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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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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파스칼 키냐르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다. 그의 언어는 단순히 무언가를 지시하는 기호가 아니라, 언어 너머의 세계를 향해 손을 뻗는 몸부림이다. 키냐르는 "언어와 지시대상인 실체 사이에 놓인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년기 실어증을 겪었던 그에게 언어를 찾는 작업은 선사시대인들이 동굴 내벽 너머 다른 세계와 닿기 위해 암각화를 새기던 간절함과 같았다.
이 강의는 키냐르 문학을 대표하는 핵심 단어들을 알파벳 순으로 탐색한다. 은둔자, 심연들, 사랑, 바로크, 사냥, 콩트, 낙마한 자들, 욕망, 에크프라시스, 읽기-번역하기-쓰기 등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키냐르의 독창적 사유 체계를 만난다. 각 단어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키냐르의 삶과 예술, 철학이 응축된 세계다. 강사가 직접 필자로 참여한 『파스칼 키냐르 사전』을 참조하며, 키냐르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언어 세계로 깊이 들어간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키냐르 작품의 번역자이자 연구자인 류재화 교수가 직접 진행한다. 단순한 문학 해설을 넘어, 번역 과정에서 체득한 키냐르 언어의 미세한 결을 함께 탐색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각 강의는 하나의 단어를 중심으로 키냐르의 주요 작품 구절을 직접 읽고 해석하며, 17세기 장세니즘부터 선사시대 동굴벽화, 바로크 예술, 동양 철학까지 광범위한 인문학적 배경을 아우른다.
키냐르의 문학은 문학, 철학, 음악, 미술이 경계 없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따라서 강의는 베르니니의 조각, 카라바조의 회화, 라스코 동굴벽화 같은 시각자료와 함께 진행되며, 루소, 니체, 장자 같은 사상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키냐르 사유의 깊이를 드러낸다. 또한 키냐르가 사랑한 '파편적 글쓰기'의 미학을 이해하고, 그의 문장이 왜 그토록 정교하고 독창적인지 체감하게 된다.
각 교시마다 제공되는 강의록은 키냐르의 핵심 문장과 주요 개념을 정리해 복습과 사색에 도움을 준다.
■ 추천대상
이 강의는 키냐르 작품을 읽었지만 난해함에 막혔던 독자들에게 명확한 길잡이가 된다. 키냐르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그의 문학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체계적인 입문 과정이다. 프랑스 현대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 언어와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하는 예술가와 작가, 문학 번역의 본질을 고민하는 번역자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또한 17세기 바로크 예술과 철학, 선사시대 예술의 기원, 동양 사상과 서양 문학의 접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풍성한 지적 자극을 제공한다. 고독, 침묵, 결핍, 사랑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이, 현대 물신사회에서 벗어나 내면의 비밀스러운 영역을 탐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글쓰기의 본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키냐르의 '읽기-번역하기-쓰기' 개념은 문학적 내공을 연마하는 비법이 될 것이다.
■ 수강팁
키냐르의 언어는 빨리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곱씹어야 그 맛이 드러난다. 한 강의가 90분에서 125분까지 긴 편이므로, 하루에 한 교시씩 나눠 듣는 것을 권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키냐르의 핵심 문장을 메모하거나 필사하면 언어의 질감을 더 깊이 체험할 수 있다.
강의에서 언급되는 키냐르의 작품들, 특히 『세상의 모든 아침』, 『심연들』, 『은밀한 생』을 곁에 두고 함께 읽으면 이해가 훨씬 풍부해진다. 또한 베르니니나 카라바조의 작품 이미지, 라스코 동굴벽화 사진을 검색해서 보며 듣는 것도 좋다.
각 강의가 다루는 단어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은둔자'와 '욕망', '사냥'과 '에크프라시스'처럼 주제별로 묶어서 반복해서 듣는 것도 유익하다. 강의록을 활용해 키냐르의 개념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무엇보다 키냐르가 말한 "진짜 언어는 쉽게 공유되지 못한다"는 말을 기억하라. 이 강의는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언어 너머의 세계를 탐색하도록 초대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키냐르의 난해함이 명쾌하게 풀리는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번역자이자 연구자인 강사의 깊이 있는 해설 덕분에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낙마한 자들' 강의는 개인적 삶의 좌절을 새로운 시작으로 재해석하게 해주어 큰 위로가 되었다는 후기가 많다.
'바로크' 강의를 통해 키냐르 문학을 보는 시야가 확장되었다는 반응, '사랑' 강의를 듣고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고백도 있다. '에크프라시스' 개념을 통해 언어가 이미지 너머를 어떻게 보게 하는지 깨달았다는 이들도 있다. '읽기-번역하기-쓰기' 강의는 문학하는 이들에게 내공을 연마하는 비법을 제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한 강의가 2시간 가까이 되어 집중력 유지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키냐르 자체의 난해함에 더해 강의가 학술적이어서 초심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천천히 곱씹으며 들으면 그만큼 깊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 마치며
파스칼 키냐르의 언어는 이 세계에 속하면서도 이 세계 너머를 지향한다. 그의 문장은 정교한 바흐의 푸가처럼 섬세하고, 동굴벽화의 암각처럼 원초적이다. 키냐르를 읽는다는 것은 언어의 근원을 탐사하는 일이며, 공유될 수 없는 진짜 비밀을 향해 손을 뻗는 행위다.
이 강의는 키냐르가 평생 탐색한 10개의 단어를 통해 그의 사유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연다. 은둔과 고독 속에서 발견하는 언어의 진실, 심연 같은 복수성의 세계, 젖 빨기 소리에서 시작된 사랑의 본능, 바로크적 감각과 역사적 통찰, 선사시대 사냥과 예술의 기원, 파편적 콩트의 미학, 낙마를 통한 신생의 체험, 결핍으로 회귀하는 욕망의 근원, 언어 너머 이미지를 보게 하는 에크프라시스, 그리고 읽기와 번역하기와 쓰기의 삼위일체.
류재화 교수의 안내를 따라 이 10개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키냐르라는 심연 속에서 당신만의 언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쉽게 공유되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진실한 언어다. 키냐르가 말했듯 "잃어버린 단어 하나를 찾느라 집중하는 자"가 되어보라. 그 순간 당신은 언어 너머의 세계와 닿게 될 것이다.
류재화(번역가,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