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 박홍규 선생은 20세기 한국 철학자 중 서구 존재론사를 진정으로 꿰뚫어 본 유일한 인물이다. 플라톤과 베르그송을 양대 축으로 하여 존재론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그의 사유는, 우리에게 진정한 철학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강좌는 <소은 박홍규 전집> 전5권을 세밀히 읽으면서 존재론적 사유를 익히는 과정이다. 그리스 철학의 근원적인 아포리아들을 하나씩 끌어내며, '근원적으로 사유함'이라는 철학의 최초 사명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정우 선생님의 안내로 능력과 우발성, 영혼의 개념, 측정과 규정, 피시스(physis)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철학의 핵심 문제들을 탐구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철학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박홍규 선생의 사유를 따라가며 우리 스스로 '사유하는 법'을 배운다는 점이다. 그는 그리스 철학을 교과서적으로 정리하지 않고, 그 안에 숨겨진 근원적 물음들을 드러낸다.
강좌는 영혼(psyche), 이데아, 반성, 개체성 같은 기초 개념부터 시작해 점차 피시스의 동적 해석과 정적 해석, 희랍철학과 전쟁의 관계, 미토스와 로고스의 문화전쟁까지 나아간다. 박홍규가 왜 칸트를 비판했는지, 플라톤과 플라톤주의를 왜 구분해야 하는지, 서양 문명이 왜 무사들의 문명인지 등 철학사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들을 던진다.
이정우 선생님은 박홍규의 난해한 텍스트를 풀어내면서도,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는 해박한 지식으로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학문만을 벗 삼아 평생을 살았던 박홍규 선생의 지적 정직함과 투쟁하는 사유의 자세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 추천대상
서구 철학의 뿌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 그리스 철학을 단순 암기가 아닌 근원적 사유로 접근하고 싶은 학습자에게 적합하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었지만 여전히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 철학사의 맹점을 넘어서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강좌가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것이다.
한국 철학의 숨은 거장 박홍규를 알고 싶은 사람, 존재론이 무엇이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한다. 다소 난해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사유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 수강팁
박홍규의 텍스트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정우 선생님이 꼼꼼히 풀어주시기 때문에, 천천히 따라가며 반복 수강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여러 번 들으며 층층이 쌓인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좋다.
강의에서 다루는 그리스 철학의 핵심 용어들(피시스, 퓌시스, 우시아, 에이도스, 뒤나미스 등)을 메모하며 정리하면 도움이 된다. 가능하다면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표 저작을 병행 독서하면 강의 내용이 훨씬 생생하게 와 닿는다.
철학은 투쟁이라는 박홍규의 자세를 기억하며, 어려운 부분이 나와도 포기하지 말고 질문하고 사유하는 자세를 유지하자.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한국 철학계에 이런 거장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그리스 철학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이 강좌를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는 반응이 많다.
박홍규의 사유가 난해하지만, 이정우 선생님의 해설 덕분에 조금씩 이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다는 평도 있다. 피시스 개념 하나를 여러 강에 걸쳐 깊이 파고드는 방식이 처음엔 답답했지만, 나중엔 그것이 진정한 철학함임을 알게 되었다는 고백도 인상적이다.
다만 철학 입문자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솔직한 의견도 있으니, 기초 철학사 공부를 어느 정도 한 뒤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 마치며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극한의 사유는 서구 존재론사에서 발견되며, 그 근원은 그리스에 있다. 박홍규 선생은 그 근원으로 돌아가 원초적인 아포리아를 드러냈고, 우리에게 사유할 힘을 제공하는 크나큰 원천을 남겼다.
"그토록 평범한 생애와 그토록 비범한 정신 사이의 저 놀라운 대조를 보라!" 실러가 칸트에게 한 이 말은 박홍규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강좌는 우리를 그 비범한 정신의 세계로 초대한다.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그 장엄한 사유의 여정에 함께하자.
강사소개
이정우(철학자, 경희사이버대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한 후,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대학 교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철학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 교수로, 들뢰즈 <리좀 총서>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대철학과 현대철학,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가로지르며, 철학과 과학을 융합하는 등 ‘새로운 존재론’을 모색해 왔다.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