설서만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이 강좌는 유충현 강사가 이끄는 라캉 입문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원전 강독으로 본격 진입하는 관문이다. 「논리적 시간」, 「칸트와 사드」 등 『에크리』의 핵심 논문과 『세미나』 8권(전이), 11권(네 가지 근본개념), 20권(앙코르)에서 발췌한 글들을 함께 읽는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핵심은 '직접 읽기'다. 「논리적 시간」의 세 죄수 딜레마 퍼즐에서 시작해, 칸트의 정언명법과 사드의 향유 개념을 나란히 놓는 「칸트와 사드」로 나아간다. 이 글은 라캉이 정신분석의 윤리를 어떻게 사유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텍스트다.
홀바인의 그림 〈대사들〉을 경유해 응시(gaze)와 대상 a의 관계를 탐구하는 『세미나』 11권 강독,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와 보로메오 매듭을 통해 증상의 문제를 새롭게 다루는 '생톰(sinthome)' 개념까지 — 7강 28교시에 걸쳐 라캉 사유의 정수를 원전으로 맛본다.
■ 추천대상
라캉 입문 1·2강좌를 수강했거나 이에 상응하는 기초 지식을 갖춘 이들에게 적합하다.
정신분석, 현대 철학, 예술 이론에 관심이 있으며 이제 2차 문헌을 넘어 원전으로 가고 싶은 독자라면 이 강좌가 그 통로가 된다. 라캉의 텍스트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이 강좌를 들을 적기다.
■ 수강팁
브루스 핑크의 『에크리 읽기』(도서출판 b)와 『세미나 11』(새물결)을 옆에 두고 수강하면 이해도가 한층 높아진다.
라캉의 텍스트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강의를 들은 뒤 원전 텍스트를 다시 펼치는 반복이 가장 효과적이다. 완전히 이해하려 하기보다, 어디서 막히는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이 강좌의 목표 중 하나다.
■ 마치며
입문은 넘어섰지만 원전이 여전히 낯설다면, 이 강좌가 셰르파가 되어줄 것이다.
라캉이라는 히말라야를 혼자 오르려 하지 말 것. 길을 만들며 나아가는 즐거움은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유충현(독립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