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는 철학사에서 독특한 시기다. 동서양 모두에서 중세의 거대한 형이상학 체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강좌는 이정우 교수의 『세계철학사 대장정』 여섯 번째 여정으로, 17세기 '표현주의 형이상학'이라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탐험한다.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왕부지. 세 철학자는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놀랍도록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들은 모두 객관적 실재와 필연적 법칙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신체와 주체성, 우발성과 자유, 그리고 무한한 변화와 다양성의 생성을 설명하려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내재와 생성의 존재론'이다.
이 강좌는 들뢰즈가 스피노자 연구에서 가져온 '표현주의'라는 개념으로 17세기 형이상학의 핵심을 관통한다. 총 10강, 40교시에 걸쳐 동서양 철학의 놀라운 교차점을 발견하는 지적 여행을 떠나보자.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철학사'라는 관점이다. 기존 철학사가 서양 중심이거나 지역별로 분절되어 있었다면, 이정우 교수는 17세기 유럽과 중국을 하나의 사유 지평 위에 올려놓는다. 스피노자의 자기원인, 라이프니츠의 모나드, 왕부지의 기일원론이 모두 '표현'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된다는 발견은 철학사를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
또한 고전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돋보인다. 스피노자는 감정의 윤리학을 통해 현명한 삶의 지혜를 전하는 현인으로, 라이프니츠는 디지털 시대를 예견한 사이버펑크 철학자로, 왕부지는 근대성 이전의 탈근대성을 구현한 선지자로 재조명된다.
강의는 개념의 명료한 설명과 사상사적 맥락, 그리고 현대적 함의를 균형있게 다룬다. 이정우 교수 특유의 해박한 지식과 친절한 설명은 어려운 형이상학 개념들을 이해 가능한 언어로 풀어낸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철학에 관심 있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먼저 철학사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이다. 세계철학사 대장정 시리즈를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17세기라는 중요한 전환점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왕부지 중 한 명이라도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강좌를 통해 세 철학자의 사상을 비교하며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들뢰즈 철학의 배경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유용하다.
현대 철학의 뿌리를 찾는 분, 동서양 철학의 비교에 관심 있는 분, 형이상학적 사유의 깊이를 경험하고 싶은 분 모두에게 이 강좌는 풍성한 지적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 수강팁
총 13시간이 넘는 분량이므로 계획적인 수강이 필요하다. 1~2주에 한 강씩 듣되, 각 강의 후 제공되는 강의록을 복습하며 개념을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표현', '실체', '속성', '양태', '코나투스', '모나드', '기(氣)' 같은 핵심 개념들은 강의를 들으며 노트에 따로 정리해두면 좋다. 이 개념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므로 초반에 확실히 이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노자의 윤리학(1~4강),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론(5~7강), 왕부지의 기일원론(8~10강)으로 구성이 나뉘므로, 관심 있는 철학자부터 집중적으로 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의 중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반복 청취를 권한다. 특히 7강의 변신론과 결정론 부분은 난이도가 있으니 여유를 두고 들어야 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의 반응은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에 대한 감탄으로 가득하다. "17세기 철학을 표현주의로 묶어 설명한 것이 신선했다", "동서양 철학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세계철학사의 시도가 놀라웠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스피노자의 감정론과 윤리학이 실용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코나투스와 욕망의 윤리학이 일상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능동적 감정을 성취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후기가 대표적이다.
라이프니츠를 '사이버펑크 철학자'로 본 해석과 왕부지의 기일원론을 서양 형이상학과 나란히 놓은 시각에 대한 찬사도 많다. "분석철학을 현대의 스콜라철학이라 부른 통찰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수강생은 전문적인 내용과 긴 분량에 부담을 느꼈지만, 대부분 "깊이 빠져들게 하는 강의", "완강의 기쁨을 느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 마치며
17세기는 멀고 낯선 시대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의 철학적 지평은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진 토양 위에 서 있다. '내재와 초월', '생성과 존재', '필연과 우발'이라는 오늘날의 철학적 문제들은 모두 17세기 표현주의 형이상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강좌는 단순히 과거의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사유하는 힘을 기르는 여정이다. 이정우 교수의 안내를 따라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왕부지와 만나보자. 그들의 사유는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철학의 영감을 제공하는 살아있는 원천이다.
강사소개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