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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천:노자, 혼돈으로부터의 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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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동양철학노자, 혼돈으로부터의 탈주

■ 강의개요


『노자』는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수히 다양한 얼굴로 읽혀온 고전이다. 어떤 이에게는 신비와 지혜의 책으로, 어떤 이에게는 심원한 철학적 사유로, 또 다른 이에게는 평화와 여성주의의 보루로 여겨진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노자는 대부분 소문으로 들은 것이다. 한문 원전을 직접 읽는 사람이 드물고,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합의된 해석이 없다.


이 강좌는 노자를 둘러싼 '소문의 벽'을 걷어내고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려는 시도다. 왕필본과 하상공본 같은 고전 주석서부터 20세기 서양철학적 해석, 페미니즘적 독법, 함석헌의 독특한 접근까지. 시대마다 달라진 노자 읽기의 역사를 추적하며, 텍스트 자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간다.


14강에 걸쳐 무위, 자연, 소국과민, 성인 같은 핵심 개념들을 다각도로 해부한다. 단순히 노자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고전을 제대로 읽는 법 자체를 익히는 과정이다. 텍스트와 주석, 해석과 오해가 겹겹이 쌓인 노자의 미로를 함께 헤쳐나가는 지적 탐험이다.


■ 강의특징


해석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꼬부라지면 온전해진다"는 22장 구절 하나만 봐도 하상공은 처세술로, 왕필은 철학적으로, 주희는 권모술수로 읽었다. 같은 텍스트가 시대와 독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해석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색안경을 끼고 있는지 성찰하게 된다.


왕필본과 하상공본이라는 두 주요 주석서를 대조하며 읽는다. 왕필은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해석을, 하상공은 정치적이고 실용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같은 구절에 대한 두 해석의 차이를 비교하면서 노자 텍스트의 중층적 의미를 포착한다. 이런 비교 독해는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힘을 길러준다.


현대적 담론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노자를 페미니즘으로 읽으려는 시도의 가능성과 한계, 포스트모더니즘적 독법의 함정, 함석헌식 아나키즘적 해석의 독창성까지. 20세기 이후 노자가 어떻게 활용되고 오용되었는지 냉철하게 분석한다. 전통 고전이 현대 담론과 만나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무위, 자연, 기 같은 핵심 개념의 본래 의미를 추적한다. 무위를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이해하는 오해, 자연을 서양의 'nature'로 번역하는 문제, 기를 신비화하는 경향. 이런 오독들을 바로잡으며 개념의 원래 쓰임새와 역사적 변천을 꼼꼼히 짚어나간다.


■ 추천대상


노자를 제대로 읽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노자 관련 책들을 읽어봤지만 해석마다 달라서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있다면 이 강의가 해답을 준다. 왜 해석이 다를 수밖에 없는지, 어떤 관점에서 읽느냐에 따라 텍스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게 된다.


동양철학 전공자나 연구자에게도 유익하다. 단순히 노자 사상을 요약하는 차원을 넘어, 주석사와 해석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왕필과 하상공의 차이, 함석헌의 독창성, 현대 서양철학과의 접점을 깊이 있게 다룬다. 학문적 깊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내용이다.


현대 인문학 담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환영이다. 페미니즘은 노자를 어떻게 전유하려 했는가, 포스트모더니즘은 노자를 어떻게 오독했는가. 이런 질문들을 통해 고전과 현대 담론이 만나는 방식을 성찰한다.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싶은 독자에게 좋은 훈련이 된다.


한문 원전을 읽을 줄 몰라도 괜찮다. 강의에서 주요 구절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번역의 차이까지 짚어준다. 오히려 선입견 없이 텍스트를 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지하게 생각하며 듣고자 하는 태도만 있으면 된다.


■ 수강팁


1강부터 차례대로 듣는 것을 권한다. 1-2강에서 노자 읽기의 기본 태도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3-4강에서 무위 개념을 집중 분석하는 식으로 체계적으로 전개된다. 앞 강의에서 다룬 방법론이 뒤 강의의 텍스트 분석에 적용되므로 순서가 중요하다.


왕필과 하상공의 주석 차이에 주목하며 들어보자. 같은 구절에 대한 두 해석이 어떻게 다른지, 왜 그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비교하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모하며 정리하면 해석의 스펙트럼이 한눈에 들어온다.


5-6강의 페미니즘 논의는 특히 비판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노자를 페미니즘적으로 읽으려는 시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이다. 고전을 현대 담론으로 끌어오는 작업의 함정을 배우는 좋은 사례다.


13-14강의 함석헌 노장 해석은 한국적 맥락에서 노자를 읽는 독특한 시도를 보여준다. 함석헌이 일제강점기와 독재시대를 거치며 노자를 어떻게 저항의 무기로 삼았는지 이해하면, 고전 읽기가 얼마나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행위인지 깨닫게 된다.



■ 마치며


고전은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시대마다 다르게 읽히고, 독자마다 다르게 해석되며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 『노자』가 2천 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는 그 애매함과 개방성 때문이다. 확정된 의미를 주입하는 대신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이 강의는 노자의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왜 그렇게 다양하게 읽히는지, 우리는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는지 성찰하게 한다. 소문이 아닌 텍스트로, 환상이 아닌 역사로 노자를 만나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고전 읽기란 무엇인지, 해석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혼돈 속에서 길을 찾는 지적 모험이 당신을 기다린다.​

강사소개
교재소개
- 참고문헌
철학에서 이야기로-우리 시대의 노장 읽기/ 김시천/ 책세상
씨의 옛글풀이/ 함석헌/ 한길사
홍루몽/ 조설근/ 안의운 옮김/ 청계(휴먼필드)
Religious and Philosophical Aspects of the Laoz/ ,Csikszentmihalyi, Mark (Edt)Ivanhoe, Philip J. /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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