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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지금 여기(here and now)
당신은 지금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가? 분명 음악은 노스탤지어와 연관 있지만, 과거의 음악만을 듣는 건 그저 추억을 환기하는 데 그칠 뿐이다. 우린 음악이 항상 현재형임을 기억해야한다. 대중음악은 그 역사 속에서 항상 당대 삶의 호흡과 환경을 반영하며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다. 실시간 차트에 어떤 음악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들어보자. 옛 음악만 들으며 자신의 정서를 만져주는 데 그치지 말고, 새로운 음악 정서도 받아들여보자. 요즈음 음악을 듣는 것이야말로 당신이 진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증거이다.
대중음악의 발자취
우리가 듣는 대중가요들의 모태는 모두 서양(특히 미국) 대중음악에 있다. 3분짜리 대중가요의 탄생에는 아메리칸 뮤직의 상징인 틴 팬 앨리(Tin Pan Alley), 즉 미국에 정착한 유태인 음악가들과 피아노가 있었다. R&B, 소울, 로큰롤을 파생시킨 재즈와 블루스의 탄생에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남부 흑인 노예들의 땀과 슬픔이, 그리고 그 장르들의 성장에는 도시로 이동해 꽃피운 흑인들의 리듬, 정신과 문화가 있었다. 1960년대 이후 기성의 문법과 기존의 질서에 대한 반발은 백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로큰롤의 저항 정신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거리로 나온 분노한 흑인들은 자신들만의 어법과 용어로 백인들의 지배 질서에 저항하는 힙합 문화를 발전시켰다. 대중음악은 시대의 역사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역사를 구축해왔다. 아메리칸 팝에서 오늘날의 힙합까지,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걸출한 아티스트들의 음반과 함께 되짚어본다.
한국 대중음악의 ‘젊은’ 흐름을 함께
우리는 방탄소년단, 엑소, 블랙핑크, 레드벨벳, 자이언티, 지코 등 한국 대중음악의 ‘젊은’ 흐름을 주시하고 애써서 들어야한다. 힙합이 거북하거나 내 취향이 아닐 순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 안 듣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우리 시대는 음악도, 문화도 세대 간의 분리와 단절이 심하다. 음악은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위로/위안, 공감의 성격도 가지지만 그 무엇보다도 세대를 잇는 가교가 될 수도 있다. 조용필과 아이유가 세대를 넘나드는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도 다양한 세대들을 아우르는 음악적 도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임진모는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나 혼자 사는'것이 아니라 작지만 아름다운 모임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의 울림은 나만 듣고 나만의 정서를 위로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함께 듣고 함께 공유하며 오늘날의 우리와 우리 시대의 정서를 함께 매만지는 데 더욱 더 깊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강좌는 소극적 행위로서의 음악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세대를 뛰어넘어 타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음악듣기의 밑거름이 된다. 임진모와 함께 음악으로 소통하는 당신은 어느새 세월이 무색한 젊은 감성의 소유자로 변모해 있을 것이다.
임진모(음악평론가, 팝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경향신문, 내외경제신문 기자를 거쳐 동인기획에서 음반 기획자로 일했다. 1991년부터 음악평론활동을 시작하여, <전자신문> 음악전문 월간지 <오이뮤직> 영화전문 월간지 <영화마을> 시사주간지 <주간조선> <뉴스메이커>를 비롯, 월간지 <타임> <독서평설> 등의 고정기고가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교통방송 <정연주의 상쾌한 아침> KBS 2FM <최원정의 상쾌한 아침> 등에 고정 출연하였다. 현재 영상물 등급위원회 공연심의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