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의개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멜랑콜리의 대기권 속에서 숨 쉬고 있다. 양극화 시대라 불리지만, 가진 자도 갖지 못한 자도 모두 무거운 마음을 안고 살아간다. 이 강좌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과 정신분석학에서 다뤄온 멜랑콜리의 역사를 추적하며, 오늘날 우리의 우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탐구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체액설부터 아리스토텔레스의 천재론, 중세의 저주화, 르네상스의 재발견, 바로크의 폐허 미학을 거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아도르노의 문명 비판, 벤야민의 알레고리론에 이르기까지 멜랑콜리는 끊임없이 해석되고 담론화되었다. 그러나 멜랑콜리는 어떤 이름으로도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 텅 빈 기호로 남아있다.
이 강좌에서는 단순히 우울증의 병리학적 진단을 넘어, 멜랑콜리가 우리 시대의 근원적 조건이 되어버린 이유를 질문한다. 프로이트의 애도와 멜랑콜리 구분, 아도르노의 계몽 비판,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프리모 레비의 증언, 벤야민의 군주 우울증을 통해 멜랑콜리적인 것의 실체에 접근한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멜랑콜리를 단순한 감정 상태가 아닌 철학적, 문명사적 현상으로 접근한다. 김진영 강사는 문학과 철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카프카, 프루스트, 보들레르,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문학 텍스트와 철학 이론을 긴밀히 연결한다.
강의는 개념의 나열이 아닌 구체적 사례와 비유를 통해 난해한 이론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세월호 참사, 아우슈비츠,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 등 동시대의 절박한 문제들과 멜랑콜리를 연결하며, 이론이 현실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보여준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먹기와 먹히기의 역설, 상상계에서 상징계로의 이행 등 정신분석학의 핵심 개념들이 일상적 경험과 연결되어 설명된다. 또한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크리스테바의 비체 개념 등 현대 철학의 중요한 주제들이 멜랑콜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조명된다.
강사는 냉소적 우월성의 함정을 경계하며, 멜랑콜리를 교양화하거나 심미화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대신 멜랑콜리적인 것이 어떻게 추방되고 억압되는지, 그것이 어떻게 회귀하는지를 추적한다.
■ 추천대상
철학과 문학에 관심 있는 인문학 애호가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아도르노, 롤랑 바르트 등 현대 사상가들의 작업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현대 사회의 우울과 무기력의 원인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단순히 긍정적 사고나 힐링을 넘어, 우리 시대 멜랑콜리의 구조적 원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정신분석학에 관심 있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애도와 멜랑콜리,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리비도 등의 개념이 구체적 사례와 함께 설명된다.
문학 작품을 깊이 있게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추천한다. 카프카의 변신,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푸시킨의 예브게니 오네긴 등이 멜랑콜리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된다.
■ 수강팁
이 강좌는 철학적 깊이가 있지만, 처음 인문학 강의를 듣는 이들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다만 각 강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므로 순서대로 수강하는 것이 좋다.
강의록을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프로이트, 아도르노, 벤야민 등의 원전 발췌문이 포함되어 있어, 강의 전후로 읽으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수강 후기에서 여러 수강생들이 언급했듯, 이 강좌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강의를 듣고 난 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도서를 함께 읽으면 더욱 풍성한 학습이 가능하다. 프로이트의 '애도와 멜랑콜리', 벤야민의 '독일 비애극의 원천',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 등을 추천한다.
강의 중 언급되는 문학 작품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카프카, 프루스트, 보들레르의 작품들은 멜랑콜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텍스트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이 강좌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삶의 태도를 바꾸어주었다고 말한다. "생각을 바꿔주는 강의", "인문학을 통해 수강생과 호흡하고 감동을 이끌어내는 현장"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한 수강생은 "공부를 하면 끝에는 빛나는 진리가 아니라 쓰레기가 있는데, 그럼에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강사의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공부의 존재론적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수강생은 세월호, 아우슈비츠 등 구체적 사건들과 철학 이론의 연결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멜랑콜리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직결된 문제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여러 수강생들이 강의가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 있다고 평했다. 한 번 듣고 완전히 이해하기보다는, 반복 수강하며 천천히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 마치며
멜랑콜리는 우리 시대의 숙명인가, 아니면 극복해야 할 질병인가. 이 강좌는 쉬운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멜랑콜리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엇을 되찾아야 하는지 질문한다.
김진영 강사는 멜랑콜리를 치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멜랑콜리를 직시하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모색한다. 애도할 수 없는 것들, 이름 붙일 수 없는 슬픔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어야 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강좌를 통해 우리는 멜랑콜리가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가 아니라, 문명사적이고 사회구조적인 현상임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해를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는 세계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멜랑콜리의 대기권에서 숨 쉬는 우리 모두에게, 이 강좌는 생각할 거리와 함께 살아갈 용기를 준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사유의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