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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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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철학의 궁극 목표는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없는가에 답하는 것이다." 소은(素隱) 박홍규(1919-1994)의 이 말은 한국 현대 철학사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평생 공부만 했으나 남긴 글은 논문 7편뿐. 하지만 제자들이 녹음한 강의가 5권의 전집으로 출간되며, '철학 교수'를 넘어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거목이 되었다.
이 강좌는 소은 박홍규가 분석한 서구 존재론사를 이정우 교수가 재해석한다. 플라톤에 의해 형성된 서구 존재론의 원형이 근대를 거쳐 베르그송에 이르러 어떤 혁명적 변화를 겪는지 추적한다. 인식론도 존재론을 벗어나서는 성립할 수 없다는 소은의 통찰 위에서, 서구 철학 2500년의 흐름을 관통한다.
총 9강 26교시, 12시간 28분 동안 베르그송의 존재론을 집중 탐구한다. 핵심은 베르그송이 플라톤으로 대변되는 서구 전통 존재론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다. 동일성과 차이생성, 충족이유율과 우발성, 허무주의 극복. 세 축을 따라 베르그송의 사유를 익히고, 근세 과학과 철학에 대한 비판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플라톤과 베르그송의 관계를 통해 서구 존재론사를 최종 정리한다.
강사 이정우는 서울대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하고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왔다.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전달력으로 난해한 철학 개념을 풀어낸다.
■ 강의특징
1-3강은 동일성과 차이생성에 할애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영원불변한 동일성을 추구한다. 현상세계의 끊임없는 변화 너머에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유는 서구 철학 2000년을 지배했다. 그러나 베르그송은 이를 전복한다. 존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차이라는 것이다.
베르그송의 핵심 개념은 '지속(durée)'이다. 시간을 공간처럼 쪼개어 측정할 수 있다고 보는 근대 과학의 시간관을 거부한다. 진정한 시간은 분절될 수 없는 흐름이며, 그 속에서 생명은 예측 불가능하게 생성된다. 동일성의 철학에서 차이생성의 철학으로. 이 전환이 서구 존재론사에서 갖는 의미를 9교시에 걸쳐 치밀하게 분석한다.
4강은 충족이유율과 우발성을 다룬다. 라이프니츠의 충족이유율은 모든 사건에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세계는 필연적 인과관계로 엮인 그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베르그송은 묻는다. 정말 모든 것이 필연인가? 우발성, 즉 예측 불가능한 사건의 가능성은 없는가? 충족이유율의 세계관은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창조의 가능성을 억압한다. 베르그송은 우발성을 긍정하며 자유의 근거를 마련한다.
5강 허무주의 극복은 현대인에게 큰 울림을 준다. 니체 이후 허무주의는 서구 정신사의 핵심 문제가 되었다. 신이 죽었다면, 삶의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베르그송은 지속 개념을 통해 답한다. 존재는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지속하며, 그 지속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다. 허무주의의 역사와 구도를 정리하고, 베르그송의 극복 전략을 3교시에 걸쳐 배운다.
6-7강은 근세 결정론 비판이다. 17세기 뉴턴 역학은 우주를 거대한 기계로 보았다. 모든 운동은 물리 법칙으로 예측 가능하며, 자유의지는 환상일 뿐이라는 결정론이 지배했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도 결정론적 세계관을 구축했다. 베르그송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근세 역학의 존재론적 한계를 지적하고, 결정론이 간과한 생명의 자발성을 복원한다.
8-9강은 플라톤에서 베르그송으로의 여정을 최종 정리한다. '영원의 상하에서 지속의 상하로'. 플라톤의 영원한 이데아 세계와 변화하는 현상세계라는 이원론이, 베르그송에게서는 상위와 하위가 모두 지속하는 세계로 재구성된다. 자유의 문제를 3교시에 걸쳐 탐구하며 강좌를 마무리한다. 자유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적 지속 속에서 발견된다는 베르그송의 통찰을 음미한다.
강의는 난이도가 높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라이프니츠, 베르그송을 넘나들며 우시아(ousia), 지속(durée), 충족이유율 같은 전문 개념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정우 교수의 차분한 설명을 따라가면, 복잡한 철학사의 맥락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강의록이 제공되어 복습하기 좋고, 참고문헌으로 『소은 박홍규와 서구 존재론사』(길, 2016)가 있어 더 깊은 학습이 가능하다.
■ 추천대상
서구 철학사의 큰 흐름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플라톤에서 베르그송까지 2000년 이상의 사유 전통을 한 강좌로 꿰뚫는 경험은 흔치 않다. 철학사 입문 강좌를 들었지만 더 깊이 있는 학습을 원하는 중급 학습자에게 적합하다.
베르그송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빠질 수 없다. 『창조적 진화』, 『물질과 기억』을 읽었지만 이해가 어려웠던 사람, 베르그송 철학의 핵심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이 강좌는 최적의 가이드가 된다. 동일성과 차이생성, 지속과 자유라는 베르그송의 핵심 개념을 소은 박홍규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플라톤 연구자나 형이상학에 관심 있는 철학도에게도 유익하다. 플라톤 사유의 핵심을 존재, 인식, 가치라는 세 축으로 정리하는 과정은 명쾌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시아 개념을 플라톤과 비교하며, 서구 존재론사의 분기점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
삶의 의미와 자유 문제로 고민하는 현대인에게도 권한다. 허무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결정론적 세계관에서 자유는 가능한가. 이런 실존적 질문에 베르그송은 철학적 답변을 제시한다.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
이정우 교수의 다른 강좌를 들은 수강생이라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철학기초입문', '서구 존재론사 I'을 들었다면 이 강좌로 이어지는 것이 좋다. 플라톤-베르그송-들뢰즈로 이어지는 이정우 교수의 철학 세계를 체계적으로 탐험할 수 있다.
다만 철학 기초 없이 듣기는 버겁다. 존재론 자체가 어려운 분야인데, 플라톤과 베르그송이라는 거장들의 사상을 깊이 다루므로 준비가 필요하다. 서구 존재론사 I이나 철학기초입문 강좌를 먼저 듣고 오는 것을 권한다.
■ 수강팁
각 강의가 평균 90분 정도로 제법 길다. 한 번에 몰아서 듣기보다는 2-3교시씩 나눠 듣는 것이 좋다. 특히 1-3강의 동일성과 차이생성은 9교시에 걸쳐 전개되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소화해야 한다.
강의 전에 베르그송의 주요 개념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지속(durée), 생의 약동(élan vital), 창조적 진화 같은 용어의 기본 의미를 파악하고 듣는 것이 좋다. 인터넷 백과사전이나 입문서를 간단히 훑어보자.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라. 강의 중 언급되는 복잡한 계보와 개념을 메모하며 들어야 한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스피노자-라이프니츠-베르그송으로 이어지는 철학사의 맥락을 노트에 정리하면 이해가 쉽다.
정상 속도로 듣기를 권한다. 수강후기에서 여러 번 지적되었듯, 난이도가 높아 빠른 속도로 들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이정우 교수의 차분한 설명을 음미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 듣고 이해하기 어렵다면 반복 수강이 답이다. 많은 수강생이 2회독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첫 수강에서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두 번째 들을 때 세부 개념을 정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정우 교수의 저서 『소은 박홍규와 서구 존재론사』를 함께 읽으면 이해가 깊어진다. 강의 내용을 문자로 확인하고, 더 상세한 논의를 접할 수 있다. 박홍규 전집도 도전해볼 만하다. 어렵지만 원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강의 중 생소한 개념이 나오면 바로 검색해보자. 우시아, 아포리아, 충족이유율 같은 용어를 그때그때 확인하면 맥락 이해가 쉽다. 철학 용어 사전을 옆에 두고 듣는 것도 방법이다.
■ 수강후기에서
베르그송이 플라톤의 서구 전통 존재론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추적하는 부분이 압권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동일성과 차이생성, 충족이유율과 우발성이라는 난해한 개념을 소은 박홍규의 사유와 연결 지어 명쾌하게 설명해주어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허무주의 극복에 대한 논의는 개인적으로 큰 위안이 되었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철학 공부를 하면서 늘 난제 앞에서 좌절했는데, 이 강의가 사유를 끝까지 밀어붙여 대답할 수 없는 아포리아를 드러내는 것이 철학자의 의무라는 박홍규의 태도를 보여주어 큰 동기 부여가 되었다고 한다.
동일성과 차이생성 논의를 들으며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수강생도 있다. 항상 남들과 비교하며 '동일성'이라는 덫에 갇혀 괴로워했는데, 자신의 삶 자체가 차이생성의 과정이고 예측 불가능한 우발성 속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는 희망적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강의가 어렵다는 의견도 압도적이다. 한 번 듣고는 완전히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반복 수강이 필수라는 평가다. 특히 베르그송의 개념들이 너무 생소하고, 근세 결정론 비판이나 17세기 형이상학 비판은 배경 지식이 부족하면 따라가기 버겁다고 한다.
50대에 뒤늦게 철학 공부를 시작한 한 수강생은 이정우 교수의 강의를 따라가며 플라톤-베르그송-들뢰즈로 이어지는 서양 철학의 큰 흐름을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은 박홍규가 '철학 교수'를 넘어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분이라는 소개와 아포리아를 드러내는 학문 태도가 큰 울림을 주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없는가'라는 박홍규의 질문이 잊히지 않는다는 후기도 있다. 세상의 모든 문제에 억지 결론을 내리려 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뼈아픈 일침 같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에 결론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진정한 사유의 겸손이란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9강의 자유의 문제는 실존적 질문을 던져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세 결정론 비판을 통해 자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이 논리적이면서도 감동적이었고, 베르그송의 '지속' 속에서 자발적 생성과 자유가 있음을 역설하는 부분이 삶의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다만 강의록 제공 문제에 대한 불만이 다수 제기되었다. 강의 중 텍스트를 읽는 부분이 있는데 온라인 수강자는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것이다. 공부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철학 기초 없이 듣기에는 버겁다는 의견도 많다. 서구 존재론사 I이나 철학기초입문을 먼저 듣고 오기를 권한다는 조언이 여러 후기에 등장한다.
■ 마치며
서구 존재론사는 서구 정신사의 근간이다. 플라톤이 던진 질문들이 2000년 넘게 철학자들을 사로잡았고, 베르그송은 그 질문의 틀 자체를 바꾸었다. 영원에서 지속으로, 동일성에서 차이생성으로, 필연에서 우발성으로. 이 전환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면, 현대 철학의 지형도가 그려진다.
이 강좌는 9강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에 존재론의 핵심을 응축했다. 소은 박홍규라는 한국 철학자의 시선을 통해 서구 철학을 재해석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이정우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전달력이 어려운 내용을 버텨낼 수 있게 만든다.
강의를 마치고 나면, 당신은 더 이상 플라톤과 베르그송을 단순히 과거의 철학자로만 보지 않을 것이다. 동일성의 폭력성을 깨닫고, 차이생성의 가능성에 눈뜨며, 우발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얻게 된다. 철학이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체감하는 시간이다.
12시간 28분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끝에서 당신은 존재론이라는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존재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알 수 없는가. 소은 박홍규와 이정우가 안내하는 이 깊은 사유의 여정에 동참해보자.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이정우의 철학 Youtube 채널, [소운서원(逍雲書院)]
https://www.youtube.com/@sowoonse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