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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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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바움가르텐에서 마르크스에 이르는 시대는 서양 철학사에서 미학과 예술철학에 대해 가장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던 시대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모든 미학적 논의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런 까닭에 근대 미학은 미학에 입문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반드시 통과해야 할 대문이다.
본 강좌는 셸링, 헤겔, 쇼펜하우어, 마르크스 네 명의 철학자를 중심으로 근대 미학의 핵심을 탐구한다. 셸링의 예술철학, 헤겔의 예술 종말론,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이데아, 마르크스의 예술과 혁명론을 차례로 살핀다. 특히 교사를 위해 기획되었으나 미학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의실 문은 열려 있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근대 미학의 핵심 사상가들을 균형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1강에서는 셸링의 예술철학을 다룬다. 셸링의 사유체계, 선험론적 관념론의 목적론, 예술산물의 특성을 살핀다. 셸링은 예술을 철학의 오르가논으로 보았고, 예술에서 의식과 무의식이 합일된다고 주장했다.
2강은 헤겔의 미학이다. '예술의 종말'이라는 유명한 테제를 중심으로, 정신의 감성적 현현으로서의 예술, 미의 이념, 자유로서의 정신을 논한다. 헤겔에게 예술은 진리를 추구하는 세 가지 형식(예술-종교-철학) 중 하나다. 예술교육의 중요성과 예술 역사의 세 단계(상징적-고전적-낭만적)도 다룬다.
3강은 쇼펜하우어의 예술론이다. '표상과 의지'라는 그의 독특한 형이상학을 토대로, 주의주의(主意主義) 철학에서 예술이 갖는 위치를 탐구한다. 의지와 이데아와 현상의 관계, 예술과 천재와 광기의 연관, 건축·비극·음악 등 개별 예술에 대한 그의 견해를 살핀다. 특히 음악을 의지의 직접적 현현으로 본 그의 음악론은 압권이다.
4강은 마르크스다. 마르크스가 20세기 예술론에 끼친 영향, 자본주의 사회와 부르주아 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총체성을 다룬다. 예술을 사회적 토대와 연결시켜 이해하는 역사유물론적 관점을 제시한다.
■ 추천대상
미학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 서양 근대 미학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플라톤이나 칸트의 미학은 알지만 근대 독일 관념론의 미학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 유익하다.
철학, 미학, 예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권한다. 셸링, 헤겔, 쇼펜하우어, 마르크스라는 네 거목의 사상을 예술철학이라는 렌즈로 집중해서 볼 수 있다. 교사, 특히 미술·음악 교사에게도 유용하다. 예술교육의 철학적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예술가, 비평가, 큐레이터처럼 예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에 대한 철학적 답변을 접할 수 있다.
■ 수강팁
김상봉 교수의 『나르시스의 꿈: 서양정신의 극복을 위한 연습』을 함께 읽으면 좋다. 헤겔의 『미학강의』 서론 부분이나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3권도 도움이 된다. 다만 원전이 어려우니 강의를 먼저 듣고 나서 도전하는 것을 권한다.
네 명의 철학자가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하므로, 각자의 입장을 명확히 구분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셸링의 천재론, 헤겔의 역사주의,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어떻게 다른 미학을 낳는지 비교해보자.
'미학'이라는 말의 원래 의미가 '감성학'이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근대 미학은 플라톤 같은 고전 미학과 달리 감성적 인식으로 포착된 현상으로서의 미를 다룬다. 이 차이를 염두에 두고 들으면 근대 미학의 특징이 더 명확해진다.
■ 마치며
미학이란 무엇인가. 바움가르텐이 처음 사용한 이 말은 원래 '감성학'을 의미했다. 근대 미학은 이성에 비해 폄하되던 감성에 독자적 의의를 부여하며 시작되었다.
셸링, 헤겔, 쇼펜하우어, 마르크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예술과 미의 본질을 탐구했다. 예술을 철학의 오르가논으로 본 셸링, 예술의 종말을 선언한 헤겔, 예술을 의지로부터의 해방으로 본 쇼펜하우어, 예술을 사회적 토대와 연결시킨 마르크스. 4강의 여정을 통해 근대 미학의 풍요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미학 공부의 탄탄한 기초를 다지길 바란다.
김상봉(전남대 교수)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괴팅겐•프라이부르크•마인츠 대학에서 철학, 서양고전문헌학, 신학을 공부하고 칸트의 『최후유고』(Opus postumum)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칸트의 사상을 쉽게 소개해 온 국내 저명 칸트 연구자인 그는, 5•18 민중항쟁, 학벌사회, 분단과 통일 등 한국 사회의 주체성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함으로써 ‘거리의 철학자’로 불린다. 그리스도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 학벌없는 사회 정책위원장, 문예아카데미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남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