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헤겔에 와서 미학은 미와 예술의 학문으로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10강에 걸쳐 헤겔의 방대한 미학 체계를 탐구하는 강좌다. 칸트의 미적 판단론, 쉴러의 놀이충동, 슐레겔의 아이러니 등 낭만주의 미학을 출발점으로 삼아, 헤겔의 독창적 미론인 이념과 가상의 미학을 배운다. 예술사의 세 단계(상징주의, 고전주의, 낭만주의)와 다섯 장르(건축, 조각, 회화, 음악, 시문학)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루카치와 벤야민의 미학 이론까지 다루며 헤겔 미학의 현대적 유산을 살핀다.
헤겔은 미를 이념의 감각적 형상화로 정의한다. 어떤 현상이 자기 부정을 통해 무한한 것을 지향하며 드러낸다면 그것이 가상이고, 가상이 드러내는 것이 이념이다. 이 독특한 관점은 현대 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예술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흐름과 예술에서 정신적 표현을 찾는 흐름, 후자가 헤겔의 직접적 영향 아래 있다. 헤겔주의적 미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헤겔 미학의 전모를 체계적으로 다룬다. 한국어 번역본 세 권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10강으로 압축하되,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미론(제1권), 예술사(제2권), 장르론(제3권)의 삼부 구조를 충실히 따라간다.
낭만주의 미학에서 출발한다. 헤겔 미학을 이해하려면 그 출발점인 칸트, 쉴러, 슐레겔을 알아야 한다. 칸트의 무관심의 관심, 주관적 합목적성, 숭고미 이론을 배운다. 빙켈만과 괴테의 고전주의, 쉴러의 놀이충동과 가상 개념, 슐레겔의 아이러니와 낭만주의 문학론을 정리한다. 헤겔이 이들을 어떻게 계승하고 극복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헤겔 미론의 핵심 개념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개념과 이념, 현실성과 자기 실현, 무한성과 자유, 절대정신과 사회 등 헤겔 철학의 기본 개념을 미학의 맥락에서 설명한다. 가상이 왜 정신의 표현인지, 자연미와 예술미는 어떻게 다른지, 형식과 정제는 무엇인지 배운다.
예술사의 변증법적 전개를 추적한다. 상징주의(고대 동방), 고전주의(그리스), 낭만주의(중세 이후)라는 세 단계가 어떻게 이념과 가상의 관계 변화로 설명되는지 본다. 상징에서 현현으로, 현현에서 가상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리스 예술의 발전과 쇠퇴, 근대의 낭만적 예술, 예술의 종말 테제까지 다룬다.
장르론의 체계를 이해한다. 건축(공간예술), 조각(조형예술), 회화(색의 예술), 음악(내면의 시간예술), 시문학(관념의 예술)이라는 다섯 장르가 질료로부터의 점진적 해방 과정으로 배열된다. 각 장르의 특성과 역사적 위치를 배운다.
현대 미학과의 연결고리를 제시한다. 루카치의 미적 반영론, 사회주의적 리얼리즘, 벤야민의 알레고리 이론과 아우라 개념을 통해 헤겔 미학이 20세기에 어떻게 변주되었는지 본다.
■ 추천대상
헤겔 철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미학 강의는 헤겔 철학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문이다. 정신현상학이나 논리학보다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헤겔의 핵심 개념들을 배울 수 있다.
미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근대 미학의 종합인 헤겔을 통해 칸트, 쉴러, 슐레겔까지 함께 배운다. 예술사와 장르론의 포괄적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예술 이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권한다. 상징과 알레고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등 예술사의 핵심 개념들을 철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 미술사나 문학 이론 전공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루카치나 벤야민에 관심 있는 이들, 헤겔 미학의 현대적 영향을 알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 수강팁
헤겔의 기본 개념에 익숙해지자. 이념, 개념, 현실성, 절대정신 같은 용어가 반복 등장한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강의를 들으며 점차 이해하게 될 것이다. 강의록이 제공되니 복습에 활용하자.
예술사의 세 단계를 확실히 구분하자. 상징주의(이념이 감각 형식 속에 갇힘), 고전주의(이념과 형식의 완벽한 조화), 낭만주의(이념이 감각 형식을 넘어섬)라는 변증법적 전개를 이해하면 헤겔 미학의 뼈대가 잡힌다.
구체적 예술 작품을 떠올리며 들으면 좋다. 헤겔은 이집트 피라미드, 그리스 조각, 중세 회화, 근대 소설 등 수많은 작품을 언급한다. 가능하다면 이미지를 찾아보며 듣자. 추상적 이론이 구체화된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들을 것을 권한다. 전반부(1-6강)의 미론이 후반부(7-10강)의 예술사와 장르론의 토대가 된다. 건너뛰지 말고 따라가자.
■ 마치며
헤겔에 와서 미학은 비로소 학으로서 완성된다. 바움가르텐의 감각의 학, 칸트의 미적 판단의 학을 거쳐, 헤겔은 미와 예술 자체의 본질을 탐구한다. 미는 이념의 감각적 현현이다. 예술은 역사적으로 발전한다. 상징에서 고전으로, 고전에서 낭만으로, 질료에서 형식으로, 공간에서 시간으로, 감각에서 관념으로 나아간다.
헤겔 미학은 현대 미학의 토대다. 한편에는 예술의 자율성을 주장하는 형식주의가 있고, 다른 편에는 예술의 정신적 내용을 탐구하는 헤겔주의가 있다. 루카치의 리얼리즘론, 벤야민의 알레고리론이 모두 헤겔의 영향 아래 있다. 이 강좌를 통해 미학의 거대한 산맥을 넘어가 보자. 헤겔 철학의 또 다른 문이 열릴 것이다.
이병창(철학자)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수학하고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정신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1년 2월 명예퇴직을 했다. 이후 현대사상사 연구소 소장으로서 헤겔 철학과 정신 분석학 및 마르크스 주의를 연구하면서 문화 철학 및 영화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