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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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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동아시아 신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방대하고 흥미롭다. 만주에서 중원, 운남의 소수민족을 거쳐 일본까지, 이 광활한 지역에는 다양한 민족의 신화가 살아 숨 쉰다. 이 강의는 동아시아 신화를 세 가지 관점에서 조명한다.
첫째, 신화와 역사의 관계다. 동아시아에서 신화학은 근대 국가 형성기에 민족 동질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황제와 치우의 전쟁 신화, 일본 천황 이데올로기와 아마테라스 신화가 대표적이다. 신화가 국가주의와 결합할 때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살펴본다.
둘째, 문화 코드의 다양성이다. 유라시아 초원을 가로지르는 신화 모티프, 서아시아와 인도에서 전래된 문화 요소들이 동아시아 신화 곳곳에 숨어 있다. 서왕모의 불사약 신화, 서천꽃밭 이야기 등을 통해 동서 문화 교류의 흔적을 읽어낸다.
셋째, 오래된 지혜의 발견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고대인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신화로 표현했다. 곤과 우의 치수 신화, 나시족의 리장 신화, 하니족의 다랑논 신화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 강의특징
김선자 교수는 중국 본토의 드넓은 사막과 첩첩산중을 직접 발로 누비며 연구한 고전·신화 전문가다. 이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성과 구체성이다. 책상머리에서 문헌만 읽고 쓴 강의가 아니라, 직접 소수민족 마을을 방문하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며 얻은 생생한 지식이 녹아 있다.
8강 32교시에 걸쳐 만주 신화(곰 신화, 웅녀, 제주 여신), 중원 신화(황제와 치우, 곤과 우, 예와 항아), 운남 소수민족 신화(나시족, 바이족, 이족, 하니족, 먀오족, 와족), 일본 신화(아마테라스,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를 다룬다. 단순히 신화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신화가 품고 있는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해석한다.
특히 운남 소수민족 신화는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귀한 자료다. 바이족의 유쾌한 신들 이야기, 이족의 눈에 관한 신화, 와족의 소 머리 자르기 의례 등 독특한 문화 현상을 신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강의에는 풍부한 시각 자료가 제공되어 이해를 돕는다.
■ 추천대상
그리스-로마 신화만 알던 사람에게 동아시아 신화는 신선한 충격이다. 서양 신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동양 신화의 독특한 상상력과 사유 체계를 비교하며 즐길 수 있다. 인문학, 철학, 문학, 역사에 관심 있는 20~40대 직장인과 대학(원)생에게 특히 추천한다.
한국, 중국, 일본의 고대 문화와 민족 정체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필수 강의다. 단군 신화의 웅녀가 만주 곰 신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먀오족이 정말 치우의 후손인지, 일본 극우 이데올로기가 신화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한 사람에게 명쾌한 답을 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이나 영화 <아바타>를 보고 신화적 상상력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그 뿌리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게임 기획 분야 종사자에게는 창작의 영감을 주는 보물창고다.
■ 수강팁
14시간 34분의 긴 강의지만 한 번에 몰아보기보다는 일주일에 1~2강씩 천천히 소화하는 것이 좋다. 각 강의가 다루는 지역과 민족이 다르기 때문에, 강의를 듣기 전에 해당 지역을 지도에서 확인하면 공간적 이해가 높아진다. 만주-중원-운남-일본의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두자.
제공되는 강의록을 미리 읽고 강의를 들으면 이해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강의록에 의존하기보다는 교수의 설명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김선자 교수의 강의는 명쾌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에, 강의만 들어도 내용이 머리에 정리된다는 수강생들의 평가가 많다.
신화 이름이나 민족 이름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외우려 하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자. 나중에 다시 들으면서 세부 내용을 채워 넣어도 늦지 않다. 특히 3강(황제와 치우)과 8강(일본 천황 이데올로기)은 현대 동아시아 정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니 놓치지 말자.
관심 있는 주제가 있다면 김선자 교수의 저서(<오래된 지혜>, <김선자의 이야기 중국 신화>, <만들어진 민족주의 황제 신화> 등)를 함께 읽으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 수강후기에서
"동아시아 신화가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다. 오래된 지혜를 배운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많은 수강생이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만 알던 사람들에게 동양 신화의 방대함과 깊이는 놀라움 그 자체다.
"강의가 명쾌하고 시각 자료가 풍부해서 이해하기 쉬웠다. 강의록이 있지만 강의만 들어도 내용이 꽉 차게 느껴진다." 김선자 교수의 현장 경험과 학문적 깊이가 강의력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우연히 샘플 영상을 보고 반해서 찾아온 수강생도 많다.
다만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머리가 아팠다", "학술적이어서 기대했던 것보다 지루했다"는 의견도 있다. 만주-중원-운남-일본까지 너무 넓은 지역을 다루다 보니 각 신화를 깊이 있게 다루기보다는 개념적으로만 훑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정보량이 과부하될 수 있으니, 자신의 관심사와 수준을 고려해서 선택하자.
"신화가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될 때의 위험성을 배웠다", "신화 속 문화 코드를 읽어내는 방법이 흥미로웠다"는 반응은 이 강의가 단순한 옛이야기 전달을 넘어 비판적 사고를 키워준다는 증거다.
■ 마치며
신화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드라마, 판타지 게임 속에서 신화는 여전히 살아 숨 쉰다. 동아시아 신화를 안다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문화적 토양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 강의는 신화를 세 가지 렌즈로 본다. 역사와 권력의 렌즈(신화가 어떻게 국가 이데올로기로 이용되었는가), 문화 교류의 렌즈(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보편적 모티프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혜의 렌즈(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대인의 성찰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 관점은 신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열쇠다.
김선자 교수는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립 대만대학에서 연구한 고전·신화 전문가다. <중국 변형 신화의 세계>(종합출판범우, 2022), <제주 신화, 신화의 섬을 넘어서다>(북길드, 2018), <오래된 지혜>(어크로스, 2012)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중국 및 동아시아 신화를 대중에게 전파해왔다. 이 강의는 그의 20년 연구 성과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낯선 동아시아 신화의 세계로 떠나는 여정, 함께 걸어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 되지 않겠는가? 재미있는 이야기, 흥미로운 상상력, 빛나는 창의력, 다양한 문화적 맥락, 오래된 지혜가 당신을 기다린다.
김선자(고전∙신화학자, 연세대 중어중문과 강사)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한 후, 국립 대만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본토의 드넓은 사막과 첩첩산중을 두 발로 직접 누비며 연구를 계속해 온 고전•신화 전문가로, 동아시아 신화와 중국 문학, 중국의 인문지리 등을 넘나들며 활발히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해왔다. 중국 및 소수민족의 신화를 재해석하여 그 속에 담긴 지혜를 대중에게 널리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