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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철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한 강좌다. 신, 존재, 선악 같은 전통적 철학 주제가 아니라 유토피아, 청년, 비극, 명랑성, 귀환, 우정, 자기 고백, 배움이라는 여덟 가지 개념으로 철학에 접근한다. 이 개념들은 우리 삶의 맥락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이자 동서양 철학자들이 사유해온 주제이기도 하다.
플라톤, 장자, 루소, 니체, 하이데거, 레비나스 등 동서양 철학자들이 각기 다른 각도에서 같은 주제에 접근한 사유를 겹쳐 읽는다. 일관된 흐름이나 종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답을 구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도리어 도움이 된다. 서로 다른 각도와 층차는 우리에게 출발 지점과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각도란 철학자들의 각도이자 내가 철학에 개입할 각도이며, 층차란 철학적 사유들의 층차이자 내가 철학을 운용할 층차다.
■ 강의특징
이 강좌는 철학자가 되려는 이들이 아니라 철학을 삶의 자원으로 이용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설계되었다. 철학사를 시대순으로 학습하는 대신 하나의 개념에서 출발해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사유하는 방식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간다. 이는 철학 입문자들에게 철학에 접근하는 방법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각 강의는 동서양의 부정교합적 사유를 겹쳐 읽는다. 유토피아를 다룰 때는 플라톤의 철인과 장자의 몽유도원을, 청년을 다룰 때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루소의 시민을, 비극을 다룰 때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불교를 함께 읽는다. 명랑성에서는 칸트와 니체를, 귀환에서는 하이데거와 유목민을, 우정에서는 키케로와 공자를 만난다.
단순히 철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적 질문과 연결한다. "왜 성장해야 하는가", "고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참다운 배움이란 무엇인가" 같은 질문들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며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방법을 배운다.
■ 추천대상
철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첫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철학사의 방대한 체계에 압도당하지 않고 구체적 주제로 철학에 입문하고 싶은 이들, 철학자가 아니라 철학을 삶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을 함께 공부하고 싶은 이들, 철학적 사유를 자기 삶의 문제와 연결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성장, 고통, 웃음, 우정, 공부 같은 일상적 주제를 철학적으로 깊이 있게 사유하고 싶은 이들, 철학에 접근하는 방법 자체를 배우고 싶은 이들이 들으면 좋다.
■ 수강팁
각 강의가 다루는 개념부터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생각해보자. 유토피아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 청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비극적이라고 느꼈던 순간 등을 먼저 떠올린 뒤 강의를 들으면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강의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의 배경 지식이 전혀 없어도 괜찮다. 오히려 백지 상태에서 듣는 것이 선입견 없이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특정 철학자나 개념이 흥미롭게 느껴지면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더 깊이 공부하는 출발점으로 삼자.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연습을 하며 들으면 효과적이다. 같은 주제에 대해 동양과 서양, 고대와 근대, 서로 다른 철학자들이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는지 비교하며 사유의 폭을 넓혀보자. 강의 후에는 배운 내용을 자기 삶에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 마치며
철학은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니라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문이다. 각도와 층차라는 이 강좌의 제목은 바로 그 점을 말한다. 같은 문제를 보는 각도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답이 나온다. 사유의 층차가 깊어지면 단순해 보이던 문제가 복잡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 자체가 철학하기다.
이 강좌를 통해 여덟 가지 개념으로 철학의 지도를 그려보게 될 것이다. 작지만 단단한 이 지도는 앞으로 더 넓은 철학의 세계를 탐험할 때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유토피아에서 배움까지, 삶의 근본 질문들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여정에 지금 함께하자.
김선희(철학자,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대학에 입학한 뒤 줄곧 철학을 공부해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구적이거나 성실한 성격이 아닌데도 공부를 계속했던 것은 느리고 게으르기 때문일 것이다. 합리적이고 냉철하지 못하지만 마음에 불을 낸 철학책이나 철학자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불균형들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그 때문에 여전히 공부를 하고 책을 쓴다. 근대 동서양의 사상적 접합이 만든 파장을 철학적 차원에서 조명하는 연구들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 다만 연구와 더불어 늘 어긋나는 듯한 삶의 방식과 태도에 드러나는 여러 문제, 그리고 이에 영향을 주는 외적 구조 모두를 놓치지 않는 글쓰기를 계속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