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의록다운
|
■ 강의개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예술적 삶이 인간의 실제적 활동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자각 하에 쓰여진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비극(트라고디아)이라는 문학 장르 속에 인간의 행위에 관련된 윤리적·예술적 본질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있다.
본 강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읽어냄으로써 그가 이해하는 한에서의 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밝힌다. 미메시스(모방), 카타르시스(정화), 미토스(플롯)라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비극의 본질을 탐구한다. 10강에 걸쳐 『시학』 전체를 체계적으로 독해하며, 플라톤과의 비교, 구체적 작품 분석을 통해 서양 문예 비평의 원점을 만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시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밀하게 독해한다. 1강은 기초적 이해다. '시학(포이에티케)'의 어원, 비극의 정의, 카타르시스와 미메시스의 의미를 다룬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관 차이도 살핀다. 플라톤이 예술을 검열해야 한다고 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자율성을 옹호했다.
2강은 미메시스·미토스·카타르시스 개념을 집중 탐구한다. 트라고디아와 카타르시스의 관계, 미토스의 의미(인과관계의 긴밀성), 카타르시스의 효과(배설과 정화)를 논한다. 카타르시스는 반드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연민과 공포를 통한 감정의 정화다.
3-4강은 모방론이다. 모방의 차이로 본 예술 장르, 모방의 양식과 대상, 드라마에서의 모방을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모방은 폄하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고 앎의 방식이다. 인간은 모방을 통해 배우고 즐거움을 얻는다.
5-6강은 시의 기원과 카타르시스를 심화한다. 예술의 기원(인간 본성과 모방), 앎과 즐거움의 종류, 비극의 목적을 논한다. 비극의 본질에 대한 정의, 비극의 여섯 가지 구성 요소(플롯·성격·조사·사상·장경·노래)를 살핀다. 이 중 플롯이 가장 중요하다.
7-9강은 플롯론의 핵심이다. 플롯의 정의(행위와 사건들의 긴밀성), 플롯의 완결성과 통일성, 사건의 개연성과 필연성을 다룬다. 역사가와 비교한 시인의 역할도 중요하다. 역사가는 실제 일어난 일을 말하지만, 시인은 일어날 수 있는 일, 가능적인 필연성을 말한다. 단순플롯과 복합플롯, 급전과 발견도 다룬다.
10강은 파토스와 코로스, 훌륭한 비극의 조건을 다룬다. 발견(무지에서 지의 상태로), 플롯 구성의 목표, 비극적 효과에 적합한 인물(중간자적 인물)을 논한다.
■ 추천대상
서양 고전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아리스토텔레스를 제대로 읽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문예 비평의 고전인 『시학』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철학, 문학, 연극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권한다. 미메시스, 카타르시스, 플롯 같은 핵심 개념들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문학 비평, 드라마 연출, 시나리오 작가에게도 유익하다. 좋은 플롯의 조건, 급전과 발견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비교하고 싶은 사람, 그리스 비극(오이디푸스 왕 등)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 수강팁
천병희 역 『시학』(문예출판사)을 함께 읽으면 좋다. 『시학』은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 없다. 강의를 들으며 해당 장을 찾아 읽는 방식을 권한다.
미메시스, 카타르시스, 미토스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메시스는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재현이고, 카타르시스는 정화이며, 미토스는 인과관계로 긴밀하게 짜인 플롯이다.
『시학』에서 말하는 '시'는 오늘날의 시가 아니라 주로 드라마, 특히 비극을 뜻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미리 읽어두면 강의 이해가 훨씬 쉽다. 『시학』에서 계속 예시로 등장한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예술론 부분도 참고하면 좋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비가 『시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시학』이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추상적인 철학서가 아니라 좋은 드라마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플롯의 중요성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많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여섯 가지 구성 요소 중 플롯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성격이 플롯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플롯이 성격을 드러낸다. 이것이 현대 시나리오 이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카타르시스 개념도 새로웠다는 평가다. 단순히 눈물 흘리며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 아니라 연민과 공포를 통한 감정의 정화라는 것, 비극적으로 끝나지 않는 비극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재홍 교수의 정밀한 텍스트 독해와 그리스어 원문 설명도 호평받는다. 번역으로는 놓칠 수 있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잡아낸다는 평가다.
■ 마치며
『시학』은 서양 문예 비평의 원점이다. 2,300년 전에 쓰여진 텍스트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좋은 드라마란 무엇인가, 플롯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급전과 발견은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시학』에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을 옹호한다. 플라톤이 예술을 검열해야 한다고 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자율성을 인정한다. 모방은 인간의 본성이고, 우리는 모방을 통해 배우고 즐거움을 얻는다. 10강의 여정을 통해 『시학』의 깊이를 경험하고, 예술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얻길 바란다.
김재홍(철학자, 정암학당 연구원, 관동대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