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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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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개요
니체를 읽는 일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어렵다. 초인의 언어는 아직 존재한 적 없는 인간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낯선 언어를 배우고 나면, 그 언어로 생각하는 세상이 보인다.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진다.
이 강의는 니체의 문체론을 통해 초인 사상의 핵심에 다가간다. 『이 사람을 보라』, 『안티크리스트』, 『비극의 탄생』, 『즐거운 학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니체의 주요 저서에서 발췌한 초인의 언어들을 함께 읽어나간다. 문체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담아내는 양식이며, 생각의 형식을 규정하는 요인이다. 10강에 걸쳐 위대한 문체의 탄생을 지켜본다.
■ 강의특징
이동용 강사는 니체 철학의 핵심을 문체론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풀어낸다. 신은 죽었다는 선언 이후 우리는 어떤 언어로 말해야 하는가. 관념론의 문체에 반대하며 니체가 찾아낸 새로운 글쓰기는 무엇인가.
강의는 문학과 철학의 경계에 선다. 디오니소스 송가, 루터의 종교개혁,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 바그너의 예술론까지 니체 사상의 원천을 폭넓게 다룬다. 단순히 니체의 저서를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왜 니체가 그런 문체를 선택했는지, 그 문체가 어떻게 초인 사상과 연결되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특히 문체 훈련의 실제적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소들에게서 배우는 독서 기술, 잠언으로 글쓰기, 느린 화살로서의 아름다움 등 니체가 제안한 구체적 훈련법들을 배운다.
■ 추천대상
니체 입문자보다는 니체를 어느 정도 읽어본 이들에게 권한다. 니체의 문장이 왜 그렇게 강렬한지, 그 배후의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유용하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도 의미 있다. 작가, 평론가, 칼럼니스트뿐 아니라 자신만의 문체를 찾고 싶은 모든 이에게 니체는 훌륭한 스승이다. 문체는 믿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으로만 쟁취된다는 니체의 가르침은 글쓰기의 본질을 꿰뚫는다.
철학과 문학,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를 원하는 이들, 관념론의 추상적 언어가 아닌 생생한 삶의 언어를 찾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 수강팁
니체의 원문을 곁에 두고 강의를 듣자. 강사가 인용하는 구절들을 직접 확인하며 듣는다면 이해의 깊이가 달라진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필수다.
각 강의가 다루는 개념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4강의 관념론 비판이 5강의 자기 자신을 위한 글쓰기로, 다시 8강의 잠언적 문체로 이어진다. 전체 흐름을 파악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니체가 비판하는 대상들(소크라테스, 플라톤, 헤겔, 기독교)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으면 좋다. 강의에서 설명하지만, 미리 알고 있으면 니체의 전복적 사유를 더 잘 즐길 수 있다.
강의를 들으며 자신만의 문체를 실험해보자. 니체처럼 잠언으로, 혹은 시적으로 짧은 글을 써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다.
■ 마치며
모든 훈련은 힘들다. 힘들지 않으면 훈련이라 말할 수 없다. 니체의 문체를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사유의 틀을 깨고 초인의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은 고되다.
하지만 그 언어를 배우고 나면 대지 위의 삶이 다르게 보인다. 지금 여기, 이 순간과 이 장소만이 미로를 빠져나올 유일한 비결임을 알게 된다. 니체는 말한다. 다 버리고 떠날 수 있을 때, 차라투스트라가 마침내 우리 곁에 있어줄 것이라고. 위대한 문체의 탄생을 함께 지켜보자.
이동용(인문학자)
건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릴케의 작품 속에 나타난 나르시스와 거울」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한국산문』 제113회 신인수필상 공모에 「오백원」이 당선되어 수필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니체와 함께 춤을』,『나르시스, 그리고 나르시시즘』, 『바그너의 혁명과 사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