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해방 운동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지만, 때로는 스스로의 틀 안에 갇혀 새로운 지평을 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강좌는 단순히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교조적 페미니즘을 넘어, 다원주의 시대에 걸맞은 감수성의 도구로서 여성주의를 재발견한다.
'예술가와 젠더', '천재와 젠더'의 역사적 관계를 탐색하면서, 우리는 근대 미학이 어떻게 젠더화된 시선으로 구축되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주디스 버틀러, 가야트리 스피박, 미셸 푸코 등 현대 이론가들의 통찰과 함께, 바바라 크루거, 신디 셔먼, 엘프리데 옐리네크 등 예술가들의 작품을 실례로 삼아 포스트페미니즘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제는 '여성 없는 여성주의', 젠더의 경계를 과감히 넘어선 새로운 시대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회화, 사진, 소설,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페미니즘 이론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게릴라 걸즈의 재현 정치부터 신디 셔먼의 여성 상투형 이미지 해체, 매플쏘프의 포르노적 예술, 이창동의 <시>에 나타난 여성적 윤리까지, 이론과 실천이 긴밀하게 맞물린 사례들을 만나게 된다.
천재론이라는 근대 미학의 핵심 개념이 어떻게 남성성과 결부되었는지, 여성성은 어떻게 은유와 대상으로만 소비되었는지를 추적하면서, 우리는 예술사 전체를 젠더의 렌즈로 다시 읽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일레인 쇼왈터의 여성 비평, 일렌느 식수와 이리가레의 여성적 글쓰기, 크리스테바의 전복적 기호계 이론 등 영미권과 프랑스 페미니즘의 주요 흐름을 비교하며 입체적 이해를 도모한다.
단순히 여성 예술가의 발굴이나 여성 주제의 작품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재현 체계 자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메타적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강좌는 차별화된다.
■ 추천대상
현대 예술과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이 강좌는 새로운 해석의 틀을 제공한다. 미술관에서 명화를 볼 때,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응시할 때, 소설을 읽을 때 작동하는 젠더화된 시선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강좌가 적절하다.
페미니즘에 대한 기존의 피상적 이해를 넘어 본격적인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이들, 특히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하다. 또한 문화 기획자, 교육자, 작가 등 창작과 비평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젠더 감수성을 정교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성주의는 여성만의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다원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윤리적 도구로서 페미니즘을 사유하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든 환영한다. 민주주의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감수성의 훈련, 그것이 바로 이 강좌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다.
■ 수강팁
강의에서 다루는 예술 작품들을 사전에 검색해보거나 실제로 감상해보면 이해가 한층 깊어진다. 신디 셔먼의 <무제> 연작,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피아노 치는 여자>, 이창동의 <시> 등은 온라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론 강의의 경우,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라캉의 주체 형성 이론이나 푸코의 권력론 등 배경 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관련 입문서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라. 양효실 강사의 강의는 밀도가 높기 때문에, 핵심 개념과 예시를 강의록에서 확인하며 반복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강의마다 다루는 이론가와 예술가의 이름을 메모해두고, 관심 가는 주제는 추가로 찾아보는 능동적 자세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미지와 서사를 젠더의 시각으로 다시 보려는 실천이 필요하다. 광고, 드라마, 뉴스 등에서 여성이 어떻게 재현되는지 의식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강의 내용이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살아있는 현실 비판 도구임을 체감하게 된다.
■ 수강후기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다는 것이 단지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렌즈 자체를 교체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천재론과 젠더를 다룬 2강은 미술사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이었다."
"신디 셔먼의 작품을 그냥 재미있는 사진 정도로만 봤는데, 여성 상투형 이미지 비판이라는 맥락에서 보니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다가왔다. 예술 작품 감상의 깊이가 달라졌다."
"주디스 버틀러의 윤리학이 어렵다고 소문났는데, 이창동의 <시>와 연결해서 설명하니 이해하기 훨씬 수월했다. 이론과 실제 작품을 오가는 강의 구성이 탁월하다."
"포르노와 예술의 경계를 다룬 4강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용기와 통찰에 감탄했다."
■ 마치며
다원주의는 불협화음을 환대한다. 소통과 합의라는 근대적 환상을 넘어, 긴장과 분열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대도시의 소음과 불안은 제거할 수 없는 삶의 실재다. 두려워하지 말자. 민주주의는 원래 그런 것이다.
여성주의는 다원주의 시대에 걸맞은 주체의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보편적 인간의 특수성을 드러내고, 여성 내부의 차이를 통해 복수성을 긍정하면서, 마침내 '여성 없는 여성주의'라는 급진적 지평에까지 이르렀다.
경화된 인식의 틀을 깨고 삶의 여린 속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 여성주의만큼 적절한 도구는 없다. 감수성을 훈련하고 민주주의자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여성주의와 함께 눈보라 속을 걸어가야 한다. 예술가들이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자발적 실종을 위한 지도'를 펼쳐 들고, 정해진 목적지 대신 우회와 방황을 선택할 용기를 내자.
이 강좌는 그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강사소개
양효실(미학자)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으며 논문 「보들레르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대, 홍익대 및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대중예술의 이해〕, 〔페미니즘 미학과 예술〕, 〔미적 인간의 이해〕, 〔예술과 현대 문화〕 등을 주제로 활발히 강연 중이다. 현대예술과 페미니즘 및 현대미학에 관한 가장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연구를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