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강의개요
들뢰즈와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은 현대 철학의 가장 도전적인 텍스트 중 하나다. 리좀, 지층, 배치, 탈주, 되기, 유목, 포획, 감응이라는 여덟 가지 핵심 개념을 통해 이 난해한 저작을 체계적으로 읽어낸다.
고원, 탈영토화, 탈지층화, 도주선 같은 생경한 용어들이 처음엔 낯설지만, 이는 들뢰즈가 의도한 철학적 전략이다. 새로운 개념의 창안을 통해 기존 사유의 틀을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본 강좌는 이러한 개념들의 맥락을 파악하며 『천 개의 고원』 전체를 관통하는 감각을 기른다.
■ 강의특징
이 강의의 핵심은 난해한 이론을 일상으로 끌어내는 데 있다. 들뢰즈가 말하는 탈주와 유목은 짐 싸들고 떠나는 낭만적 방랑이 아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나의 직장과 가정, 공부하는 책상에서 새로운 배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 미래를 단정 짓지 않는다는 것이 유목주의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잠재성의 형태로 존재하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자신과 만날 수 있다. 이질적인 것들과의 접속을 통해 '되기'를 실행하고, 여기 이 영토를 변주하고 재구성하는 것이 혁명의 시작이다.
강의는 카프카의 문학, 채플린의 웃음, 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 같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추상적 개념을 현실과 연결한다.
■ 추천대상
들뢰즈 철학에 관심 있지만 『천 개의 고원』의 난해함에 좌절했던 이들에게 적합하다. 철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현대 사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 인문학 애호가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자신의 삶에 새로운 시각을 도입하고 싶은 이들, 조직과 관계 속에서 다른 방식의 존재를 모색하는 이들에게 권한다. 예술, 문학, 사회운동에 관심 있는 이들도 들뢰즈의 사유가 실천적 영감을 줄 것이다.
■ 수강팁
『천 개의 고원』 원전을 미리 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강의를 들으며 해당 부분을 찾아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 번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낯선 개념들과 천천히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라.
각 강마다 다루는 키워드를 자신의 삶과 연결해 생각해보길 권한다. 리좀적 사유, 배치, 탈주가 내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강의 중 언급되는 개념들을 노트에 정리하며,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좋다.
■ 수강후기에서
수강생들은 "추상적이던 개념들이 삶의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특히 "규정하지 말라"는 명제가 자신을 옭아매던 정체성의 틀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반응이 많다.
한편 "여전히 어렵지만, 이 어려움 자체가 새로운 사유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들뢰즈 철학의 본질이 완결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에 있음을 체감한 것이다.
■ 마치며
들뢰즈와 가타리가 긍정하는 것은 내재적 힘의 자유로운 흐름이다. 새로운 관계를 환영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열려 있는 것, 그것이 탈주의 윤리다.
이 강의가 단지 난해한 텍스트를 정복하는 데 그치지 않길 바란다. 여러분이라는 새로운 존재의 고원이 아름답게 형성되고 펼쳐지길, 유목적 삶이 바로 이 자리에서 시작되길 기대한다.
황산(인문학연구자, 코넥교육연구소 소장)
인문학연구자, 코넥교육연구소 소장, 한국독서글쓰기컨설팅연구소 대표. 주민자치인문학 ‘씨올네트워크’ 상임대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신학으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우리실험자들>과 <수유너머> 등 인문학연구공동체에서 공부했으며, 숭례문학당 인문학 강사로 <들뢰즈의 노마디즘 산책>, <니체 읽기>, <프랑스 현대철학> 등을 강의했다. 또한 여러 지자체와 도서관, 시민단체에서 인문학과 민주시민교육, 소통 및 토론 등과 관련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