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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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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철학이란 무엇인가. 구연상은 철학을 '슬기 맑힘'이라고 정의한다. 서양 철학은 진리에 대한 지나친 열망으로 체계와 증명에 집착했고, 현대에 이르러 너무 복잡한 이론 구성에 몰두하느라 삶의 현실을 잊었다. 게다가 진리 추구의 주체가 개인, 즉 불변의 영혼이었기에 공동체 속에서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까지 제대로 성찰할 수 없었다.
이 강의는 철학 개념과 개인 개념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슬기 맑힘, 나누미, 못나누미, 앎쇠 같은 순우리말로 철학을 말한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진리 추구를 낡은 개인 개념으로만 배타적으로 접근해온 것을 비판하며, 이러한 서양 사고방식의 주체를 못나누미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공동체 속 철학에는 주변을 두루 살필 줄 아는 나누미가 필요하다. 나누미가 가져야 할 슬기란 더 나은 삶을 살아낼 줄 아는 앎이자, 타고나는 것이 아닌 길러지는 힘이다.
■ 강의특징
이 강의는 순우리말로 철학한다. 필로소피아를 슬기 맑힘으로, individual을 못나누미로, 지식인을 앎쇠로 부르며 철학의 언어를 새롭게 만든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우리말의 뜻을 살려 철학 개념을 재구성하는 시도다.
철학이라는 낱말의 유래부터 시작해 슬기와 맑힘의 의미를 깊이 탐구한다. 좋음과 나쁨, 선과 악의 본래적 의미를 따지고, 칸트의 도덕 철학을 비판한다. 소진증후군과 무한 경쟁의 시대에 민중 개념을 재검토하고, 촛불 문화제를 통해 광장 문화와 지중의 출현을 분석한다.
개인 개념에 대한 비판이 강의의 핵심이다. individual의 번역어로서의 개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개인주의의 탄생, 로크의 소유 권리 주체로서의 개인, 루소의 정치 권리 주체로서의 개인을 차례로 검토한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괴테의 파우스트를 통해 근대적 개인의 탐험과 파멸을 논한다. 못나누미가 아닌 나누미로, 서양의 개인이 아닌 공동체 속의 존재로 철학하기를 제안한다.
■ 추천대상
순우리말로 철학하기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강의를 권한다. 서양 철학의 개념들을 우리말로 다시 사유하고 싶은 사람, 철학이 삶과 괴리되어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적합하다.
한국의 촛불 시위, 광장 문화, 민중 운동 같은 현실을 철학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익하다. 서양의 개인주의와 다른 공동체적 사유를 모색하는 연구자,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철학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삶과 의식의 괴리 속에서 철학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자각 있는 나누미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필요한 강의다.
■ 수강팁
구연상의 『철학은 슬기 맑힘이다』를 함께 읽으면 강의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순우리말 철학 용어들이 낯설 수 있으므로, 강의록을 활용하며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슬기 맑힘, 나누미, 못나누미, 앎쇠 같은 핵심 개념들의 의미를 먼저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강의가 8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순서대로 논리가 전개되므로, 처음부터 차례로 수강하는 것을 권한다. 서양 철학의 개인 개념을 다루는 6-8강은 로크, 루소, 소포클레스, 괴테 등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좋다. 촛불 시위와 광장 문화를 다루는 부분은 한국 현대사와 민중운동의 맥락에서 이해하면 더욱 생생하다.
■ 마치며
슬기란 더 나은 삶을 살아낼 줄 아는 앎이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힘이다. 맑힘이란 흐린 것을 맑게 하는 것, 가려진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철학은 바로 이 슬기를 맑히는 일이다.
못나누미가 아닌 나누미로 살아가기. 배타적 개인이 아닌 공동체 속의 존재로 사유하기. 복잡한 이론이 아닌 삶의 현실과 함께하는 철학 하기. 이것이 이 강의가 제안하는 철학의 새로운 길이다. 순우리말로 철학함으로써 우리는 서양 철학의 개념들을 비판적으로 재사유하고, 우리만의 철학적 언어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 강의를 통해 반짝 뜬 눈으로 또렷하게 세상을 바라볼 가늠자를 만들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자각 있는 나누미가 되기를 바란다.
구연상(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논문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불안. 하이데거의 기분 분석을 바탕으로」로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하이데거학회 간사,
‘우리말로 철학하기’,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의
총무이사를 역임하였다.
하이데거 철학 및 우리 말과 문화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