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키냐르는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자 철학자로, 그의 작품은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독자의 마음속 깊은 곳을 적신다. 『세상의 모든 아침』은 키냐르가 1991년 발표한 작품으로, 100여 쪽의 짧은 분량 속에 예술과 삶, 사랑과 상실, 영혼의 소통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17세기 프랑스의 실존 인물인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생트 콜롱브와 그의 제자 마랭 마레의 상반된 삶을 통해, 예술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이 강좌는 단순한 작품 해설을 넘어 프랑스어 원문을 직접 읽어나가는 원문 강독 과정이다. 번역자 류재화가 직접 강의하며, 10강 40교시에 걸쳐 작품의 거의 전체를 꼼꼼히 읽어낸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의 의미와 뉘앙스를 놓치지 않고 해설하며, 키냐르 특유의 은유적이고 시적인 문체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프랑스어로 직접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문장의 아름다움과, 번역 과정에서 고민했던 지점들까지 함께 나눈다.
■ 강의특징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번역자가 직접 원문을 강독한다는 점이다. 류재화는 파리 소르본누벨대학에서 파스칼 키냐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상의 모든 아침』을 비롯해 키냐르의 여러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전문 번역가다.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 특정 단어를 왜 이렇게 옮겼는지, 프랑스어 특유의 뉘앙스를 어떻게 살렸는지를 직접 설명한다. 이는 단순한 언어 학습을 넘어 번역학의 실제를 경험하는 귀중한 기회다.
강의는 단어와 문법, 문형과 문체, 비유와 함의에 이르기까지 원문의 모든 층위를 상세히 다룬다. 키냐르의 문장은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그 안에 철학적 깊이와 시적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한 문장을 읽더라도 그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의 결을 세심하게 짚어낸다.
또한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7세기 프랑스의 음악사와 문화사에 대한 설명도 풍부하다. 루이 14세 시대의 궁정 문화, 바로크 음악의 특징, 비올라 다 감바라는 악기의 역사와 구조 등을 함께 다루어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키냐르가 음악가 집안 출신이며, 조르디 사발과 함께 고음악 연주 단체 '르 콩세르 데 나시옹'을 창단했다는 배경지식은 작품 속 음악 묘사의 섬세함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 추천대상
이 강좌는 프랑스어 원문 강독이므로, 프랑스어 기초 이상의 실력을 갖춘 학습자에게 적합하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거나 프랑스어를 어느 정도 공부한 이들이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다만 문법 설명이 상세하게 이루어지므로, 중급 수준의 학습자도 번역본을 함께 보며 수강한다면 유익하게 들을 수 있다.
번역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강좌다.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하며 번역의 실제를 배울 수 있고, 문학 번역이 단순한 언어 전환이 아니라 얼마나 섬세한 작업인지 체득할 수 있다. 류재화 선생의 번역서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의 번역 철학과 방법론을 직접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프랑스 문학과 음악을 함께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권한다. 작품 자체가 음악과 문학의 경계에서 예술을 사유하게 만들며, 강의를 들으며 바로크 음악을 함께 감상한다면 더욱 풍성한 경험이 된다. 상실과 예술, 시간과 덧없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작품은 큰 울림을 준다.
■ 수강팁
원문 강독 강좌이므로 반드시 원서 『Tous les matins du monde』(Pascal Quignard, Gallimard)를 준비해야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함께 류재화 옮김의 한국어 번역본 『세상의 모든 아침』(문학과지성사, 2013)도 준비하면 좋다. 강의를 들으며 원문과 번역본을 비교하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수업자료는 별도로 요청해야 한다. 아트앤스터디 메일(webmaster@artnstudy.com)로 연락하면 제공받을 수 있다. 강의록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중요한 부분은 직접 메모하며 듣는 것을 권한다.
한 강의 분량이 100분에서 140분 정도로 상당히 길다. 급하게 진도를 나가려 하지 말고, 한 강을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소화하는 것이 좋다. 강의를 듣고 나서 해당 부분의 원문을 여러 번 읽어보고, 번역본도 다시 읽으며 깊이 있게 작품을 음미해보자.
키냐르가 묘사하는 비올라 다 감바의 세계를 더 생생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조르디 사발의 연주 음반을 구해 들어보길 권한다. 유튜브에서도 비올라 다 감바 연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바로크 음악을 들으며 강의를 듣고 작품을 읽으면 몰입도가 배가된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번역자 직강이라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원문 해설이 정말 디테일하다", "번역 과정에서 고민했던 지점들을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다. 프랑스어를 오랜만에 다시 접한 이들도 강의를 통해 언어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했다고 전한다.
작품 자체의 감동을 이야기하는 후기도 많다. "키냐르 특유의 은유적이고 시적인 문장을 원문으로 읽으니 깊이가 다르다", "생트 콜롱브가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 "현재진행형이라는 아름다운 상실을 사랑하자는 말이 위로가 됐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예술이 결국 상실을 견디는 방식이라는 작품의 메시지가 깊은 울림을 준 것이다.
다만 프랑스어 기초가 없는 이들에게는 다소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문법 설명이 길어 따라가기 버거웠다", "작품 해설보다 언어 분석이 많아 기대와 달랐다"는 후기도 보인다. 원문 강독의 성격을 명확히 이해하고 수강 신청을 해야 한다. 반면 프랑스어 전공자나 번역 공부를 하는 이들은 "학술적으로 충실한 강의", "번역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며 높이 평가한다.
음악과 문학의 교차점에서 예술을 사유하게 된 경험을 나누는 후기도 인상적이다. 강의를 계기로 바로크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 비올라 다 감바 연주를 찾아 들으며 강의를 수강했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 마치며
"세상의 모든 아침은 돌아오지 않는다(Tous les matins du monde sont sans retour)." 작품의 제목이자 핵심 메시지인 이 문장은 시간의 덧없음과 상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고 있다. 키냐르는 17세기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의 삶을 통해, 예술이란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제공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물, 물풀, 쑥, 살아 있는 작은 송충이 같은 헌물"일 뿐이다.
생트 콜롱브는 왕의 초청도 거절하고 자신만의 오두막에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음악을 연주한다. 그에게 음악은 공연을 위한 것도, 악보로 남길 것도 아니다. 단지 사라진 것들을 불러내고,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며, 영혼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반면 그의 제자 마랭 마레는 궁정 음악가로 성공의 길을 걷는다. 두 사람의 대비는 예술가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묻는다. 예술은, 그리고 삶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 강좌는 프랑스어 원문을 통해 키냐르의 문장이 품고 있는 철학적 깊이와 시적 아름다움을 온전히 경험하게 한다. 번역자가 직접 한 문장 한 문장 읽어주며 그 의미를 풀어낸다.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한 작가의 사유를 따라가고, 예술의 본질을 함께 묻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바로크 음악의 선율처럼 은은하게 퍼지는 키냐르의 언어 속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침들의 아름다움 속으로 들어가보자.
강사소개
류재화(번역가, 고려대학교 불문학과 강사)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누벨대학에서 파스칼 키냐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프랑스 문학 및 역사와 문화, 번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스칼 키냐르의 『심연들』 『세상의 모든 아침』,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달의 이면』 『오늘날의 토테미즘』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 『보다 듣다 읽다』,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 『기자 생리학』, 모리스 블랑쇼의 『우정』 등이 있다.
교재소개
『Tous les matins du monde』(Pascal Quignard, Gallimard)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