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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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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현상학은 철학사의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그런데 현상학 자체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끊임없는 변화와 전환의 흔적이 발견된다. 후설이 열어놓은 현상학의 문을 통과한 메를로 퐁티와 데리다는 후설을 계승하면서도 그를 넘어선다. 이 강좌는 표현과 의미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두 철학자의 사유를 탐색한다.
메를로 퐁티는 몸의 현상학을 통해 후설의 선험적 주관성을 넘어선다. 그에게 몸은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세계와 만나는 실존적 장소다. 데리다는 언어와 표현의 분석을 통해 후설이 전제한 현전의 철학에 균열을 낸다. 차이와 흔적의 논리로 의미의 근원을 다시 묻는다. 이 두 사상가는 현상학을 위해 현상학을 넘어서며, 그 과정에서 존재와 의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 데리다의 『목소리와 현상』을 중심 텍스트로 삼는다. 단순히 개념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후설 현상학이라는 공통 기반에서 출발해 두 철학자가 어떻게 각자의 길을 개척했는지 비교하며 읽어간다.
메를로 퐁티 파트에서는 고유한 몸, 체화된 코기토, 살의 존재론 등 핵심 개념을 체계적으로 다룬다. 세잔의 회화, 프루스트의 소설 등 예술 작품 분석을 통해 추상적 이론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데리다 파트에서는 『목소리와 현상』을 장별로 꼼꼼히 읽으며 후설 비판의 논리를 따라간다.
특히 두 철학자가 공유하는 지점과 차이를 선명히 드러낸다. 실증적 의미의 거부, 현전의 형이상학 비판이라는 공통점과 몸의 존재론 대 언어의 해체라는 차이점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소쉬르 언어학, 게슈탈트 심리학, 베르그송의 시간론 등 관련 사상과의 접점도 함께 다룬다.
■ 추천대상
현상학을 공부했지만 후설 이후의 전개가 궁금한 이들에게 적합하다. 메를로 퐁티나 데리다를 단편적으로 접했지만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 두 철학자의 관계와 차이를 비교하며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몸과 지각, 언어와 의미의 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 예술과 철학의 접점을 탐구하려는 이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현대 프랑스 철학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 현상학에서 후기구조주의로 이어지는 사상사적 맥락을 짚어보고 싶은 이들이 들으면 좋다.
■ 수강팁
후설 현상학의 기본 개념을 미리 익혀두면 강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지향성, 현상학적 환원, 본질 직관 같은 핵심 용어는 사전에 정리하고 오자.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 서문은 분량이 길지 않으니 미리 읽어보길 권한다.
강의 후반부의 데리다 파트는 난이도가 높다. 『목소리와 현상』은 후설의 『논리연구』를 전제로 쓰인 텍스트라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강의를 들으며 표현과 표시, 차이와 차연 같은 핵심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며 따라가자. 한 번에 이해되지 않으면 해당 부분을 반복 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잔의 그림이나 메를로 퐁티가 언급하는 예술 작품들을 미리 찾아보면 강의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 마치며
현상학은 완결된 체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갱신하는 운동이다. 메를로 퐁티와 데리다는 그 운동의 핵심 지점에 서 있다. 한 사람은 몸의 감각세계로, 다른 한 사람은 언어의 차이로 현상학의 지평을 넓혔다. 이들을 읽는다는 것은 철학이 어떻게 자기 변화를 통해 사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지 목격하는 일이다.
표현과 의미의 문제는 우리 존재의 근본 조건이다. 우리는 몸으로 세계를 지각하고 언어로 의미를 표현하며 산다. 이 강좌를 통해 그 당연해 보이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신비로운지, 그 안에 얼마나 풍요로운 철학적 통찰이 숨어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지은(홍익대 교양과 조교수)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공부했다. 이후 프랑스 부르고뉴대학교에서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적 사유와 미학적 사유」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메를로 뽕띠 철학에서의 살의 존재와 표현」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 아카데미, 한국외국어 대학교, 명지대학교, 홍익대학교 한서대학교 및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강의해 왔다. 현재 홍익대학교 교양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