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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철학자는 너무나 많다. 탈레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고대 철학자를 위시해서,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근대. 그리고 마르크스, 니체로부터 시작되는 근현대 철학자 까지. 인류사 면면히 내려온 사유의 흐름은 장대한 서사를 자랑하지만, 그 거대한 물결을 잘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철학사. 거기에는 기라성 같은 철학자들의 치열한 성찰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뒤얽혀 있다. 이런 서양철학의 큰 그림을 한 번에 펼쳐볼 수는 없을까? 바로 이 같은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 고대에서 오늘날까지의 철학사를 명쾌하게 정리해 줄 시간. 철학사의 계보(系譜)를 그려보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현대철학의 문을 연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가 헤겔의 사상을 바탕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연관관계는 당연히 모든 철학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는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그의 사유는 스피노자와 칸트에게로 이어진다. 한편 데카르트의 사상은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대립하는 측면이 있고, 현대철학자 들뢰즈의 입장도 데카르트와 상반된다.
철학자들은 끊임없이 대립, 논쟁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그들의 사유를 면밀히 이해하기에 앞서, 이러한 역학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는 데카르트를 알기 위해서는 데카르트의 사상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그가 아리스토텔레스와는 왜 입장이 다른지, 또한 스피노자나 칸트와는 어떤 관계를 이루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철학은 무궁무진한 매력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 현학적이고 난해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나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어렵고 지루하다. 그러나 김영범 교수는 조금만 눈여겨보면 철학사는 마치 이종격투기처럼 박진감 넘치는 흥분의 장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온갖 권법이 난무하는 이종격투기와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살살 상대방을 탐색하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살과 뼈가 부딪힌다. (중략) 때로는 경기가 격앙되어 부상자도 속출한다. 근육이 터진 자, 관절이 꺾여 너덜거리는 자. 피를 흘리는 자 부지기수고, 어떤 이들은 상처가 너무 깊어 다시는 경기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 김영범, 『철학 갤러리』 서문 中
철학사를 격투기에 비유하는 김영범 교수는 이 강좌에서 흥미진진한 철학 격투기 해설에 나섰다. 서양철학에 입문을 원하거나, 복잡한 서양 철학사를 한 번에 정리하고 싶은 인문학도들이여. 김영범 교수가 안내하는 사유의 각축장을 함께 들여다보자. 역사속의 고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기술의 향연 속에서 서양 철학사는 어느새 깔끔하게 이해될 것이다.
김영범(철학자)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 석사를,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서울 산업대를 비롯, 다수의 교육기관에서 철학과 미학을 강의하며, 방대한 영역의 인문학 저서를 저술, 번역하면서 자칫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철학을 대중에게 보다 쉽게 소개해 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박사과정에서 동양미학을 전공하며, 철학아카데미 상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